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최준식 교수의 죽음 학 강의 중, < 죽음의 5단계>에 이어 오늘은 ‘종창 역을 앞두고 꼭 정리해야 할 일’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이 일은 한마디로 ‘살면서 쌓인 업(業) 가볍게 줄이기’에 대한 주장일 것입니다.

죽음이란..

누구나 인생 마지막을 앞두면 내면적으로 정리해야 할 일들이 있습니다. 스스로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말기 암환자가 특히 그렇습니다. 또 본인은 건강하지만, 그런 가족이나 친지를 둔 사람들 역시 관심을 갖지 않으면 여러 가지로 어려운 일을 겪게 됩니다. 그래서 환자당사자가 보다 현명하고 행복하게 인생 마무리를 지을 수 있게 가족이 도와주어야 하는 것이지요.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유산 상속 같은 세속 사(世俗事)에 대한 해결보다 자신의 생을 돌아보는 일입니다. 바둑으로 치면 복기(復棋)하는 것인데 어디서 잘하고 잘못했는지를 확실하게 알고 참회하고 용서하는 일이지요. 설령 생생하게 젊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도 이런 ‘자기 인생 복기’ 태도는 인격적 성숙과 지혜, 그리고 편안함과 행복감을 가져다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한국죽음학회’를 창설했던 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는 저서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죽음 학 강의>에서 임종을 앞 둔 사람이 해야 할 6가지 실질적인 일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첫째, 살면서 남에게 잘못한 것이 있다면 용서를 구하라.

살다 보면 어떤 사람을 심히 괴롭혔거나 해를 끼친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남을 해치면 그만큼 자기 마음에도 흔적이 남지요. 본인의 의식은 몰라도 무의식은 압니다. 만일 그의 마음을 풀어주지 않으면 그가 갖고 있는 부정적 에너지가 훗날 나에게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면서 자신 마음에 맺힌 것도 반드시 풀어야 하는 것입니다. 만일 그 사람이 죽었거나 만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자기 마음속으로 간절하게 용서를 구하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이 ‘진심(眞心)’이지요.

둘째, 남으로부터 피해를 당한 일이 있다면 훌훌 털어 버려라.

우리는 남에게 피해를 준 것보다 자신이 받은 피해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그 때문에 미움, 한, 복수심을 갖게 되고 마음이 ‘꽁’하게 맺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마음가짐은 정리하고 훌훌 털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마음이 저승으로 가더라도 그대로 함께 가져가기 때문이지요.

내가 남에게 실수하듯이 남도 내게 그럴 수 있습니다. 살다 보면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많다는 것을 우리는 체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어날 이유가 전혀 없는데 일어나는 사건은 단 한 건도 없습니다. 따라서 그렇게 생각하고 그 사건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사실 상대방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그런 일을 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지요.

셋째, 원한이나 복수심은 절대 금물이다.

이런 마음을 갖고서는 영혼이 하늘을 가볍게, 편하게 날 수가 없습니다. 이런 감정은 사람의 마음을 뭉치게 만들지요. 우리 몸도 피가 뭉쳐 있는 어혈(瘀血)이 생기면 병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마찬 가지로 우리 마음도 원한 의식을 가지면 뭉치고 어혈이 생깁니다. 마음의 어혈은 마음 전체에 아주 나쁜 기운을 가져오고 영혼이 된 뒤에도 나쁜 기운에 영향을 받습니다.

넷째, 마무리가 잘 안된 인간관계가 있다면 정리하라.

이번 생에 생긴 것은 이번 생에서 정리하고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렸을 적 방학 숙제가 하기 싫다고 계속 뒤로 미루었다가 개학날이 돼서 얼마나 힘들었는 가요? 이 숙제 가운데 지금 상황에서 할 일은 자신의 마음을 가능한 한 가볍게 만드는 것입니다.

다섯째, 정법(正法)을 깊이 공부하라.

마음을 가다듬는 데는 종교가 제일 좋습니다. 세계적으로 역사가 길고 영향력이 큰 세계 종교에는 인류가 그동안 닦아 온 지혜가 송두리째 들어 있습니다. 그 종교를 공부하되 지금 임종이 얼마 안 남아 있는 만큼 종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사후 생(死後生)에 집중해 공부하는 것도 좋습니다. 죽음을 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큰 성장의 기회로 삼는 것입니다.

여섯째, 공덕을 쌓아라.

자신의 깊은 내면에 들어가면 반드시 만나는 소리가 있는데 바로 ‘공덕을 높이 쌓는 것입니다. 이 소리에 따라 공덕을 짓지 만 그에 대한 대가나 보상을 바라는 마음은 전혀 하면 안 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도리어 해를 입을 수 있는 것이지요.

어떻습니까? 2회에 걸친 죽음 학 강의 공부가 많이 되셨는지요? 그렇습니다. 죽음에 대해 조금은 공부해 알고 가면 저승길이 조금은 환해지지 않을 까요!

단기 4353년, 불기 2564년, 서기 2020년, 원기 105년 10월 12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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