김병호 논설주간.
김병호 논설주간.

단양군 현안에 대해 군수에게 취재할 일이 있어 군수실을 찾아갔더니 명색이 부속실장으로 보이는 자가 가로막으면서 군수를 찾는 이유를 설명하란다.

참 기가 막혀 돌아 나오면서 무슨 구중궁궐에 파묻혀 사는 나라님 면담하러 간 것도 아닌데 웃음이 절로 나온다.

지난 8일 돌아서 나와 9일 전화로 또 면담을 요청했더니 코로나-19 때문에 ‘거리 두기’ 관계로 면담은 20일 이후나 가능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필자가 코로나 확진자도 아니고 군수 면담하러 갔는데 거리 두기가 왜 나오나? 그러더니 부속실장은 친분이 있는 기자는 만난다고 했다.

지방 토착 근성이 듬뿍 배인 답변이라 참 어처구니가 없었다. 하기야 본인이 싫다는데 자꾸 보자고 하면 산듯하지 못하지?

그러나 기자는 취재를 위해서라면 진자리 마른 자기 가리지 않는다. 당사자를 만나야 꼭 답을 얻을 수 있기에 면담을 요청한 것이고 군수에게 질문할 말을 군수 부속실장에게 말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군수가 귀를 막고 있는 것인지, 군수 부속실에 있는 직원들이 군수 귀를 막아 버리는 것인지는 확인된 바 없으나 단양군 홈페이지를 보니 ‘열린 군수실’이란 페이지가 있던데 그것은 말짱 도루묵이었나?

귀를 막고 있는데 무슨 열린 군정이라 칭할 수 있을 것이며 보아하니 아부성 발언만 경청하는 것 같은데 그러면 군정이 똑바로 갈 리가 있겠나?

단양군 인구 8월 말 기준 전월 대비 69명이 떠났으며, 전년도 대비 660명이 떠났고, 현재 단양군 인구 29,268명으로 3만 인구도 붕괴되 버렸다.

충북에서 제일 작은 군이 단양군인데 군수 차량은 K9(3,800cc) 대형 흑색 차량과 더불어 군수 부속실은 5명이나 근무하고 있다.

그 외 월 780여만 원 상당 군수 월급과 연간 6,600여만 원 업무추진비 등이 군수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 군민은 하나둘씩 떠나고 종국에는 번쩍거리는 3,800cc 군수 차량과 소수 군민만 남게 될지도 모른다.

기 보도된 바와 같이 군민 혈세로 상장만 잔뜩 사들이고 있는 단양군수를 군민들은 어떤 시각으로 주시할지 두고 볼 일이 많아졌다.

지난 시절 이승만 대통령이 경무대에 앉아 방귀를 뀌니 옆에 서 있던 비서 이기붕이란 사람이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라고 아부를 떨어 당시 세간(世間)에 웃음거리가 되었다는 일화가 지금껏 전해지고 있다.

시 정책이든 군 정책이든 시 군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행정이 절실한데, 군수 부속실장이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란 모양새로 업무추진을 하면 역시 군민의 비난 대상이 될 것은 뻔한 일 아닌가?

군수실을 방문하는 출입 기자들을 선별해서 면담 허락을 하는 단양군이야말로 희대 후진성 군정의 발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군수가 부득이한 사유(병가, 외국 연수) 등으로 연기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나 코로나 19로 거리 두기를 하기 때문에 친분이 있는 기자 외에 만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시 군정 비판 전문 기자가 찾아가니 높디높은 곳에 계신 분이 심기가 불편할까 봐 연막(煙幕) 치는 것은 아닌지?

민선 7기 약 1년 7개월 남은 세월 동안 군민의 쓴소리, 기자들 현안 비판기사, 겸허히 받아 드리고 반성할 줄 아는 마음의 도량(度量)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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