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누락되거나 계속 같은 수치… 국립전파연구원 뒤늦게 오류 발견

조명희 국회의원
조명희 국회의원

[서울=뉴스프리존] 최문봉 기자= 국립전파연구원 우주전파센터가 운영하는‘항공우주방사선 예측시스템(SAFE)’이 1년 넘게 먹통인 상태로 방치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우주방사선 예측시스템(SAFE)는 인터넷 홈페이지(www.spaceweather.go.kr/SAFE)에서 항공편 등을 입력하면 비행시간 동안 노출되는 우주 방사선 피폭량(인체가 받는 방사선의 양)을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SAFE는 1년 넘도록 항공편 검색이 안 되거나 운항 노선과 날짜가 다른데도 같은 방사선 피폭량을 표시해왔다. 따라서 SAFE를 통해 방사선 피폭량을 확인해온 저비용항공사(LCC) 승무원이나 비행기 탑승자들이 엉터리 정보에 의존해온 사실이 이번 국감에서 밝혀졌다.

우주 방사선은 태양 활동 등으로 지구로 들어오는 방사선이다. 대부분 지구 표면에 도달하기 전 대기에 반사되기 때문에 일반인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항공기 승무원이나 비행기 이용이 잦은 승객들은 경우에 따라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항공기 승무원의 연간 피폭량이 6mSv(밀리시버트·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낸 수치)를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일반인도 연간 피폭량이 1mSv 이내이다.

태양 활동을 감시하고, 이에 따른 영향을 예보하는 전파연구원은 지난 2015년 비행기 탑승 때 노출되는 우주 방사선량을 일반인이 인터넷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SAFE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리고 홈페이지에 접속해 비행편명, 탑승 날짜 등 간단한 정보만 입력하면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CARI-6’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NAIRAS’가 예측한 방사선 피폭량을 확인할 수 있다. SAFE는 지난 5년간 시스템 구축과 운영에 약 8억원이 들어갔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5~7월 SAFE는 항공편을 입력해도 검색이 되지 않아 방사선 피폭량 데이터도 알 수가 없었고 지난해 8월 이후에는 같은 항공 노선이라도 비행 경로, 고도, 운항 시간이 다르면 피폭량이 다른데 같은 결과를 표시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안희복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이사는“비행마다 차이가 있어 데이터가 다를 수 밖에 없는데 같은 데이터를 공지해온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립전파연구원은 1년 넘도록 SAFE가 엉터리 정보를 제공해온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지난달에야 시스템 오작동 사실을 뒤늦게 파악하고, 현재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와관련, 국립전파연구원 관계자는 “두 시스템 중 CARI-6는 복구를 완료했고, 과거 누락된 데이터의 복구 작업도 진행 중”이라며“NAIRAS도 개발사인 NASA와 문제 해결을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립전파연구원은 정확한 오작동 원인은 파악하지 못했다. 연구원측은 “SAFE 시스템의 하드디스크가 손상되면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이는데 항공편 검색이 되지 않았던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립전파연구원은 2015년 SAFE를 구축하면서 국내 항공사에 정보를 제공해 소속 승무원에 대한 우주 방사선 관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처럼 대형 항공사들은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승무원의 피폭량을 관리하지만, 규모가 작은 LCC는 전파연구원의 자료를 활용해왔다. 에어서울, 에어인천,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4곳이다. LCC 승무원들이 1년 넘게 엉터리 방사선 피폭량 정보에 의존해 관리되어 온 것이다.

국립전파연구원측은“(시스템이 오작동한 기간은) 태양 활동량이 적은 극소기이기 때문에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명희 의원은 “SAFE가 제공하는 수치들에 대한 신뢰성이 의심되는 만큼, 승무원의 피폭량 관리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운영 부실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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