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석달 만에 3.1%로 재하향

물가상승률도 0.9% 반토막 예측

대규모 세수 부족 불가피 시사

李총재, 추경예산 편성 우회 촉구

[연합통신넷= 이진용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석 달 만에 대폭 낮춰 잡았다. 3%대에 간신히 턱걸이 하는 수준으로, 이젠 2%대 성장률 진입 우려마저 커지는 양상이다. 더구나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9%에서 0.9%로 반토막도 더 났다. 담뱃값 인상 효과(0.6%)를 빼고 나면 올해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물가 상승률은 거의 제로(0)에 근접할 것이란 얘기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정부에 추경예산 편성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한은은 9일 '2015년 경제전망(수정)'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1%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1월 전망치(3.4%)보다 0.3%포인트 낮춘 것으로, 작년 성장률(3.3%)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4.2%(작년 4월) → 4.0%(7월) → 3.9%(10월) → 3.4%(올 1월) → 3.1% 등 갈수록 급락하는 모습이다. 1년 동안 4차례에 걸쳐 하락폭이 1.1%포인트에 달한다.

무엇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의 낙폭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한은 전망대로 올해 물가가 0.9% 상승에 그친다면 1999년 0.8% 상승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게 된다. 담뱃값 인상이 끌어올리는 물가가 0.6%포인트에 달한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실제 물가 상승률은 0.3%에 불과하다.

성장률과 물가 전망이 모두 하향 조정되면서 올해 경상성장률도 4%(실질성장률 3.1% + 물가상승률 0.9%)로 대폭 낮아지게 됐다. 정부는 올해 6%의 경상성장률(성장률 4% + 물가 2%)을 토대로 예산안을 편성한 만큼 대규모의 세수 부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상 경상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세수가 2조원 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은도 4년 연속 세수 부족을 기정사실화했다. 장민 조사국장은 "이번 수정전망은 6조원 가량의 세수 부족을 전제로 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와 관련, 이주열 한은 총재는 "세수 부족이 생기면 그 해 성장률만 아니고 다음 해 성장률에도 크게 영향을 준다"며 "추경 집행 요건이 상당히 엄격하고 재정건전성도 무시할 수 없지만 재정이 어느 정도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1.75%)한 뒤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을 포함해 3차례 걸쳐 금리를 인하한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또다시 금리 인하를 주장한 소수의견이 1명 나온데다 경기 전망이 더 악화하면서 추가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더 힘을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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