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테의 법칙(Jante Law)’을 아시는지요? 얀테의 법칙은 북유럽 국가들의 경제적, 사회적 모델을 가진 국가에 흔히 알려진 일종의 행동 지침을 말합니다. 평범함에서 벗어나려는 행동이나 개인적으로 야심을 품는 행동을 부적절하게 생각하는 법칙이지요.

이 말은 덴마크계의 노르웨이인 작가인 ‘악셀 산데모세(Aksel Sandemose)’가 쓴 풍자소설 ‘도망자’에서 묘사한 ‘얀테의 법칙’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그의 소설은 허구의 작은 덴마크 마을 얀테를 묘사했습니다. 이곳은 마을 내의 모든 사람들이 서로를 알고 있는 작은 마을이었습니다.

‘얀테의 법칙’은 개인주의와 사적인 성공에 몰두하기보다는 집단과 공동체의 이익을 중시하는 법칙입니다. 이 불문율(不問律)을 깨려는 자는 마을 공동체의 조화를 깨는 적으로 간주됩니다. 얀테의 형법은 어디에도 적용될 수 있었고, 누구에게도 죄를 씌울 수 있었습니다.

뷱 유럽 국가들의 노르딕 사회에서 ‘얀테의 법칙’은 공통됩니다. 그들은 비슷하게 입고, 비슷하게 생긴 차를 타며, 집집마다 비슷한 물건들을 놓고 살아갑니다. 이렇게 보면 덴마크는 젖과 꿀이 철철 넘치고 사람들은 싸움도 않고 늘 웃으며 살고 있을 것 같은 유토피아인 것 같습니다.

이상적인 복지국가, 교육시스템이 완벽한 나라 덴마크는 UN이 해마다 발표하는 행복지수가 세계 200여개 주요 국가 중, 최상위 권에 올라가 있습니다. 어쨌든 덴마크는 ‘얀테의 법칙’을 실천하는 것으로 손꼽히는 나라입니다. 하나하나 살펴볼까요?

첫째, 스스로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둘째, 내가 다른 사람들 보다 좋은 사람이라고 착각 않는다.

셋째,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똑똑하다고 생각 않는다.

넷째, 내가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자만하지 말라.

다섯째,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여섯째,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일곱째, 내가 무엇을 하든지 다 잘 할 것이라고 장담하지 않는다.

여덟째, 다른 사람을 비웃지 않는다.

아홉째, 다른 사람이 나에게 신경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열번째, 다른 사람을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어떻습니까? 평등사회라는 관점에서 보면 고급공산주의와 다름이 없어 보이지 않는가요? 그런데 ‘얀테의 법칙’은 노르딕 사회의 높은 자살율과 이어진다는 것은 무엇을 나타낼까요? 아마도 노력한 만큼 얻어진다는 ‘인과의 이치’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땀 흘린 사람은 더 누리고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전생부터 더 많은 공덕을 쌓은 사람이 좀 더 좋은 가정에서 태어나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이 어찌 보면 더 공평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걸 똑같은 환경에서 살고, 똑 같은 교육을 받으며, 똑 같은 대우를 받으며 일한다면 과연 누가 땀 흘려 일 할 수 있겠는지요?

‘마이클 부스’가 지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 책에 따르면, 덴마크에서 ‘일하기 위해 사는’ 부류는 별로 없다고 합니다. 실제로 많은 덴마크인, 특히 공공 부문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럭저럭 안락한 삶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만 일하려 한다는 사실을 솔직하고 당당하게 인정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우울증, 중독, 체념, 그리고 조로(早老) 등의 신체증상을 유발하는지요? 경쟁이 없는 사회! 이런 것들이 오히려 나라 전체를 병들게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덴마크의 높은 신뢰와 사회적 결속, 나아가 덴마크 행복의 원인이 경제적 평등 때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덴마크인의 대출에 열광하는 만큼이나 저축을 싫어한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저축을 하면 세금이나 더 뜯기고 심지어 최고 세율로 뜯길 텐데 일을 열심히 해서 뭐합니까? 낮은 기대치! 실제로 덴마크 인에게 내년이 어떻게 펼쳐질 것 같으냐고 물으면 대개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기대치가 낮다고 합니다. 그 낮은 기대치가 충족되면 만족할 수 있는지요?

행복은 덴마크에서 ‘양도할 수 없는 권리’였습니다. 덴마크인은 파란만장한 상실의 역사를 겪었기에 삶의 작은 기쁨에도 감사할 줄 알았습니다. 덴마크인의 행복은 실제로는 행복이 아니라 훨씬 더 소중하고 오래가는 무언가가 있었던 것입니다. 자기 운명에 만족하고 사소한 욕구를 채우며 높은 기대를 자제하는 만족감 말입니다.

우리는 다 같이 잘 살지는 못합니다. 잘 사는 사람은 대개 남보다 더 치열한 노력을 기울였거나 전생으로부터 높은 공덕을 지은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것이 인과의 법칙이고 진리입니다. 우리 하향평준화 보다는 인과의 진리가 치열하게 작동하는 대한민국이 훨씬 살 만한 세상이 아닌지요! 

단기 4353년, 불기 2564년, 서기 2020년, 원기 105년 11월 13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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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테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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