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태

정관(貞觀)의 치(治) 시대를 열고 당태종 이세민을 중국 역사에 유명한 명군으로 내세운 대정치가 위징(魏徵)이 세상을 뜨자 황제는 탄식을 한다. "구리거울로 의관을 바르게 할 수 있고, 옛 것을 거울삼으니 흥망을 알 수 있으며, 사람을 거울삼으니 가히 득실을 밝힐 수 있었다. 나는 항상 이 세 거울로 나의 허물을 막아 왔는데, 위징이 세상을 떠나니 슬프다. 나의 거울을 잃고 말았다"

정치와 행정은 그 시대의 거울이라 한다.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대로를 비치게 하는 거울이 바로 정치요, 행정이다.

유치한 기업의 기공과 준공이 대부분 성공적인데도 다양한 악재들로 그 성과가 묻혀지고 있다. 최근 문경시청 공직기강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고 한다. 전봇대를 뽑느냐 절차를 중요시할 것이냐의 문제라기보다는 공직자들의 권한 남용의 면이 크다는 우려이다. 의원들 상호 간과 의회와 시정의 긴장관계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임기말 레임덕 현상이 노골화되고 있다. 앞서가는 선도자는 몇 뿐, 대부분 방관과 무사안일에 젖어있는 느낌이다. 조직이 그 기능을 잃고 있다.

큰 일을 두고 언제나 의회나 시정이 너무 정치 논리에 사로잡혀 있다는 걱정이다.

이런 현상이 거울에 나타났다면, 거울의 앞면에는 시민들의 일그러진 모습이 있을 것이라 한다면 과장일까? 우리 자신을 포함, 나무랄 일이 있다면 당연히 꾸짖어야 할 것이다.

이세민과 그의 형 태자 이건성이 권력 다툼을 벌이자 위징은 이건성에게 이세민을 죽일 모책을 권한다. 그런데 이세민이 먼저 현무문의 난을 일으켜 태자를 죽이고는 위징을 잡아 족친다. 위징은 오히려 "태자 건성이 내 말을 들었던들 오늘 같은 화는 면했을 것이오"라며 기세등등 대꾸하자 그 용기에 탄복하여 그를 발탁해서 사사건건 황제의 잘못을 올곧게 지적토록한다. 어느날 황제는 위징에게 요즘 떳떳이 의견을 말하는 자가 보이질 않는 이유를 묻는다. 이에 위징은 "의지가 약한 자는 말로 표현을 못하고, 곁에서 봉사치 못한 자는 신뢰 없음을 두려워 해 말 못하며, 지위에 연연하는 자는 지위를 잃을까 침묵을 합니다"고 황제의 폐부를 찌른다.

직전 시장 때도 그랬듯이 현재 문경시 공직사회에는 위징처럼 소신있게 발언하는 소신파가 절실한 실정이다.

행정이 시대의 거울이라는 말이 사실이라면 공직자들과 시민을 비추는 거울이 바로 시정인 것이다. 따라서 공직자들이나 시민들 자신이 먼저 자신을 잘 살펴보아야 시정을 바르게 볼 수 있기도 하지만, 시정을 보면 바로 공직자들이나 시민들의 현재 모습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현재의 시정, 정말 잘 돌아가고 있는가? 반문해보자. 자신의 주위를 살피며 바른 시정의 방향을 일깨워 줘야 마땅할 것이다.

안중근 의사가 "의리는 태산보다 중하고 목숨은 기러기 깃털보다 가볍다"고 했듯 공직자들이여! "선정은 하늘보다 중하고 목숨은 먼지보다 가볍다"는 진리를 깨닫자. 공직자들이여! 위징처럼 목숨을 걸고라도 바른 말을 해보자. 하늘 같은 시민의 준엄한 명령이 무엇인지를 깨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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