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광화문 집회 사실상 전광훈이 주도, 사랑교회 측 광복절 집회 나와라"..126만 명에 문자 뿌렸다

사랑교회 "코로나19 자가격리 대상자 1640명도 집회 참석 독려 문자 보내"
"개천절에도 1000명 모인다".. 극우단체 '8·15비대위' 또 집회 신고

16일 광복절 도심 집회를 주최했던 극우단체 '8.15 참가 국민비상대책위원회'는 개천절 집회 신고를 또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사랑제일교회 측과도 수차례 기자회견을 함께 진행해와 이 집회가 인가가 되면 코로나 확산 진앙지가 된 광화문 집회에 이어 개천절 집회에 대한 우려가 증폭하고 있다. 광화문 집회도 실상 전광훈 목사가 주도한 것으로 지금 나타나고 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방역당국의 경고에도 지난달 15일 광복절 집회를 강행했다. 이후 광화문 집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자 경찰은 전 목사를 비롯해 관련자 318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누구를 상대로든 그 날 광화문 집회에 참석하라고 독려한 적이 없다고 했다. 전 목사는 "저희 교회는 오늘도 이 자리에 한 명도 안 나왔다"라며 끝까지 부인했다. 하지만 15일 MBC 보도에 따르면 전 목사의 이 모든 발언이 명백한 거짓이라는 증거가 드러났다. 특히 ‘코로나19’ 자가격리 대상자 1640명도 집회 참석을 독려하는 해당 문자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이 사랑제일교회를 압수 수색한 결과, 교회 측이 무려 126만 명을 대상으로 총, 1천 3백만 건이 넘는 문자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내서 광화문 집회 참석을 독려했다는, 대상자 명단과 문자 메시지 목록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사랑교회 측은 공개적으로는 집회 참여를 독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집회 사흘 전 사랑제일교회 집단 감염이 터져나오면서, 서울시가 교회를 폐쇄하고 집회 금지 명령을 내렸지만 교회측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경찰 추산으로 이날 광화문 집회에는 4만여 명이 모여서 서울 코로나 확산의 진원지가 됐다. 집회 이후 실제로 수도권에 코로나19 감염이 폭증하자, 여러차례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들에겐 책임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강연재 사랑제일교회 측 변호인은 집회 이틀후인 17일 "(신도들에게) 문자를 총 5차례 이상 보내서 광화문 집회는 물론이고 어떠한 집회도 나가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했다"라고 밝혔다. 그런데, 경찰은 최근 압수수색 과정에서 교회 측이 자신들의 신도들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 광화문 집회 참석을 독려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내역을 확인했다.

전산에서 '교인', '보수단체' 등으로 구분된 폴더들이 확인됐는데, 여기에 담긴 전화번호를 모두 더하면 무려 126만 명이었다. 태극기 집회를 하며 서명받은 명단과 지방 개척교회 신도 명단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7월 8일부터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해 집회 당일인 8월 15일까지 모두 11차례에 걸쳐 메시지를 보냈다. 누적집계로는 1천3백86만 건에 달한다.

모두 '광화문 집회에 참석하라'는 내용인데, 메시지 발송 비용만 건당 8원 꼴로 1억 원이 넘게 들어간 것으로 추산됐다. 경찰은 사랑제일교회 측이 광화문 집회를 계획한 뒤 지속적으로 참석을 독려해 집회를 사실상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랑제일교회 측이 극우단체는 물론 일부 기독교 단체를 망라한 전국적인 명단을 어떻게 확보했는지, 또 억대의 메시지 발송 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는지 수사를 진행 중이다.

방송인 김어준 씨는 16일 교통방송에서 이와 관련해 배후에 더 큰 세력이 있다고 짚었다. 백수십만명이 넘는 대규모 인원에게 큰 비용을 들여 천만 건이 넘는 문자를 발송하는 것은 사랑교회 단독으로 행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김 씨는 “중요한 것은 사랑제일교회가 1300만 건 이상의 문자를 126만 명에게 보냈다는 것”이라며 “이는 사랑제일교회 한 곳이 동원할 규모가 아니다. 게다가 문자 보내는 비용만 억대다. 돈이 어디서 나왔으며, 함께한 세력이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사랑제일교회 얘기만 주구장창 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그는 “사랑제일교회는 센터가 아닌, 교회일 뿐이다. 이런 명단을 확보하는 것도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일개 교회가 어떻게 126만 명의 전화번호를 확보하나”라며 “그 세력의 연합인 것이고, (사랑제일교회는) 그 앞에서 치어리더 역할을 했을 뿐이다. 그런데 전광훈 목사 얘기만 하고 있다”라고 거듭 의구심을 나타냈다.

정부는 개천절 집회 예고에 비상이 걸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방역 수칙을 어길 경우 제재를 가하는 이른바 ‘전광훈 금지법’을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상정했으나 국민의힘 반대로 불발됐다. 이원욱 의원이 대표발의한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과 정청래 의원이 대표발의한 '재난안전관리기본법 개정안'이다.

민주당은 이 법안들을 9월 안에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개천절에 예고된 대규모 집회를 사전에 방지하고 집회 강행 시 처벌할 법적 근거를 만들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국힘은 법안 상정 관련 여야 합의가 끝난 만큼, 해당 법안을 추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를 두고 정청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힘의) 전광훈 사랑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는가]라는 제목으로 국힘을 향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는 것. 그것은 국민에 대한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이라며 "이런 법조차 반대를 할 줄은 몰랐다.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라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표했다.

그는 "개천절 집회를 막고 방역에 협조하지 않고 오히려 방해하거나 방역에 필요한 조치에 응하지 않고 집합금지 명령에 불응하거나 자료제출을 거부할 경우 처벌하자는 전광훈 처벌법조차 반대하다니..."라며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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