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이원영 "택배 과로사 문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기를 바라는 것 아닌가"
진성준 "억울한 죽음 정당한 보상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고 대화해야"
故 장덕준 씨 아버지 "내 탓이 아니라며 고인에게 책임 있는 것으로 몰아붙이고 있어"
과로사대책위 "쿠팡 과로사 부인,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진성준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고 장덕준 유가족, 택배노동자과로사 대책위원회 회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연이은 과로사에도 과로사 대책 없는 쿠팡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정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진성준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고 장덕준 유가족, 택배노동자과로사 대책위원회 회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연이은 과로사에도 과로사 대책 없는 쿠팡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정현 기자

[서울=뉴스프리존] 김정현 기자= "연이은 택배 노동자의 죽음에 쿠팡은 과로사 문제 대한 사과도,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책위와 유족에게는 '과로사가 아니다'고 주장하고, 산재보상을 위한 유족의 자료요청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고 있다. 유족을 기만하고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쿠팡을 태도를 규탄하며 지금 당장 사죄와 배상,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을 것을 촉구한다"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진성준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故 장덕준 쿠팡 노동자 유가족, 택배노동자 과로대책위원들은 지난 10월 12일 장 씨가 사망한 뒤 현재까지 회사 측은 뚜렷한 대책과 사과를 내놓지 않은 가운데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한달 전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고 장덕준 씨가 27살 나이로 사망했으나 쿠팡 측은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고도 현재까지 아무런 대책과 사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쿠팡은) 국감이 끝나고 택배 과로사 문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기를 바라는 것 아닌가"하고 쿠팡의 무대응을 비판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국감 중 오늘 이 자리에 있는 유족들을 먼저 봤는데 몸무케가 15㎏이나 줄어서 못 입게돼 버린 큰 청바지를 가지고 와서 의원들 앞에 무릎까지 꿇으며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관리감독 책임은 쿠팡에게 있는데 왜 아들을 잃은 부모가 무릎을 꿇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성준 위원장은 "아직 과로사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쿠팡이 일용직 사원을 1년 반 넘게 야근근무에만 투입하는 것을 용인해 온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심지어 직원이 원한다고 해서 야간 근무 작업을 지속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과로사를 초래할 매우 위험한 작업 환경을 방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 위원장은 "유족과 대책위 측에 이런 저런 조건을  달아 대화를 거부하고 공식적인 사과나 유감 표명을 유보하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한다"며 "산재 인정 여부를 떠나 대책위와 유족과 함께 더 나은 근로조건을 만들고 억울한 죽음에 정당한 보상을 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고 대화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이 길만이 쿠팡이 그동안 노동자를 직고용하는 등 인권 친화적인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받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고 장덕준 씨이 아버지 장관 씨는 "쿠팡은 처음 주장 그대로 '택배 회사가 아니며 과로사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하며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고 있다"면서 "(쿠팡이) 택배회사가 맞든 안 맞든,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저희 아들이 야밤에만 근무하다가 건장한 27살의 청년이 그냥 죽었다. 이것을 가지고 쿠팡은 내 탓이 아니라며 고인에게 모든 책임이 있는 것으로 몰아붙이고 있다"면서 울먹였다.

장관 씨는 "쿠팡은 언론에 산재 신청에 필요한 모든 일에 협조하겠다고 하면서 막상 저희가 필요한 서류를 요청하면 회사는 제공할 의무가 없다고 한다"며 "1년 6개월 근무한 고인의 빈소에 그 흔한 조화 하나 보내지 않았을 때, 우리는 쿠팡이란 회사의 실체를 알았어야 했는데 그것을 몰랐던 게 후회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쿠팡은) 겉으론 법을 지키지만, 사실은 법을 이용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박석운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3월 122일 쿠팡의 한 택배 노동자가 배송도중 빌라 4층 계단에서 쓰러져 사망한 사건, 쿠팡 물류센터 식당에서 일하던 노동자의 갑작스러운 죽음, 지난 10월 12일 27살  청년 노동자의 죽음 등 올해만 쿠팡에서 일하던 노동자 3명이 사망했다"고 지적했다.

박 공동대표는 "고 장덕준 씨는 1년 6개월 동안 매일 근로계약을 체결하며 일용직 신분으로 심야노동을 해왔으며 7일간이나 연속적으로 야간근무를 하기고 했고 추석 연휴에도 쉼 없이 출근했다"면서 "일용직으로 위장 계약을 해 왔지만 사실상 상용비정규직으로 일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야간근무 1년 반 가까이 해온 것은 과로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쿠팡 측은 고인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만 내세우며 과로사를 부인하고 있다. 이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진경호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 집행위원장은 "고 장덕준 씨의 사고 이후 쿠팡 측에 공식적인 만남을 요구해왔으나 두차례에 걸친 공식 면담 요청에도 불구하고 쿠팡 측은 대책위와의 공식 만남을 거부하고 잇다"며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유족에게 과로사 대책위를 제외하고 별도로 만나자고만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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