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과 팔로워십이 '케미'를 이루는 조직은 성공이 보장된 것"

▲ 이인권 논설위원장 / 커리어 컨설턴트

오케스트라가 선사하는 음악에 청중은 감동한다. 무대에 올라 혼신을 다 하는 연주자와 객석을 가득 채운 청중 사이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강렬한 정감이 소통한다. 환희로운 공연이 끝나면 연주자는 일어나 청중에게 인사를 하고 객석에서는 기립박수가 터져 나온다. 무대나 객석이나 하나가 되는 절정의 순간이다.

청중을 감동시켰던 것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각 파트에 있는 수많은 음악가들. 그들이 하나가 되어 위대한 작품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는 지휘자의 지휘봉에 따라 각 파트가 멋진 앙상블을 창조해 낸다. 현악부, 목관부, 금관부, 타악부, 그리고 다른 모든 악기들의 연주자들이 하나의 오차도 없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 결과다.

연주회에서 하나의 위대한 작품을 창조해 내기 위해 단원들은 오디션도 거치고, 연습도 하고, 리허설도 하게 된다. 여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지휘자다. 지휘자의 역량이 바로 오케스트라의 위상이 된다. 그래서 어떤 지휘자이냐에 의해 오케스트라 음악의 색깔이 달라진다. 뉴욕필의 음질이 다르고, 런던필, 비엔나필의 음색이 각기 다른 이유다. 이것은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음악적 멋과 맛이 다르기 때문이다.

조직은 바로 하나의 오케스트라와 같다. 조직의 지휘자는 최고경영자요, 음악가들은 바로 구성원들이 된다. 그리고 조직의 운영은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다를 바 없다. 아무리 세계적인 지휘자라고 해도 실제 악기를 연주하는 단원들이 있을 때에야 의미가 있다. 또 단원들의 음악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다해도 지휘자가 없으면 소용이 없다. 가장 환상적인 결합은 최고의 역량을 갖춘 지휘자에 최고의 실력을 갖는 음악가들이다.

조직에서도 똑같은 이치다.

조직의 최고경영자와 구성원들이 하나로 힘을 합쳐 조직이 추구하는 목적과 목표를 달성해 나간다. 그러기 위해 조직의 개인 간, 부서 간에 유기적 협력이라는 화음이 필요하다. 이 개인과 부서의 각기 다른 기능과 작용을 조정하고 통합하는 역할이 최고경영자의 몫이다.

만약 오케스트라의 각 단원들이나 파트들이 호흡을 같이 하여 완벽한 교감이 없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마찬가지로 조직의 각 구성원들이나 부서들 간에 유기적인 협조나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조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직 내 경계의 벽부터 허물어야 한다. 그러나 흔히 많은 조직들의 문제는 부서 간의 경계가 뚜렷하고 장벽이 높은 데에 있다.

조직의 기(氣)가 흐르는 것을 가로 막고 있는 이 경계와 장벽을 허물지 않고는 조직이 건강할 수가 없다. 그런데 많은 조직에서는 이 중요한 문제를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조직의 최고경영자는 무엇보다도 일선의 개인 간, 부서 간에 놓여 있는 이 장애물을 제거하는 노력부터 기울여야 한다. 최고경영자가 아무리 의미 있는 지시와 명령을 내리더라도 실무선이나 관리선 상에서 개인별로, 부서별로 영역 다툼이나 권한 주장만 하고 있다면 효율적이지도 효과적이지도 못하다.

그래서 관료주의 풍토가 만연해 있던 제너널 일렉트릭(GE)의 경영을 맡았던 당시 잭 웰치 회장은 제일 먼저 '장벽 없는 조직(Boundaryless)'부터 정착시켰다. 내부적으로는 사업 분야별, 부서별, 개인별 장벽과, 외부적으로는 시장과 고객들과의 장벽을 걷어내는 데 20년을 쏟았다. 바로 관료주의의 척결이었던 것이다.

조직은 어떤 큰 과업의 성과를 도출하기에 앞서 꼭 필요한 것이 있다. 프로세스에서 ‘관리적 효율성(X-efficiency)’을 중시하는 자세다. 그런데 수직적 위계가 강한 우리나라 조직에서는 관리적 비효율성이 많게 되어 있다. 이러한 관리적 비효율성이 많은 조직을 ’관료적‘이라고 일컫게 된다.

여기에서 조직의 지휘자에게 필요한 것이 '리더십'이라면 구성원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바로 '팔로워십'이다. 리더십과 팔로워십이 '케미'를 이루는 오케스트라면 최고의 연주단체가 될 것이요 회사라면 성공하는 조직이 될 것이다.

■ 이인권 논설위원장 / 커리어 컨설턴트

이 논설위원장은 과거 규율이 엄격하던 군 장교시절에도 '소프트 리더십'으로 구성원들을 지휘했으며 오랫동안 공공 예술기관의 경영자로 있으면서 '지시적 통제'보다 '참여적 공감'으로  조직을 이끌며 성과를 낸 수평적 리더십의 중요성을 집필과 강연으로 전파하는 문화커뮤니케이터이다.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과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과 문예진흥실장을 거쳐 2003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CEO)를 역임하였다. ASEM ‘아시아-유럽 젊은 지도자회의(AEYLS)' 한국대표단, 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FACP) 국제이사 부회장,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부회장, 한국공연예술경영인협회 부회장, 국립중앙극장 운영심의위원, 예원예술대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아트센터의 예술경영 리더십> <예술의 공연 매니지먼트> <문화예술 리더를 꿈꿔라> <경쟁의 지혜> <긍정으로 성공하라> 등 13권을 저술했으며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우수 모범 예술 거버넌스 지식경영을 통한 최다 보임으로 대한민국 최초 공식기록을 인증 받은 예술경영가이다. 한국공연예술경영인대상, 창조경영인대상, 대한민국 베스트 퍼스널 브랜드 인증, 2017 자랑스런 한국인 인물대상, 문화부장관상(5회)을 수상했으며 칼럼니스트, 긍정성공학 전문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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