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지선 빈소에 줄잇는 추모…누군가의 죽음을 상품으로 파는 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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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지선 빈소에 줄잇는 추모…누군가의 죽음을 상품으로 파는 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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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1.04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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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편히 쉬시길"...자살기사 보도 증가할 경우, 자살 검색도 증가

빈소와 온라인 할 것 없이 고인 애도…슬픔에 잠긴 연예계
방송·가요 등 각계 막론하고 "편히 쉬길 바란다" 추모글
고인 발인은 5일 오전 7시 엄수…장지는 벽제승화원

개그맨 고(故) 박지선을 향한 동료 연예인들의 추모가 줄잇고 있다. 36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고인에 연예계는 짙은 슬픔에 잠겼다.

박지선은 2일 오후 1시 50분쯤 서울 마포구 자택 안방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3일 박지선 모친이 남긴 유서성 메모가 발견된 점, 외부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봤을 때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밝혔다. 유족의 의사를 존중해 부검은 실시하지 않는다.

두 모녀의 빈소는 2일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박지선과 고려대학교 동창인 배우 박정민이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고, 지금까지 박보영, 송은이, 박성광, 유민상, 강재준, 이은형, 김신영, 김숙, 김민경, 장도연, 김지민, 신봉선, 오지헌, 유세윤, 임혁필, 안영미, 양상국, 오나미, 정명훈, 김원효, 김수영, 장영란 등이 도착해 고인을 추모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도 예외는 아니었다. 박지선이 스스로 '팬'임을 밝힌 EBS 캐릭터 펭수는 자신의 SNS에 박지선과 함께 한 사진을 올리며 추모했다.

배우 박하선도 "그곳에선 편히 쉬시라. 너무 선하고 좋은 분이었어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라고 애도했다.

배우 백진희는 "따뜻하고 선하고, 참 좋은 사람이었는데…오랜만에 만나도 늘 한결같은 언니였는데"라며 "마음이 아프다. 부디 하늘에서는 편히 쉬길 기도하겠다"고 안타까워했다.

같은 KBS 공채 개그맨 선배 김지민은 SNS에 고인의 이름을 부르며 "카톡(카카오톡)의 1이 없어지질 않아…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아직 이 곳에 있다면 이 글 좀 꼭 읽어달라"라고 글을 남겼다. 김원효, 정종철, 오지헌 등 KBS 개그맨 선배들 역시 SNS에서 박지선을 기억하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방송인 박슬기는 "많은 분이 언니를 보고 웃으셨던 만큼 저 역시 언니 덕분에 정말 행복했다. 고민, 걱정, 아픔없는 곳에서 부디 행복하시길 기도하겠다"고 전했다.

방송인 홍석천은 박지선의 사진을 올리고 "정말 착한 동생이었는데 마음이 아프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하늘에선 편히 쉬시길 기도한다"고 이야기했다.

방송인 장성규는 박지선과 친분이 없음에도 "한 번도 뵌 적은 없지만 시청자로서 당신 덕분에 즐거웠던 순간들이 참 많았다. 좋은 분이라는 말씀을 많이 들어왔는데 믿기지 않는 소식에 마음이 아프다"라고 모녀의 명복을 빌었다.

방송인 신정환은 "생각이 깊고 해맑으며 순수했던 친구로 기억한다. 그 곳에서는 못다한
행복을 누리시기를 빈다"고 고인을 되새겼다.

박지선이 생전 관심과 애정을 갖고 가요 쇼케이스 진행을 해왔던만큼, 아이돌 그룹 멤버들도 속속 애도의 뜻을 표했다.

슈퍼주니어 이특은 SNS에 과거 고인과 찍은 사진을 올리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내 휴대전화에는 이제 걸어도 받지 않는 전화번호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서 속상하고 슬퍼지는 현실이다. 그곳에서는 아프지말고 행복하길 기도한다"라고 바랐다.

샤이니 키 역시 박지선과 멤버들이 함께 한 사진과 함께 "누나 항상 고맙다. 온 마음으로 표현하지 못해서 미안했다. 이제 편하게 쉬길 기도하겠다"고 추모했다.

애프터스쿨 출신 가희는 "별이 됐구나 지선씨…꼭 편히 쉬어야 한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밖에 2PM 준호, 백아연, 현진영 등도 애도 물결에 동참했다.고 박지선의 발인은 5일 오전 7시 엄수되며 장지는 벽제승화원이다.

개그우먼 박지선씨가 숨졌다. 언론사마다 앞다퉈 박씨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무려 50여 건이 넘는 기사를 쏟아냈다.

조선일보는 ‘단독’이라며 박씨의 유서를 일부 공개했고, 별다른 취재 없이 지인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추모의 글을 짜깁기해 수십 건의 기사를 게재했다.

자살보도권고기준 3.0

-자살을 예방하려면 자살 사건은 되도록이면 보도하지 않습니다.: 자살 사건을 보도하지 않기로 한 나라들에서 실제로 자살이 감소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가급적 자살 사건은 보도하지 않는 것이 자살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자살 사건을 주요 기사로 다루지 않습니다. : 사람의 생명보다 더 큰 보도의 가치는 없습니다. 자살이 부각된 보도는 자살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방송 보도나 신문 지면 등에서 자살 사건을 우선으로 다루지 않습니다.
-특히 유명인의 자살 보도는 파급력이 크므로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 유명인의 자살이나 자살시도를 다루는 보도는 모방자살을 초래하는 효과가 매우 크다는 것을 유념해야 합니다.
-유서와 관련된 사항을 보도하는 것은 최대한 자제합니다. : 고인과 유가족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자살의 미화를 방지하려면 유서와 관련된 사항은 되도록 보도하지 않습니다.

한국기자협회 홈페이지에는 ‘자살보도 권고기준 3.0’이 나온다. 기자와 언론사가 자살 관련 사건을 보도할 때 지켜야 할 기준이다.

조선일보는 박씨의 사망 소식을 상세하게 중점적으로 보도했다. 유서도 단독을 붙여 공개했습니다. 자살보도 권고기준을 어겼습니다. 하지만 조선일보가 불이익을 당하거나 법적으로 처벌받지는 않았다.

죽음으로 클릭팔이… 변하지 않는 언론

스포츠조선 박아람 기자가 보도한 유튜브채널 가세연 비판 기사 ⓒ조선일보 캡처
스포츠조선 박아람 기자가 보도한 유튜브채널 가세연 비판 기사 ⓒ조선일보 캡처

3년 전에도 한국 언론의 자살보도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를 올렸다. (관련기사: 기자가 쓴 자살 사건 기사로 누군가는 죽을 수 있다.) 당시 지적했던 보도 행태가 2020년에도 반복되고 있다.

언론은 왜 변하지 않을까요? 돈 때문이다.

언론은 자극적인 제목과 비슷한 수십 건의 보도 등 기사 어뷰징을 통해 클릭을 유도해 광고 등을 통해 돈을 벌고 있다.

기자들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스포츠조선 박아람 기자는 유튜브 채널 가세연의 이런 행태를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박 기자도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추모글을 소재로 3건의 기사를 보도했다. 전형적인 어뷰징 기사이다.

언론사와 기자들에게 누군가의 죽음은 빨리 팔아 치워야 하는 미끼 상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이다.

자살기사 보도 증가할 경우, 자살 검색도 증가

▲1974년 필립스는 1948년부터 1968년까지 뉴욕 타임스에 게재된 자살기사를 분석한 결과, 자살보도량과 자살 뉴스의 1면보도 여부가 실제 자살 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를 발표했다.ⓒ신문과방송 2011년 7월 자료
1974년 필립스는 1948년부터 1968년까지 뉴욕 타임스에 게재된 자살기사를 분석한 결과, 자살보도량과 자살 뉴스의 1면보도 여부가 실제 자살 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를 발표했다.ⓒ신문과방송 2011년 7월 자료

언론을 통해 자살기사의 보도가 증가하면, 자살률도 급격하게 증가한다. 특히 유명 연예인의 자살 보도가 나오면 자살 사망률도 크게 증가했다.

2003년 홍코 영화배우 장국영이 자살로 사망한 직후 자살 위험도가 28%나 증가했고,(2001년과 2002년 두 해 같은 기간과 비교) 한국 영화배우 이은주씨의 경우에도 22% 증가했다.

자살기사 보도량이 증가할 경우 자살 검색량도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신문의 자살보도가 자살 관련 인식에 미치는 영향’ (김은이, 송민호, 김용준) 연구 보고서를 보면 자살기사가 나오면 1주일 내로 자살방법과 자살이유 등의 검색량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1,500명을 대상으로 자살 관련 미디어 인식을 조사했더니 응답자의 63.6%가 ‘자살 관련 기사가 자살시도를 부추긴다’고 인식했다.

한국기자협회에서 ‘자살보도 권고기준안’을 만들어 놨지만, 어겼다고 불이익은 없다. 자살보도가 또 다른 자살을 유발할 수 있다는 다양한 연구 결과가 있다면, 자살보도를 규제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누군가의 죽음을 상품으로 팔면서 돈은 벌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 언론사와 기자들, 언제쯤이면 그들이 죽음의 무게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기사를 쓸 수 있을까? 과연 그날이 오기는 할까?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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