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 김소영 기자 = 예부터 닥나무는 한지와 종이 풀, 끈 등으로 사용되어 왔다. 현재 미술계에서는 닥종이 인형 작가와 종이 풀 작가, 또 다른 주요 소재들을 끈으로 엮어 작품을 만드는 작가들이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닥종이 끈만을 사용해 캔버스에 그림 그리는 작가는 김하리 작가가 처음이다.

닥종이 끈은 본래의 질긴 성질 때문에 잘 잘리지 않아 미술 작업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꺼리는 재료이기도 하다.  
작업 방법은 질기고 뻣뻣한 종이끈을 잘라서 직선이나 곡선, 혹은 원형으로 꼬아 마치 뜨개질 하듯, 일일이 손으로 비비고 형태를 만들어 캔버스에 하나씩 붙여 나간다. 그리고 완전히 마른 다음 그 위에 또 색을 입힌다. 인내심과 꼼꼼함이 상당히 필요한 작업이다.  

끈이 질기고 억세어 두꺼운 장갑을 껴도 손가락 피부가 벗겨지는 일이 다반사이다. 작가는 이렇게 닥종이 끈을 한 가닥씩 손으로 비비고 꼬아서 캔버스에 붙이거나 연결해 색을 입히는 작업을 한다.  

김하리 작가는 캔버스와 닥종이 끈을 조합해 초공간 예술(hyperspace art)을 표현하고 있다. 닥종이 끈으로 초공간 예술을 그리는 작가는 세계에서 김하리 (Hari Kim) 작가가 처음이다.  인간의 ‘감정적 통증’을 모티브로 감성주의(emotionalism)적 그림을 그리고, 그 픽션을 그림마다 스토리텔링 하고 있다.

김하리 작가는 캔버스와 닥종이 끈을 조합해 초공간 예술(hyperspace art)을 표현하고 있다.
김하리 작가는 캔버스와 닥종이 끈을 조합해 초공간 예술(hyperspace art)을 표현하고 있다.

〈김하리의 작품 세계〉

끈은 길다.  그리고 겉모양이 한쪽으로 비틀린 형태의 부드러운 곡선이다. 직선이지만 자세히 보면 연속되는 나선형의 모습이다. 비틀림 속에는 단단하게 잔뜩 뭉친 에너지가 숨어 있다. 이러한 나선형의 끈은 직선 보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훨씬 높은 차원의 폭발적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끈이 한 쪽 방향으로 비틀려 나선형이 된 이유는 외부의 충격에 의해서이다. 충격 후 꼬인 끈은 움츠러든 상태이기에, 다음은 그 힘이 어디로 튀어 나갈지 모른다. 이것은 시공을 초월하여 다음 단계를 밟기 위한 시간적 잠깐의 멈춤이다. 그리고 변화를 기다린다. 때가 되어 폭발하는 순간, 새로운 메커니즘을 만드는 것이다. 

비틀려 꼬인 나선형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 뿐 아니라, 거대한 우주에도 존재한다. 어쩌면 삼라만상의 기본에 나선형이 존재한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끝없는 충격과 변화를 반복하며 무한대로 전개 되고 있다. 이것이 초공간이다.

모든 물질은 외부의 충격으로 변화한다. 닥종이 끈을 소재로 김하리 작가는 끈의 비틀린 충격적 멈춤 상태를 인간의 감정적 통증이라 비유하였고, 이를 초공간 예술(hyperspace art)로 승화시켜 작품화해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고자 한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