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정무적 판단'에 의한 어이없는 컷오프, 그럼에도 백의종군하며 '더컷유세단' 결성해 전국 유세 도왔다

사실상 '퇴출된' 금태섭 '서울시장 후보'로 띄우는 언론들, 4년전 이해찬-정청래 컷오프가 민주당 승리요인이라고?
당시 대책없이 밀어붙인 이해찬-정청래 컷오프, 지지자들 대반발. 그리고 김종인 '셀프 공천' 파문에 '칩거' 소동까지
"21대 총선 전대미문의 승리 거둔 이유, 예상 철새들을 지지자와 국민들이 지혜롭게 걸러냈기에~"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민주당은 2016년 20대 총선을 더 크게 이길 수 있는 것을 1석 차이로 이겼으니 오히려 패배한 것이다. 4년 후 21대 총선은 20대 총선을 반면교사 삼아 1년 전부터 시스템 공천으로 공천 잡음을 없앴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180석 당선이라는 전대미문의 승리를 거뒀다. (이하 중략) 물론 예상 철새들을 걸러낸 지지자와 국민들의 공은 더 크다. 조국 프레임을 들씌우려는 악의적 공격을 막아낸 덕분이기도 하다. 나는 강서구에서 강선우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하고 본선에서도 승리한 것이 당의 대승에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금태섭의 경선탈락이 총선승리의 보약이 됐다고 본다. 권리당원과 지역구민들의 지혜로운 선택의 결과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18일 페이스북)

금태섭 전 의원이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자, 언론은 뜬금없이 그를 '서울시장 후보'로 띄워주는 촌극을 벌이고 있다. 그는 국민의힘 초선모임 초청 강연회에 찾아가 "2016년 총선 당시 민주당은 이해찬 전 대표와 정청래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강변했다. /ⓒ 연합뉴스
금태섭 전 의원이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자, 언론은 뜬금없이 그를 '서울시장 후보'로 띄워주는 촌극을 벌이고 있다. 그는 국민의힘 초선모임 초청 강연회에 찾아가 "2016년 총선 당시 민주당은 이해찬 전 대표와 정청래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강변했다. /ⓒ 연합뉴스

공수처 설치 법안에 '기권표'를 던지는 등 더불어민주당 당론과 툭하면 반대 입장을 내왔던 금태섭 전 의원, 최근 그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자, 언론은 뜬금없이 그를 '서울시장 후보'로 띄워주는 촌극을 벌이고 있다. 그는 국민의힘 초선모임 초청 강연회에 찾아가 "2016년 총선 당시 민주당은 이해찬 전 대표와 정청래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강변했다.

20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었다. 그는 이해찬 전 대표와 정청래 의원을 별다른 이유도 없이 '정무적 판단'으로 컷오프시킨 바 있다. 금 전 의원의 말은 김종인 위원장의 행동을 치켜세운 셈인데, 당시 실상을 살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이해찬 전 대표와 정청래 의원의 경우, 공천 받으면 당선은 따놓은 당상일 정도로 경쟁력이 강했던 인물들이었다. 이들은 그 전인 19대 총선에서도 해당 지역구에서 여유있게 당선된 바 있다. 

정청래 의원의 경우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과 강하게 싸우며 당 지지층에게 많은 지지를 받았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외친 '유민아빠' 김영오씨를 살리겠다며 24일간 동조단식을 했으며, 또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에서도 11시간 39분에 걸쳐 연설을 하는 등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당시 새누리당이나 수구언론에선 그를 굉장히 껄끄럽게 봤는데, 알아서 컷오프해주니 그들 입장에선 얼마나 기쁜 일이었겠나. 반대로 지지층에선 거센 반발이 일어났고 당 지지율까지도 완연한 하락세를 탔다.

지난 2016년 3월 정청래 의원이 컷오프되자, 수많은 시민들이 '컷오프를 취소하라'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정 의원은 당시 "총선 승리의 제물이 되겠다"며 '컷오프'를 수용하고 백의종군했다. /ⓒ 오마이TV
지난 2016년 3월 정청래 의원이 컷오프되자, 수많은 시민들이 '컷오프를 취소하라'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정 의원은 당시 "총선 승리의 제물이 되겠다"며 '컷오프'를 수용하고 백의종군했다. /ⓒ 오마이TV

"2016년 20대 총선은 민주당이 더 크게 이길 수 있었다. 이해찬, 정청래의 컷오프로 당시 당지지율이 3~4%는 족히 빠졌다.(리얼미터 기준) 20대 총선에서 5%차이로 승부가 갈린 곳 68개 지역구, 3% 차이로 승부가 갈린 지역이 37군데, 1% 박빙으로 승부가 갈린 지역이 13곳이다. 이해찬 정청래 컷오프로 핵심 지지층도 집단 탈당을 했고 당사 앞에서는 '정청래를 살려내라'며 항의 필리버스터가 연일 열렸다. 중앙당사를 비롯해 17개 시도당 사무실에는 항의 전화 폭주로 1주일가량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선거운동의 필수조건인 전파력 높은 핵심지지층의 이탈과 그 여파로 인한 지지층 균열이 걱정되었다. 나는 당시 2~3천명의 지지자들이 운집하는 대형 토크쇼의 메인 패널이었다. 나의 컷오프로 부산 백스코의 토크 콘서트가 눈물바다가 되었고 예정된 수원 콘서트 등도 연달아 폭망 했다. 공천을 받은 후보자들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정 의원은 이렇게 컷오프 후폭풍을 회고한 뒤, "실제 나에게 전화를 해서 '정청래 짤라 놓고 무슨 낯으로 표 달라고 선거운동을 하느냐?'며 하도 (유권자들이)욕을 해서 선거운동을 못하겠다고 한 후보들이 40명쯤 된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40번째 쯤 전화를 한 어느 국회의원(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분)이 '지금은 큰 감동이 필요하다. 정청래의원이 지원유세를 하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나도 선거운동을 못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정청래 의원은 김종인 위원장에 의해 공천을 받지 못했다. 당시 그는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따 놓은 당상이었음에도, 부당한 일을 당했던 것이다. 그는 컷오프를 수용한 뒤, '더컸유세단'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낙천인사들과 함께 전국을 돌며 총선 지원유세를 해 주목을 받았다. /ⓒ 연합뉴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정청래 의원은 김종인 위원장에 의해 공천을 받지 못했다. 당시 그는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따 놓은 당상이었음에도, 부당한 일을 당했던 것이다. 그는 컷오프를 수용한 뒤, '더컸유세단'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낙천인사들과 함께 전국을 돌며 총선 지원유세를 해 주목을 받았다. /ⓒ 연합뉴스

그는 "총선 승리의 제물이 되겠다"며 '컷오프'를 수용하고 백의종군했다. 그가 공천탈락한 이들과 함께 꾸린 유세단이 '더컷유세단'이다. 그는 "사람들이 공천 받은 사람들 뽑아달라고 지원유세를 다닌 경우가 이전에 있었던가? 나는 개인적 지원유세를 비롯해 더컷유세단 공식 활동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94명의 후보 지원유세를 다녔다. 전국적으로 1만 km 이상을 달렸다."고 회고했다. 

그를 비롯한 공천 탈락인사들이 '더컷유세단' 활동으로 세를 몰았고, 문재인 대통령도 전국 지원유세를 쉴새없이 돌았다. 정 의원은 "덕분에 당 지지율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나의 백의종군과 지원유세가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을지 숫자로 잡힌 것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수도권 3% 박빙의 승부지역(37군데)에서는 의미 있는 도움이 되었으리라 짐작한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아주 중요한 사건 하나를 공개했다. 

“내가 백의종군을 선언하자 김종인 선생이 만나자고 전화가 와서 한 분의 배석자를 두고 만났다. 그는 놀랍게도 컷오프시킨 지역구에 대한 대안이 없었다. 무대책이었다. 내 지역구(마포을)에 '누구를 공천하면 좋겠느냐?'고 나에 물었다. 참 황당했다. 대안 없는 컷오프였다"

그는 이에 대해 "짜르 황제 이름처럼 짜르는 것이 능사는 아니었다. 무책임했고 무능했다. 팩트에 기반하지 않는 확증편향 공천이었다."며 황당한 정무적 판단을 한 김종인 위원장을 꾸짖었다. 당시 정 의원의 지역구에는 손혜원 전 의원이 대타로 공천돼 당선됐는데, 이는 정 의원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한다.  

정청래 의원이 '컷오프'된 자리에 대안은 전혀 준비돼있지도 않았다고 한다. 결국 김종인 위원장이 아무 대책도 없이 날린 것이었다. 당시 정 의원의 지역구에는 손혜원 전 의원이 대타로 공천돼 당선됐는데, 이는 정 의원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한다. /ⓒ 연합뉴스
정청래 의원이 '컷오프'된 자리에 대안은 전혀 준비돼있지도 않았다고 한다. 결국 김종인 위원장이 아무 대책도 없이 날린 것이었다. 당시 정 의원의 지역구에는 손혜원 전 의원이 대타로 공천돼 당선됐는데, 이는 정 의원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한다. /ⓒ 연합뉴스

그는 “정치인은 다 자기 주장이 있다. 아전인수식으로 해석을 한다”며 “그러나 적어도 나는 억울했지만 공천을 못 받아 불만을 품고 탈당하지는 않았다”라며 철새행보를 보인 금 전 의원을 꾸짖었다. 그러면서 오히려 공천탈락자가 공천확정자들을 위해 지원유세를 다녔다.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4년전 자신의 유세 의의를 밝혔다. 
 
정 의원은 "진영논리를 벗어나려면 그 진영도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그 진영의 지지와 그 당의 공천을 받고, 그 진영을 공격하고 공천 받아 당선된 그 당을 공격하면 그게 이성적인가? 모든 걸 떠나서 옳은 일인가? 용기 있는 사람이라면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당의 논리가 싫으면 그 당의 공천을 받지 말아야 한다. 왜 그 진영과 그 당의 당론이 싫은데 왜 그 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을 하는가?"라며 거듭 철새행보를 꾸짖었다. 

더 나아가 "경유형 철새든 직행 철새든 정치를 후퇴시키는 정치 불량배들이다. 공천 못 받을 것 같으니까 탈당하고, 공천 떨어지니까 탈당하고, 심지어 정상적인 경선에서 본인이 패배해 놓고 진영논리 운운하며 탈당한다"며 "자신의 사적욕망과 탐욕을 위장하는 방패로 친정집 우물에 침을 뱉지 마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은 2016년 20대 총선을 더 크게 이길 수 있는 것을 1석 차이로 이겼으니 오히려 패배한 것"이라며 김종인 위원장이 당시 대책없는 행위로 당에 큰 분란을 일으켰음을 지적했다. 실제 김 위원장의 경우 자신을 비례 2번에 공천하는 '셀프 공천' 파문으로도 큰 잡음을 일으키기도 했었다. 여기에 더해 김 위원장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며 칩거하는 등 으름장까지 놓으며 당을 대혼란속으로 빠뜨렸다. 

김종인 위원장은 20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을 맡으며, 수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자신을 비례대표 2번에 떡하니 공천하며 '셀프 공천' 파문을 일으켰다. /ⓒ YTN
김종인 위원장은 20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을 맡으며, 수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자신을 비례대표 2번에 떡하니 공천하며 '셀프 공천' 파문을 일으켰다. /ⓒ YTN

정 의원은 "4년 후 21대 총선은 20대 총선을 반면교사 삼아 1년 전부터 시스템 공천으로 공천 잡음을 없앴다."고 평했다. 그는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180석 당선이라는 전대미문의 승리를 거뒀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과 K-방역 등 여러 승리요인이 있을 것이다. 20대 총선에서 컷오프당한 이해찬 대표의 와신상담 시스템 공천, 당대표 측근들의 희생, 그리고 이해찬 대표의 경륜과 전략 등으로 대승할 수 있었다. 이해찬 대표의 공이 아주 크다."고 평했다.

그는 또 다른 승리요인으로 '예상 철새'들을 지지자들과 국민들이 걸러낸 점을 들기도 했다. 그는 "조국 프레임을 들씌우려는 악의적 공격을 막아낸 덕분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는 특히 또 금태섭 전 의원을 겨냥해 이같이 말했다.

"나는 강서구에서 강선우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하고 본선에서도 승리한 것이 당의 대승에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금태섭의 경선탈락이 총선승리의 보약이 됐다고 본다. 권리당원과 지역구민들의 지혜로운 선택의 결과다."

당초 서울 강서갑 지역구 경선엔 정봉주 전 의원, 김남국 의원이 나서려고 했었다. 그러나 정봉주 전 의원의 경우 재판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부적격' 판정을 받았고, 김남국 의원의 경우엔 금태섭 전 의원이 '조국 수호' 프레임을 씌우며 논란을 키우자 당에선 결국 경선을 취소했다. (김남국 의원은 대신 경기 안산단원을 지역구에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결국 경선은 금태섭 전 의원과 당시 정치신인이었던 강선우 현 의원 간의 대결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서갑 지역구 경선에선, 당시 정치신인이었던 강선우 의원이 지역구 현역의원인 금태섭 전 의원을 압도적으로 눌렀다. 강 의원은 본선에서도 넉넉한 차이로 당선됐다. /ⓒ 연합뉴스TV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서갑 지역구 경선에선, 당시 정치신인이었던 강선우 의원이 지역구 현역의원인 금태섭 전 의원을 압도적으로 눌렀다. 강 의원은 본선에서도 넉넉한 차이로 당선됐다. /ⓒ 연합뉴스TV

그런데 양측 간 경선 결과는 놀랍게도, 강선우 의원이 당시 지역구 현역의원인 금태섭 전 의원을 압도적으로 눌렀다. 당시 경선은 권리당원 50%, 일반시민 50% 여론조사로 치뤘는데, 양쪽 모두 강선우 의원이 거의 더블스코어 차이로 승리했다. (강 의원에게 부여될 여성, 정치신인 가산점은 넣지도 않았다.) 이어진 본선에서도 넉넉한 차이로 당선됐다. 

그만큼 금 전 의원은 4년간 본인의 지역구였던 곳에서마저 신망을 크게 잃었음을 알려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당 지지자들에게는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도 전혀 인기가 없었다는 얘기다. 언론이 그렇게 그를 비중있게 다루어 주었음에도 그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이를 보면 사실상 정치생명이 끝난 정치인이나 다름없음에도, 언론이 어떻게든 띄워주고 있는 모습이 애처로울 지경이라고나 할까.

정청래 의원은 금 전 의원을 향해 한스 로슬링 박사의 <팩트풀리스> 책을 소개하며 "오해와 편견이 얼마나 무식하고 무능한 일인가를 일깨워 주는 책"이라며 "이 책을 읽다보면 나 혼자만의 생각이 얼마나 단견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지금 나의 주관적 생각이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인지 알 수가 있다. 허상을 쫓지 말고 팩트를 추구하자. 팩트만 보지 말고 팩트의 의미를 파악하자"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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