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뉴스프리존]손지훈 기자=경기도상인연합회(회장 이충환)와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회장 이상백)은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지역화폐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 연구 발표에 대한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15일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조세재정연구원은 “특정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가 다양한 손실과 비용을 초래하면서 경제적 효과를 상쇄하는 역효과를 낸다”는 내용이 담긴 송경호·이환웅 부연구위원의 ‘지역화폐의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 보고서를 공개한 바 있다.

경기도상인연합회와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 두 단체는 공동 성명을 통해 조세재정연구원의 발표는 허무맹랑한 연구라며, 지역화폐가 지역 주민들이 온라인 쇼핑을 잊고 골목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했고, 단골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 공동 기자회견. 사진=뉴스프리존)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 공동 기자회견. 사진=뉴스프리존)

또한, 지역화폐로 지급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이 ‘생계에 도움됐나’는 의견이 87%,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의견이 89%라는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이 국민 4,6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지역화폐가 국민과 상인 모두가 환영하는 제도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세재정연구원에 국민 대토론회 및 연구원장 면담요청을 제안하며, 또한 정부에는 ‘소상공인자영업 국책 연구기관’ 설립을 요청했다.

[다음은 공동 성명서 전문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지역화폐의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에 대한 공동 규탄 성명서>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경기도상인연합회장 이충환,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장 이상백 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희는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안녕하지 못합니다.

지난 2월 코로나19가 발발한 이후 기약 없는 싸움을 시작한 지 오늘로 꼭 224일째입니다.
저희 132만 경기도 자영업자들은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 속에서도 그저 살기 위해 하루하루를 버텨 내고 있습니다.
신발 한 켤래, 떡볶이 한 접시, 꽃 한 송이 팔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갈 때마다 ‘내일은 괜찮을 거야. 조금만 더 힘내자.’는 다짐을 수없이 되뇌입니다.

그런데 어제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조세재정연구원에서 ‘지역화폐가 무익한 제도로 예산만 낭비했다’며 지역화폐 정책을 비난하는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허무맹랑한 연구입니다.

지난번 경기도에서 지역화폐로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지 않았더라면 저희는 장사를 접고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없었을 겁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내놓은 「지역화폐의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 보고서를 보면 현금깡 단속비용 등의 행정낭비가 발생하니 지역화폐 제도의 효용이 없다고 합니다.

이는 ‘위조 지폐가 있으니 화폐 제도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논리의 비약입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틀린 길이 있다면 바로잡고 다시 걸어가야 합니다.
틀릴 길일 수도 있으니 아예 길을 없애자는 것은 '소의 뿔을 바로 잡으려다가 소를 죽이는’ 어리석음입니다.

또한,
지난해 12월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발표한 「지역화폐 전국 발행의 경제적 효과」를 보면 지역화폐 발행액은 꾸준히 큰 규모로 증액되고 있습니다.
2018년 3천714억원에서 2019년 2조2천573억원으로 6배 이상 증가했으며, 2020년인 올해에는 9조원으로 예정돼 있습니다.

따라서 조세재정연구원의 연구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를 정면으로 부인하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역화폐는 주민들에게 온라인 쇼핑으로 잊고 있던 골목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합니다.
주민들이 미쳐 알지 못했던 좋은 가게를 발견하게 합니다.
그렇게 우리 상인들에게 알음알음 단골을 늘릴 수 있게 합니다.

또한, 조세재정연구원은 지역화폐를 “대형마트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하여”라며 행정안전부가 “대형마트, 백화점 등을 제외한”이라고 발표한 명기 어조를 재해석했습니다.
일부러 부정적 단어를 선택해 표현한 저의를 묻고 싶습니다.

특히 해당 보고서는 지역화폐가 ‘대형마트 대신 골목상권 소형매장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소비자의 후생 효용을 떨어뜨렸다’고 표기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저희는 되묻고 싶습니다.
연매출 천억 이상의 대형마트와 동네 분식집 사장님의 ‘동반’과 ‘상생’은 어떤 의미입니까.
몸집 차이가 확연한 두 사장이 발을 묶고 뛰어야 하는 이인삼각 경기에서 더 다치기 쉬운 사람은 누구입니까.

체급 차이라는 본질적 구조 차이에는 눈 감고,
‘지역화폐를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사용할 수 없어 불편하다’는 말은 오히려 ‘불공정 경쟁을 허용하라’는 의미입니다.

이인삼각 경기에서는 균형을 잃으면 약자만 넘어지는 게 아닙니다.
강자도 같이 넘어집니다.
다 같이 망하는 ‘공도동망(共倒同亡)’입니다.

이는 저희 상인들만의 생각이 아닙니다.
어제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이 국민 4,6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지역화폐로 지급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이 ‘생계에 도움됐다’는
의견이 87%,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의견이 89%였습니다.

지역화폐는 국민과 상인 모두가 환영하는 제도입니다.

부디 조세재정연구원은,
잘못된 연구로 우리가 직접 느낀 사실을 호도하지 말아주십시오.
왜곡된 결과로 정책효과를 흐리지 말아주십시오.
전국 563만 상인들의 희망에 찬물을 끼얹지 말아주십시오.

조세재정연구원에 「지역화폐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 발표에 대한 국민 대토론회 및 연구원장님의 면담요청을 제안합니다.

또한, 정부에서는 이 같은 연구가 다시는 없도록 “소상공인자영업 국책 연구기관의 설립”을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영세상인이 살아야 대기업도 같이 삽니다.
소비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을 때 비로소 우리는 내일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지역화폐는 대기업의 골목시장 진출에 영세 상인들이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이자 희망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역화폐는 1998년 최초로 발행돼 행정안전부가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역 내 소상공인들을 보호하고자 만든 복지화폐가 아닌 자영업 경제 화폐입니다.
지역화폐는 시혜적 복지가 아니라 상인들이 자생력을 가지고 생계를 개척할 수 있는 정책 도구입니다.

마케팅, 유통 판로 등 기초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영세상인들이 최소한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역화폐로 응원해 주십시오.
영세 상인들이 함께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도록 지역화폐 정책을 지지해 주십시오.
그러면 우리는 외롭지 않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버틸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2020.9.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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