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PK 지역에서 수도권 언론 불매운동이 시작되고 열기가 확산하고 있는 것은 오만이 빚은 자업자득"

노정현 "가덕신공항을 위해 오 시장이 성추행을 저지르고 사퇴했다고 해야 할 판"

[정현숙 기자]= 가덕도신공항 논란이 뜨겁다. 보수진보 구분 없이 연일 일반 기사는 물론 사설에서도 내년 4월 보궐선거를 앞둔 현 정부의 선거용 선심으로 몰아 붙이면서 공항정치로 때리고 있다. 이에 '부산일보' 등 해당 지역 언론사들은 망국적인 수도권 중심 사고의 서울언론들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24일 사설에서 전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과 함께 대구와 광주 지역에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에 여야가 협의하자고 제안한 것을 두고 “마구 내지르는 포퓰리즘”이라며 “비행기를 타고 다니며 지역마다 돈다발을 뿌리는 것 같다”라고 비아냥됐다.

한겨레 역시 “10조원 넘게 드는 초대형 국책사업(가덕도 신공항)을 충분한 논의도 없이 밀어붙이는 것은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비판이 있었다”라며 “대구와 광주까지 끌어들여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비판을 물타기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마저 든다”라고 했다.

정치권 역시 막말로 거들고 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항공산업 추이 등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며 “가덕도 공항 활주로에서 고추를 말릴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가덕도로 가면 제주행 외의 국내선이 모두 없어지고 장거리 국제선 수요가 지금처럼 계속 없으면 고추 대신 멸치 말리는 공항이 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에 고일석 더브리핑 대표기자는 "가덕도 신공항은 단순히 여객 운송이나 항공화물 처리를 위한 항공의 단일 측면이 아니라, 공항·항만·철도 복합물류 체계를 바탕으로 부산·경남지역이 국제 물류와 생산의 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열쇠로서 요구되고 있다"라려 "이런 점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있다면 '고추·멸치 말릴지도 모른다'는 막말은 차마 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수도권 언론사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부산일보는 조중동을 비롯한 서울 언론들이 가덕신공항을 극렬하게 반대하는 이유를 [닥치고 가덕신공항 반대, 그 이면의 속셈] 기사에서 노정현 편집국 부국장이 적나라하게 파헤쳐 올렸다.

그는 "수도권 언론이 ‘닥치고 가덕도 반대’를 외치는 이유는 뻔하다"라며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한 국토부내 항공 마피아, 국적항공사, 수도권 언론으로 끈끈하게 엮어진 고리가 분산될 경우 광고, 기사 및 사업 협찬 등으로 들어오는 막대한 언론사의 이익에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또 고추 말리는 공항을 만드느냐’ ‘국민 혈세가 줄줄 샐 것이다’고 국가를 위하는 척 그럴듯하게 보도하지만 실상은 각 언론사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역민들의 간절한 염원과 국토균형 발전에 대한 최소한의 고려도 없는 이런 언론사들이 부산, 울산, 경남에서도 신문을 팔고 광고를 유치하겠다고 하니 지역민을 얕잡아 봐도 이런 오만이 없다"라며 "최근 PK 지역에서 수도권 언론 불매운동이 시작되고 열기가 확산하고 있는 것은 오만이 빚은 자업자득이다"라고 쏘아붙였다.

노 부국장은 '반대 논리도 빈약하다"라며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 때문에 집권 여당이 정략적 이익에 눈이 멀어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무지한 소리다. 김해신공항 검증위가 꾸려진 게 2019년 12월이다. 그 후 11개월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김해신공항의 문제점을 줄기차게 제기해 온 지역의 노력을 수도권 언론이 단 한 줄 기사화한 것을 본 적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 시장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게 올 4월이니 당초 이 사항은 보궐선거 발생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이다. 수도권 언론의 논리대로라면 가덕신공항을 위해 오 시장이 성추행을 저지르고 사퇴했다고 해야 할 판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닥치고 가덕도 반대’에는 TK 지역도 합류하고 있는데 그간의 TK 행태를 되짚어보면 무엇을 위한 반대인지 알수 없다"라며 "5개 시도 지사 합의를 파기하고 김해신공항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몽니를 부리던 TK는 결국 도심 군사공항과 대구공항을 도심 외곽으로 통합 이전키로 하는 이른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라는 선물을 손에 쥐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해신공항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TK에서는 가덕신공항 부활을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을 영남권 대표 관문공항으로 건설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의 방해물로 생각하는 것으로 읽히나 소아병적인 발상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가덕신공항을 놓고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앞선다는 비판도 있는데, 수도권 언론과 TK의 반발이 이런 근시안적 사고에 사로잡혀 있는 것인 만큼 특별법 발의에 앞장서고 있는 여야 의원들은 이것저것 눈치 볼 것 없이 더욱 정치력을 발휘해도 무방하다"라며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일과 국토균형 발전을 이뤄내는 일 보다 더 소중한 책무는 없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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