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에게 조직은 없다. 오직 나만 있다. 대중적 스킨쉽 제로에 가까운 정치인"

다시 보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그의 끝없는 독단과 불통. 하마터면 정말 큰일날 뻔!
제멋대로 정청래·이해찬 등 컷오프, 자신은 비레 맨 앞자리 '셀프 공천'. 그래놓고 안 해준다며…
김종인 '비례만 5번' 기록은 절대 깨질 수 없는 기록, 비견될 만한 야구 기록이 있다면?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내가 예전부터 예언했듯이 이 분은 조직적 관점이 부족하고 세상이 본인 위주로 돌아가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나보다 잘난 사람 있으면 나와 봐. 이분은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다. 조직은 없고 나만 있다. 그도 그럴것이 이 분은 낙점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만 했지 지역구 국회의원은 한번도 못했다. 대중적 스킨쉽 제로에 가까운 정치인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17일 페이스북 중)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며, 대중적 스킨쉽이 제로에 가까운 정치인"이라고 규정했다. /ⓒ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며, 대중적 스킨쉽이 제로에 가까운 정치인"이라고 규정했다. /ⓒ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6일 부마민주항쟁 41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부산을 찾아 "지금 거론되는 인물 중에 (시장 재보궐선거)후보감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당내 반발이 일었다. 이에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은 "그렇게 생각한다면 차라리 문을 닫으라"고 비난했고, 권영세 의원은 "우리가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거다. 그렇게 해서 얻을 게 뭐가 있나"라고 반발했으며, 장제원 의원은 "당 대표격인 분이 가는 곳마다 자해적 행동"이라고 목소릴 높였다. 이에 김 위원장은 "후보자가 없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수습에 나섰다.

이같은 국민의힘 당내 논란에 대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서 김 위원장의 '시장 후보감이 없다'는 발언과 관련 "이런 말은 보통 정치평론가나 기자 또는 상대당에서 선거전략 차원에서 하는 워딩이다. 당 대표가 자당을 향해 연일 거명되는 자당 후보를 디스하고 있으니 출마하려는 사람들이 부글부글 끓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당저당(철새 행위) 김종인 선생은 왜 자꾸 이런 말을 할까?"라며 그의 속내를 다음과 같이 짚었다.   

첫째, 진짜 경쟁력 있는 후보가 없거나
둘째, 내 맘에 드는 후보를 아직 못 찾았거나
셋째, 거론되는 후보군이 죽도록 싫거나 
넷째, 아직은 나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하니까.(당은 뒷전이고 나만 돋보여야)
다섯째, 내 입만 쳐다 보고 다들 조용히 있어. 

정청래 의원은 "내가 예전부터 예언했듯, 이 분은 조직적 관점이 부족하고 세상이 본인 위주로 돌아가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나보다 잘난 사람 있으면 나와 봐'(식으로)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정청래 의원은 김종인 위원장에 의해 공천을 받지 못했다. 당시 그는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따 놓은 당상이었음에도, 부당한 일을 당했던 것이다. 그는 컷오프를 수용한 뒤, '더컸유세단'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낙천인사들과 함께 전국을 돌며 총선 지원유세를 해 주목을 받았다.  /ⓒ 연합뉴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정청래 의원은 김종인 위원장에 의해 공천을 받지 못했다. 당시 그는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따 놓은 당상이었음에도, 부당한 일을 당했던 것이다. 그는 컷오프를 수용한 뒤, '더컸유세단'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낙천인사들과 함께 전국을 돌며 총선 지원유세를 해 주목을 받았다. /ⓒ 연합뉴스

김종인 위원장이 지난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을 맡았을 당시, 그에게 붙은 호칭이 여러가지가 있다. 그가 툭하면 '추호도 없다'는 표현을 써대니 '추호 김종인' '추호 영감'과 같은 호칭이 붙었다. 이와 함께 붙은 별명은 '짜르(러시아 황제)'다. 요즘엔 사실상 종신집권을 이어가려고 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세기 짜르'라고 불린다. 

김 위원장은 당시 당의 수장으로서 대놓고 독단적인 행동을 벌였다. 정말 '패권'이 어떤 것인지, 얼마나 당내에 '핵폭탄'을 터뜨렸는지 돌아볼까? 우선 정청래 의원을 비롯해 이해찬 전 대표 등이 별 이유없이 공천에서 배제됐다. 그는 당시 별다른 이유를 대지 않고 "정무적 판단"이라는 말로 뭉갰었다. 컷오프된 인물들 상당수는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따 놓은 당상이었고, 맞설 만한 경쟁자도 없는 상황이었는데 졸지에 황당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었다. 

특히 이해찬 전 대표의 경우, 지난 88년 총선(서울 관악을)에서 김 위원장 자신이 졌던 악연 때문에 '컷오프'한 것이 아니냐는 뒷말까지 쏟아져 나왔다. 또 정청래 의원의 경우엔 박근혜 정권에 앞장서서 싸웠던 의원이었기에, 지지층의 반발은 더욱 거셌다. 김 위원장의 독단으로 인해 당 내외부에서 지지철회 선언까지 잇달았으나, 정 의원이 결국 컷오프를 수용해 '더컸유세단'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낙천인사들과 함께 전국을 돌며 총선 지원유세를 하면서 그나마 수습했다.

이해찬 전 대표와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88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맞붙은 바 있다. 당시 이해찬 전 대표가 김 위원장을 물리치고 당선된 바 있다. 이후 28년 뒤 김 위원장은 이 대표를 공천에서 별 이유도 대지 않고 컷오프한다. 결국 이 대표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생환한다.  /ⓒ MBC
이해찬 전 대표와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88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맞붙은 바 있다. 당시 이해찬 전 대표가 김 위원장을 물리치고 당선된 바 있다. 이후 28년 뒤 김 위원장은 이 대표를 공천에서 별 이유도 대지 않고 컷오프한다. 결국 이 대표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생환한다. /ⓒ MBC

그 직후엔 자신을 (남성 후보 맨 앞자리인)비례 2번에 '셀프 공천'한 것도 모자라 소위 '칸막이' 공천으로 특정 인물들을 비례대표 당선권에 줄줄이 배치하기까지 해 논란을 키웠다. 당시 '칸막이' 공천으로 앞순위에 배치됐던 인사들 중 적잖은 수가 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거나, 도덕성 논란에 휩싸여 있었다. 결국 이런 독단적인 사태에 반발해 사태를 어느 정도 수습한 것은 더민주 전국중앙위원회였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며,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느니 으름장을 놓는 등 당을 또 대혼란에 빠뜨렸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당시 당 상임고문)이 김 위원장을 급히 찾아가 설득해 겨우 수습한 바 있다. 

만약에 김 위원장의 돌발행동들을 더민주 내부에서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다면? 당시 (줄줄이 엉터리로 판명난)여론조사기관에서 예상했던대로, 그해 총선에서 100석도 얻지 못 했을지 모르며, 반대로 새누리당은 넉넉하게 과반이상을 차지했을 것이다.

그렇게 됐으면 문 대통령은 자신의 공언대로 정계를 곧바로 떠났을 것이며, 박근혜 국정농단도 영원히 묻히는 것이었다. 아울러 정권교체는 영원히 물건너가게 됐을 것이다. 의원들 다수가 선호하는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로 바뀌었을 게 뻔하니까.

김종인 위원장은 20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을 맡으며, 수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며,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느니 으름장을 놓는 등 당을 또 대혼란에 빠뜨렸다. /ⓒ YTN
김종인 위원장은 20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을 맡으며, 수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며,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느니 으름장을 놓는 등 당을 또 대혼란에 빠뜨렸다. /ⓒ YTN

사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과반을 저지한 것을 넘어 더불어민주당이 1당까지 차지한 데 대해, 수많은 언론에선 김종인 위원장의 공이 크다고 하는 시선이 꽤 있었다. 그러나 사실 과정을 차근차근 복귀해보면 그런 거 없다. 위처럼 명확한 기준도 없이 마구잡이로 특정 의원들을 컷오프하고, 자신을 비례대표 맨 윗자리에 '셀프 공천'한 것도 모자라 자신 의도대로 비례대표 후보들을 앉히려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는다고 당 내부를 향해 으름장까지 툭하면 놨다. 여기에 과거 전두환 정권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참여 문제에 대해서도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하다 국민의당에게 집중공격을 당했고, 호남 의석 대부분을 내준 바 있다.

정 의원은 "(김 위원장에겐)조직은 없고 나만 있다. 그도 그럴것이 이 분은 낙점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만 했지 지역구 국회의원은 한번도 못했다. 대중적 스킨쉽 제로에 가까운 정치인"이라고 꾸짖었다.

김종인 위원장은 역대 최초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5번이나 했다. 그것도 여러 당 옮겨가면서 말이다. 11대·12대 민주정의당 소속, 14대 민주자유당 소속, 17대 새천년민주당 소속, 20대 더불어민주당 소속. 총 5번이다. 지역구 출마는 단 한 번 13대 총선 때 한 적이 있는데, 앞서 서술했듯 이해찬 전 대표에 밀려 낙선한 바 있다.

김종인 위원장은 비례대표만 5번 받은 초유의 경력이 있다. 이건 절대 깰 수 없는 기록이며, 그가 지역구 국회의원을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 채널A
김종인 위원장은 비례대표만 5번 받은 초유의 경력이 있다. 이건 절대 깰 수 없는 기록이며, 그가 지역구 국회의원을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 채널A

비례대표 국회의원 5번은 앞으로도 깰 수 없는 불멸의 기록이다. 실제 비례대표 의원 2번 이상 한 의원들도 찾아보기 어렵다. 김 위원장의 기록은 야구로 비유하면 이 쯤 될 듯하다. '너구리' 장명부의 한 시즌 30승(427이닝 소화, 절반 가까이를 혼자 책임짐), '무쇠팔' 최동원의 한국시리즈 4승(7경기 중 5경기 등판, 4경기 완투), '빨간 장갑의 마술사' 김동엽 전 감독의 13번 해고(실업·프로야구 합계) 기록에 비견되려나?

그가 이렇게 족족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된 것은 그가 '경제민주화'의 대명사처럼 불리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91년에는 2억원이 넘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음에도 꾸준히 정치권에서 불러주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그런데 과연 그가 경제민주화를 할 의지가 있는 것일까? 당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민주적인'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그에겐 심각한 '불통' 모습만 보인다. 사람을 민주적으로 대하지 않는 사람이, 과연 경제를 민주화할 수 있을까? 그냥 공허한 구호에 불과한 거 아닌가?

김종인 위원장이 족족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된 것은 그가 '경제민주화'의 대명사처럼 불리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91년에는 2억원이 넘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음에도 꾸준히 정치권에서 불러주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 연합뉴스
김종인 위원장이 족족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된 것은 그가 '경제민주화'의 대명사처럼 불리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91년에는 2억원이 넘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음에도 꾸준히 정치권에서 불러주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 연합뉴스

정청래 의원은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고 당명, 당색깔, 당사 등 임시직 비대위윈장 시절에 중요사안이 속속 결정된다. 박힌 돌들은 조용히 침묵중이다. 국민의힘은 가히 김종인 독주체재 독재시대"라며 국민의 현 상황을 비꼬며 "독재는 민주주의를 싫어한다. 내부 구성원들은 부지불식간에 독재에 말못하고 그렇게 길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국민의힘 내부에 뜻있는 분들 분발을 기대한다"며 목소리를 내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독재'라고 연일 비난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악명 높은 군사정권 독재자를 정신적 지주로 삼고 있는, 그 독재자를 열혈 지지하는 세력을 지지층으로 두고 있는 정당이 자꾸 그런 얘길 하니 웃길 수밖에 없다. 입으로는 '경제민주화'를 그렇게 외치지만, 사람에 대한 민주주의를 찾아보기 어려운 김종인 위원장을 향해 그들은 얼마나 더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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