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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영원한 나의 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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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영원한 나의 소유
  • 김덕권
  • 승인 2020.10.16 0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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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KBS 일일연속극 <기막힌 유산>이 절찬리에 끝이 났습니다. 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었지요. 한 실향민이 평생을 걸려 큰돈을 벌어놓고 갑자기 심장병으로 죽습니다. 그런데 다시 깨어나는 과정에서 자식들이 장례도 안 치르고 벌이는 유산싸움에 아연실색(啞然失色)합니다.

돈이라는 화두가 가족까지 뒤흔들고 있는 작금의 세태를 밝고 유쾌하게 풍자한 드라마였습니다. 부모의 재산 때문에 망가지고 와해된 금 수저 네 아들을 향한 흙 수저 새엄마의 통쾌한 응징과 복수, 그로 인한 성장과 화해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지금 일본 쓰레기장에서는 주인 없는 돈이 쏟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오래 전 일본군마현의 한 쓰레기 처리회사는 혼자 살다가 죽은 노인의 집에서 나온 쓰레기 더미에서 검은 봉지에 담긴 현금 4억 원을 발견했습니다. 버려진 유품 속에 섞여 나온 돈이 한해에 약 1,900억 원에 달할 정도라고 하니 쓰레기장만 잘 뒤져도 돈벌이가 될 것 같습니다.

외롭고 궁핍한 생활을 하면서도 죽음 직전까지 돈을 생명줄처럼 움켜쥐고 있던 노년의 강박감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돈은 써야 내 돈입니다. 내가 벌어놓은 돈이라고 할지라도 내가 쓰지 않으면 결국 남의 돈일 수밖에 없지요. 노인들이 돈에 집착하는 이유는 자식이나 사회로부터 버림받았을 때 최후에 의지할 곳은 돈밖에 없다는 생각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그 정도로 비참한 경우를 당하게 되면 돈이 있더라도 별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인생의 황혼 무렵 수중에 돈이 떨어지면 그야말로 보통 비참한 것이 아닐 것입니다. 내가 죽으면 돈도 소용없고, 또 자식에게 상속한다고 자식이 꼭 행복해진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러니 재산을 쌓아놓기 보다 벌어들인 재산과 수입을 최대한 좋은 일에 활용하는 것이 훨씬 노년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코미디계의 황제라 불리던 이주일 선생의 묘가 사라졌고, 묘비는 뽑힌 채 버려졌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한참 밤무대를 뛸 때는 자고 일어나면 현금 자루가 머리맡에 놓여있었다고 회고했을 정도로 큰 부자였던 그가 말입니다. 보유부동산을 지금 가치로 따지면 500억 원 정도로 추산 된다고 합니다.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 금연광고 모델로 나와 흡연을 뚝 떨어뜨릴 만큼 선하게 살았고 세상 떠난 뒤 공익재단과 금연재단 설립까지 꿈꿨던 그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요?

이주일의 유족들은 기껏해야 1년에 100만 원 안팎인 묘지 관리비를 체납했을 정도로 유산을 탕진 했다고 합니다. 추모모임 조차 열 공간이 사라진 이주일 선생의 처지가 참 안타깝고 딱합니다. 이렇게 잘못된 재산상속은 상속인에게 독이든 성배(聖杯)를 전해주는 꼴이 아닌가요?

국내 재벌치고 상속에 관한 분쟁이 없는 가문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재벌뿐 아닙니다. 평범한 가정에서도 상속을 놓고 전쟁을 벌이다시피 합니다. 유산을 놓고 싸움질하는 자식보다 재산을 물려주고 떠나는 부모의 책임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유족들이 싸울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 놓고 세상을 떠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돈을 물려주는데 그치면 안 됩니다. 후손들이 화목하게 잘 살 수 있도록 가풍을 조성하고, 도덕을 가르치며, 삶의 기틀을 마련해 주는 것이 먼저라는 얘기입니다. 내 자식이나 형제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생각은 착각입니다. 인생은 살아서나 사후에나 언제나 비관론을 바닥에 깔고 미래에 대비해야 합니다.

따라서 돈을 남겨주고 떠나기 보다는 살아있을 때 자신의 공덕을 쌓아야 합니다. 그 거만의 재산을 벌기 까지 아마도 알게 모르게 죄업(罪業)을 쌓았는지도 모릅니다. 사람은 선악 간에 자기가 지은 업(業)은 가지고 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생에 다시 올 때는 이생에서 지은대로 업보(業報)를 받는 것입니다.

말년에라도 이 인과의 진리를 깨친 사람은 이생에서 선업을 많이 쌓아 내생이 더욱 찬란할 것이고, 악업을 많이 지은 사람은 내생에 그 과보를 조금도 틀림없이 받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장의사에게 지불할 돈만 남겨두고 다 쓰라’는 말은 내생 걱정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고, 이생에서 많은 공덕(功德)을 쌓고 가라는 말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는 말은 하늘이 준 물질적인 축복을 마음껏 누렸으면 세상에 큰 공덕을 쌓다가 마지막엔 빈손으로 거연히 열반(涅槃) 길을 떠나는 것이 순리라는 말일 것입니다. 참으로 영원한 나의 소유는 정법에 대한 서원(誓願)과 그것을 수행한 마음의 힘입니다.

이렇게 서원을 세우고 수행을 하면 영단(靈丹)이 뭉치고, 심력(心力)이 쌓여 법열(法悅)로 가득한 대자유인이 되어 떠날 수 있지 않을 까요!

단기 4353년, 불기 2564년, 서기 2020년, 원기 105년 10월 16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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