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대규모 검찰권력을 이용해서 조국 전 장관 일가를 수사했던 것이 진짜 검란이 아니었나 싶다"

검찰의 노무현 "모욕주기 수사"에 서거 바로 다음날 검사 10년 경력 사표 던져

오원근 변호사 "검란, 가능성 희박. 명분이나 계기가 없다"

< 오원근 변호사 >

"대통령 인사권에 맞선 조국 일가 수사가 진짜 검란 아닌가"

"MB, 김학의 실형 등 검찰개혁의 현실적 증거들 나오는 상황"

"자성 촉구 글에는 싸늘. 검사들이 추구하는 정의가 무엇인가?"

"검사들 헌법 공부했지만 그 가치에 대한 이해는 부족한게 아닌가"

"술접대 검사 수사, 검찰 내부 개혁을 잴 수 있는 바로미터'

[정현숙 기자]= 검사 생활 10년 경력을 거친 오원근 변호사의 일침이다. 2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11월 2일 MBC 시선집중 방송 화면
11월 2일 MBC 시선집중 방송 화면
11월 2일 MBC 시선집중 방송 화면
11월 2일 MBC 시선집중 방송 화면

오 변호사는 사법시험 38회(연수원 28기)로 검사 생활을 시작해 10여년간 서울남부지검, 서울중앙지검 등에서 근무했다. 검찰의 "모욕주기 수사" 끝에 2009년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한 것이 그를 견딜 수 없게 했다면서 노 전 대통령 서거 바로 다음날 사표를 던졌다고 한다.

이날 인터뷰에서 오 변호사는 “검란이란 표현은 낯설다. 아시다시피 검사가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검란이다 이렇게 표현하면 마치 총칼을 들고 하는 군부 쿠데타가 연상된다”라며 “어쩌면 지난번 대통령 인사권, 검찰개혁에 맞서서 검찰이 대규모 검찰권력을 이용해서 조국 전 장관 일가를 수사했던 것이 진짜 검란이 아니었나 싶다”라고 말했다.

오 변호사는 “이 수사는 당시에도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다"라며 "수사 결과 권력형 비리라고 볼만한 것이 나온 것이 없기 때문에 다시 이런 의미의 검란이 일어나긴 어렵다고 본다. 지금 이야기되는 검란은 아마 평검사회 등 검사들의 집단 반발, 이런 것을 의미하는 것 같은데 저는 이런 의미의 검란도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소견을 밝혔다.

또한 "저는 앞서서 윤 총장이 대통령 인사권, 검찰개혁에 맞서서 대규모 검사를 투입해서 수사한 것이 이게 검란이라고 했는데 저는 이게 바로 검찰이 자기 조직을 지키기 위해서 정치화한 거라고 본다"라고 했다.

그는 "그런데 일부 검사나 언론은 대통령 임명을 받은 장관이 윤 총장의 이와 같은 부당한 검찰권 행사를 못하게 하는 게 검찰의 독립성을 침해한다는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본다"라며 "무엇이든 다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는 게 검찰독립이 아니라 막강한 권력 갖고 있는 검찰이 무소불위의 기관이 되지 않도록 통제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중요한 원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오 변호사는 “검찰개혁이란 큰 흐름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과거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해서 실형이 선고되는 등 검찰개혁이 필요한 현실적인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 속에서 단순히 추 장관이 검사 개인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런 정도 사정만 갖고 검사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할 명분이나 계기는 없다고 본다”고도 짚었다.

그는 또 추 장관 발언을 공개 비판한 내부망 글에 검사들 230여명이 동의 뜻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2000여명 전체 검사 중 10분의1 정도인 200여명이 댓글을 달았다는 그 정도만 갖고 집단반발로 해석하긴 어려울 것 같다”라고 분명히 했다.

그는 아울러 검사들의 이중적 작태에 대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오 변호사는 “정작 필요한 때, 과거 인권이 침해된 사건이 일어났을 때라든지 조용히 있다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댓글을 다는 건 앞뒤가 안 맞지 않나 싶다”라고 꼬집었다.

오 변호사는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의 자성 요구 글에 검사들이 부정적 반응을 보인 데 대해서도 “저도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오 변호사는 “검찰권 행사가 잘못된 것으로 드러나는 상황에 대해서 자성의 목소리를 촉구하는 임 부장 글에는 댓글이 별로 없고 추 장관이 한 검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린 현상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오 변호사는 “시험을 잘 봐도 검사가 되고 보다 좋은 자리에 가는 것, 이런 것들이 민주주의나 인권보다 더 관심 있는 것은 아닌가 스스로 한번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라며 검찰의 권력추구에 대한 자성을 주문했다.

또 “지금 검사들이 추구하는 정의가 과연 무엇인지 오히려 묻고 싶다”라며 “검사들이 시험공부 등을 통해서 헌법을 공부했지만 헌법이 담고 있는 민주주의, 인권과 같은 중요한 가치들에 대해서 현실적으로는 이해나 인식 수준이 저는 많이 부족하다고 본다”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9월에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망나니 정치검찰"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오 변호사는 페이스북에서 "저도 검사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댓글을 올렸는데 부장(검사)이 전화해서 '글 올렸냐'고 묻더라. 며칠 뒤 게시판에서 노 대통령을 추모하는 글들이 한 두 개 빼고는 다 삭제됐다"라고 기억을 돌이켰다.

오 변호사는 당시 "이런 검찰을 바꾸는 유일한 방법은 권력 일부를 빼내 공수처와 경찰에 주는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이번 검사들의 비이성적 집단행동의 발단을 살펴보자.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자신을 비판한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에 대해서 '검찰개혁만이 답이다'라고 했다. 그러자 춘천지검 최재만 검사가 추 장관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 200개가 넘는 동의 댓글이 달렸다. 그러자 이 댓글이 전체 검사의 대표성이라도 되는 양 야당과 언론이 검란 운운하며 과대포장을 하면서다.

서증이 확실한 연판장도 아니고 기껏 인터넷상에서 댓글 200여 개 단 것을 두고 국민의힘에서는 추 장관의 독선에 맞선 검사들의 항거라고 큰소리쳤고 조중동을 비롯한 일부 언론에서는 '검란' 조짐이 보인다며 대놓고 부추겼다.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는 추 장관을 겨냥해 "부당한 권력이 검찰장악을 시도" 운운하며 추 장관의 인사와 감찰을 두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검찰권 남용 방지라는 검찰개혁의 핵심적 철학과 기조는 크게 훼손됐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환우 검사는 자신이 '검찰권 남용'을 대놓고 저질렀던 검사로 알려져 적반하장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검사는 동료 검사의 불륜 약점 노출을 막으려 피의자를 20일간 독방에 구금하고 가족들의 면회까지 막은 검사다. 자신이 검찰권 남용을 앞장서서 날렸던 검사로 알려져 오히려 추 장관에게 되치기 당했다. 최재만 검사 역시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의 조카로 정치 성향으로도 뒷말이 더 필요 없다는 지적이다.

이환우 검사는 동료 검사의 불륜 사실이 외부로 새 나가는 것을 입막음하기 위한 치졸한 보복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망가지게 했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공수처가 제대로 발동하면 검찰 옷을 벗어야 할 인물이라면서 공수처 발족 이전이라도 감찰만 제대로 진행되면 옷을 벗어야 하는 위기의식에 대한 몸부림이라는 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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