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역전당하자 SNS서 '선거사기' 주장도 급증
'선거 훔친다' 트위터 멘션 1만건→22만건…트위터 '경고'에도 차단 한계

조 바이든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는 4일 밤(현지시간)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4일 공식적으로 이 협약에서 탈퇴했다고 보도한 ABC 방송 기사를 인용하면서 "정확히 77일 안에 바이든 행정부는 파리기후협약에 다시 가입하겠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가 '시한'으로 스스로 정한 77일은 이날부터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1월20일까지 기간이다.

파리기후협약 복귀는 바이든 후보가 기후변화를 음모론으로 치부하고 국제적 협약을 탈퇴해버린 트럼프 정부의 '과오'를 되돌려 놓는다는 의미로 내세운 상징적 공약이다.바이든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승기를 잡은 시점에 이 트윗을 게시함으로써 최종 승리를 확신한다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글을 올리고서 약 40분 뒤 바이든 후보는 트위터에 "개표가 끝나면 우리가 승자가 되리라고 확실하게 믿는다"라고 적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6월 협약 탈퇴를 선언한 후 지난해 11월 4일 탈퇴 절차를 시작했다.

협약 규정에 따라 절차 개시 후 1년이 지난 4일 미국의 탈퇴가 공식 발효됐다. 협약 서명국 중 탈퇴한 국가는 현재까지 미국이 유일하다.

2015년 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본회의에서 195개 당사국이 채택해 이듬해 발효된 파리기후협약은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2℃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이 혼전에 혼전을 거듭하면서 온라인도 들끓고 있다.

특히 위스콘신, 미시간 등 핵심 경합주에서 앞서가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4일 새벽을 기점으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역전당하기 시작하면서 '이번 선거는 사기'라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주장도 급증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이들 경합주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격차가 좁혀지기 시작할 무렵, 트위터에 '위스콘신에서 바이든 후보가 획득한 10만여 표가 명백한 사기의 증거'라는 멘션이 올라왔다.

투표용지들이 '마법처럼 발견됐다'는 멘션도 등장했다.

위스콘신에서는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앞서다가 막판 우편투표 개표가 시작되면서 바이든 후보에게 역전당했는데, 바이든 후보가 가져간 이 우편투표 결과를 문제 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측도 위스콘신주 일부 지역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면서 재검표를 요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또 대선이 시작된 이후 24시간 동안 '선거를 훔친다'는 내용이 언급된 트위터 멘션은 22만1천여 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선 하루 전 2일 1만여 건에 비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이다.

미디어 정보 업체 지그널에 따르면 대선 당일 '도둑질을 멈춰라'(#StopTheSteal)라는 해시태그 등이 달린 트위터 멘션도 12만 건에 달했다. 이 해시태그는 민주당이 이번 대선 승리를 '훔쳤다'는 식의 공화당 지지자들 주장이 담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개표가 진행 중인 4일 오전 0시 50분께 트위터에 "우리가 크게 이겼다"면서 "그들(민주당)은 선거를 훔치려 노력하고 있다"는 멘션을 남겼다.

이에 대해 트위터 측은 곧바로 '보기' 버튼을 클릭해야 해당 트윗을 읽을 수 있도록 경고 조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똑같은 내용이 담긴 다른 750여 개의 트위터 계정은 막지 못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연합뉴스]

관련기사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