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근 제너시스BBQ회장은 한때 갑질 대명사...교촌치킨은 '오너리스크'로 상장 중도하차
"진입 장벽이 낮은 상황에서 안정적 영업을 위해 가맹본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서"

 

[ 서울=뉴스프리존]한운식 기자=  먼저 퀴즈 하나.

우리나라 치킨집 수는 얼마나 될까.

2019년 6월 3일자 한국경제신문에서 보도한 내용을 보면 전국 치킨집 수는 8만7000개(2019년 2월기준)이다. 

전 세계 맥도날도 매장 숫자(3만8000여개)보다 2배 이상이나 많다. 제법 알려진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만 수십개에 이른다. 

이들은 매출로만 따져보면 웬만한 중견기업을 가볍게 뛰어 넘는다. 당연 영향력도 큰 법.  

이러다 보니 프랜차이즈 기업의‘갑질’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잊을만하면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바퀴벌레처럼 말이다.       

이번에는 bhc에서 사건이 터졌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hc 본사 직원이 폐업한 게 욕설이 섞인 막말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자 임금옥 bhc 대표가 직접 공개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사연은 이렇다.

폐업 1개월 가량이 지난 가맹점주 A씨는 부가가치세 납부에 필요한 자료를 받으러 본사 직원 B씨에게 연락했다.

그런데 B씨는 "배달 앱 프로모션과 관련된 미수금 4만4000원을 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A씨가 이와 관련된 증빙 내역서를 요구하자 B씨는 대뜸 욕설이 섞인 막말을 했다. 

A씨와 B씨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는 '내일 죽는거다'라는 표현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지자 임 대표는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임 대표는 " 과거 한 가족이었던 점주님과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bhc 모든 임직원을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를 표한다"며 "점주의 불만을 최소화하고, 고객과 점주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해야 하는 슈퍼바이저 관리에 미흡한 저의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회사 대표가 직접 나서 사과를 하니, 그래도 “bhc는 양반이다”는 평가가 나오는 모양새다. 그 동안 업계에서 갑질이 워낙 횡행해서다.

대표적인 게 지난 2017년 11월 터져 나온 윤홍근 제너시스BBQ회장의 갑질 사건이다.

이 사건은 당시 전국을 들끓게 해 회사를 존폐의 위기까지 몰고 갔다.  

물론 사건의 시발점이었던 가맹점주의 폭로가 거짓으로 드러났지만,  윤홍근 회장은 한때 악질 프랜차이즈 기업인의 대명사가 됐다. 

혼탁한 업계 상황이 이같은  누명을 쓰게 만들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최초로 코스피 상장에 도전하고 있는 교촌치킨도 갑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교촌치킨을 소유하고 있는 교촌에프앤비는 지난달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이달 5일 증권신고서 제출을 마쳤다.   
 
교촌에프앤비는 이에 앞서 2018년에도 상장 작업에 나섰지만  갑질 논란으로 ‘중도하차’한 적이 있다.

창업자인 권원강 회장의 6촌 동생인 권순철 상무가 2015년 직원에게 한 폭언·폭행 등 갑질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물의를 빚은 것. 당시 권 상무 퇴사에 이어 권원강 회장도 경영에서 물러나게 됐다.

왜 베이커리, 커피전문점 등 보다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유독 이 같은 갑질이 많은 것일까.

치킨집 창업이 여타 업종보다 진입 장벽이 낮은 상황에서 안정적 영업을 위해 가맹본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최근 내놓은 ‘KB 자영업 분석 보고서’에서 따르면 2018년 기준 치킨집의 영업이익율은 18%로 집계됐다. 베이커리는 15%로 이에 못 미쳤다. 치킨집은 이처럼  베이커리보다 장사는 잘 되지만, 창업 비용은 덜 든다. 

이런 상황에서 가맹본부가 우월한 관계를 주도하면서 점주에게 일방적 압력을 행사하게 된다. 결국  갑을 관계가 형성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에 이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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