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회장 1순위는 박진원 두산메가텍 부회장.. '성관계 동영상 협박 사건’ 등 부정적 여론 부담

[서울 =뉴스프리존]한운식 기자 = “국회가 경제에 눈과 귀를 닫고 자기 정치에 몰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코로나 사태로 도저히 버티기 어렵다는 기업들 목소리가 넘쳐나고 있는데 국회가 이런 기업들 호소에 얼마큼 답변하고 있나”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21일 정치권을 향해 작심하고 쏟아 낸 발언이다.

평소 합리적 마인드로 여야 정치권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박용만 회장이지만 경제계와의 충분한 논의 없이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처리를 진행하는 정치권에 날 선 비판을 날린 셈이다.

박 회장이 내년 3월 대한상의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한 번 연임(임기 3년)했고 전임자 잔여 임기(1년 6개월)를 포함하면 7년 6개월가량 대한상의 회장직에 몸담은 셈이 된다. 

두산그룹은 대한상의와 인연이 깊다. 박 회장의 선친 박두병(두산그룹 초대회장), 형 박용성(전 두산그룹 회장), 정수창 씨(두산그룹 창업공신)도 대한상의 회장을 맡았다.

박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으로 추대된 시기는 2013년 7월이었다. 이에 앞서 박 회장은 2012년 3월 형인 박용현 회장의 후임으로 두산그룹 회장직을 맡았다. 

4년간 그룹 회장직을 수행한 박 회장은 2016년 3월 장조카인 박정원 현 회장에게 역할을 넘겼다.

돌고 돌아 이제 하려는 얘기는 두산그룹 회장 자리다.

이 자리는 ‘장자 상속’과 ‘형제 승계’를 원칙으로 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왕가 방식을 따르고 있다.  회장을 한 세대가 쭉 승계하고 다음 장자로 넘어가 그 세대도 반복되는 방식이라는 것. 

이 전통을 기반으로 두산은 3대 형제들이 돌아가며 경영을 맡았다. 

고 박용곤 명예회장, 고 박용오 전 회장, 박용성 전 중앙대 이사장,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형제 사이로 두산그룹 회장을 역임했다. 

두산가(家) 3세인 이들은 1981년부터 2015년까지 34년간 순서대로 두산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이어  2016년 4대의 장자인 현 박정원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그렇다면 차기 회장은 누굴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진원(오른쪽) 두산메가텍 부회장이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두산 대 삼성의 경기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3.10.29.

두산 3세 경영진들이 순서대로 회장직을 역임했던 것을 고려하면 다음 차례가 박진원 부회장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대 형제들 중 차남(고 박용오 전 회장)의 장남이 맡아야 되는데 이 집안은 2005년 형제의 난 당시 축출됐으니 대권 후보에서 생략된다.  좀 복잡하지만  3남 박용성 이사장의  장남 박진원 두산메가텍 부회장이 ‘ 1순위’로 꼽힌다. 

갑작스레 차기 회장 얘기를 끄집어 낸 이유는 두산그룹이 현재 공적자금을 받으면서 다양한 자구안을 내놓는 중이어서다. 그 돌파구의 하나로  새로 회장을 선임할 수 관측이 재계에서 나온다.  

특히 두산메카텍이 흔들리는 두산그룹의 지원카드로 쓰이는 상황도 박지원 부회장에겐 호재가 될 수 있다. 

두산메카텍은 정유, 가스, 석유화학 플랜트의 화공장치를 제작하는 업체로 두산 계열사 가운데 수익을 내는 알짜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런데 박진원 부회장이 회장 자리를 차지하기에는 이미지가 좋지 않다는 일부 여론도 있다.

왜 그런지 하나씩 짚어 보자.  
  
비록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박 부회장이 상습적으로 프로포폴 주사를 맞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 5월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성형외과 의사 김모씨와 간호조무사 신모씨의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들이 박 부회장에게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했다는 것.

문제의 성형외과에 간 것은 맞지만 프로포폴을 투약하진 않았다고 적극 반박해 이 같은 결론을 이끌어 냈다는 게 박 부회장측의 설명이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15년 모든 경영일선에서 손을 떼고 잠적한 적도 있다. 

이른 바 ‘재벌가 성관계 동영상 협박 사건’의 주인공으로 거론되면서다.

사건의 내용은 이렇다.

지난 2014년 4월 미스코리아 지역대회 출신 김모씨는 그의 친구 A씨가 박 부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성관계를 가진다는 사실을 알고, A씨가 거주하는 오피스텔 천장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후 남자친구 오모씨와 함께 박 부회장에게 30억원을 요구했다.

최초 요구 시 오모씨 계좌로 4000만원을 입금했던 박 부회장은 이들이 다시 성관계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후 박 부회장 가족들에게 보내겠다고 협박하자 마음을 바꿔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들이 박 부회장을 협박하는데 이용한 성관계 동영상에는 실제 성관계 장면은 없고 나체 사진으로 A씨 오피스텔을 돌아다니는 박 부회장 영상만 있는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확인됐다.

이 사건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두산 오너가의 이미지는 크게 실추됐다.  당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박 전 사장에게 직접 사임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시 앞으로 돌아와 보자.

박정원 현 회장은  취임 당시  실적부진 개선, 미래 거리 사업 개발이라는 과제를 않았지만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런 상황에서 그룹 전체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카드는 분명 필요하다는 게 재계의 판단이다. 그 중 하나가 두산 그룹 4세 경영의 본격화다.     
           
재계 관계자는 22일 “두산 4세 경영의 본격화는 형제 승계를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 이 과정이 매끄러울 수만은  없다”고 진단했다.  3세들은 친형제였지만 4세들은 사촌지간이라 이해관계가 더 복잡하다는 것이다.  자칫 박진원 부회장에 대해 여론이 좋지 않다는 점을 들어  파벌이 생길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두산그룹측은 4세간의 경영권 승계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그룹 커뮤니케이션실의 김지양 과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 “유동적이다‘ 등을 돠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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