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안산 지역 주민 10명 중 1명이 우울 증세를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 스트레스, 신체화 증상(심리 조건이 몸으로 나타나는 현상), 자살 생각 등 다른 심리 증상을 호소하는 비율도 타 지역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통신넷=온라인뉴스팀] 9일 아주대가 질병관리본부의 의뢰를 받아 수행한 연구용역 보고서 '지역사회 건강조사 기반 사회심리 및 안전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가 피해 지역인 안산 주민의 정신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안산, 경기 남부(군포·수원팔달), 경기 북부(구리·남양주), 진도지역(진도·해남) 주민 총 710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 피해 지역 주민의 심리 상태를 수치로 확인한 건 이번 조사가 처음이다.

 


연구 결과, 참사 이후 안산 단원구 주민 11.6%, 상록구 11.3%가 우울 증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 대상인 다른 지역보다 작게는 2%포인트, 크게는 7.1%포인트 높은 수치다. '2009년 지역사회 건강조사'에서 안산 단원구 주민 4.3%와 상록구 주민 4.8%가 우울 증세를 보였던 것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안산 단원구의 경우 우울경험률이 2013년 전국 7위에서 지난해 1위로 세월호 참사 이후 크게 상승했다.

불안 증세를 보이는 주민은 안산 상록구 6.3%, 단원구 5.6%로 경기 남양주(4.2%)와 전남 진도(4.3%)를 제외한 지역의 2배 가까운 수치를 나타냈다. 또 안산 주민 5명 중 1명꼴로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정부 차원의 정신건강 관리가 요구된다. 안산 단원구의 자살생각률은 17.2%, 상록구는 18.4%를 기록했다. 다른 조사 대상 지역은 7.9∼14.5%의 분포를 보였다.

자살생각률을 물었던 '2013년 지역사회 건강조사'에서 안산 단원구가 9.6%, 상록구가 17.2%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도 세월호 참사가 이 지역 주민의 심리 상태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연구를 진행한 이순영 아주대 의대 교수는 "관련 자료 부족으로 세월호 참사의 영향에 대한 엄밀한 검증은 어렵지만, 참사 이후 피해 지역 주민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 변화가 나타난 건 사실"이라며 "해당 지역의 정신 건강 회복을 위한 공중보건 정책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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