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살아오면서 복(福)과 덕(德)이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제 법명(法名)이 덕권(德權)이고, 법호(法號)가 덕산(德山)입니다. 법명은 원불교에 입교하면 받는 또 하나의 이름이고, 법호는 입교 후, 한 20여년 정진(精進)하여 법력(法力)이 어느 정도 쌓이면 원불교의 최고지도자이신 종법사(宗法師)께서 내려주시는 일종의 아호(雅號)입니다.

가만히 제 인생을 반조(返照)해 봅니다. 부족하지만 전생에 아주 조금 복은 지은 것 같네요. 하지만, 아무래도 덕은 크게 쌓지 못해 이생에서라도 덕을 많이 쌓으라고 특별히 법명과 법호에 ‘덕’ 자를 연거푸 내려 주신 것 같습니다.

그럼 복은 어디서 생기고, 덕은 어디서 생기는 것일까요? 한비자(韓非子)의 《명심보감(明心寶鑑)》 <정기편(正己篇)>에 보면 이에 대한 해답이 보이는 것 같아 함께 생각해 봅니다.

「복생어청검(福生於淸儉) 덕생어비퇴(德生於卑退)」

복은 청렴하고 검소한 데서 생기고, 덕은 자신을 낮추고 물러나는 데서 생긴다고 했습니다.

한비자(韓非子 : BC 280~?)는 중국 전국(戰國)시대 칠웅(七雄) 중, 가장 작고 약한 한(韓)나라의 명문 귀족 후예였습니다. 그는 ‘법가(法家)의 창시자’ ‘동양의 마키아벨리’라고 불립니다. 군주의 권력을 유지하고 사람을 통제하며 신하들에게 권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방법 등, 통치술의 모든 것을 제시했기 때문이지요.

그의 저서 <한비자>는 진나라의 시황제(始皇帝)에게 전해져 중국 최초의 통일 국가를 세우는 주춧돌이 됐습니다. 한비자는 또 ‘비운의 사상가’이기도 합니다. 그는 <난언편(難言編)>과 <세난편(說難編)>을 쓰면서 군주를 설득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얘기했습니다. 막상 자신도 군주를 설득하는 데 실패하고 희생양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럼 《명심보감》 <정기편>으로 돌아가 복과 덕이 어디서 나오는지 살펴봅니다. 복은 검소함에서 생기고, 덕은 겸손에서 생기며, 지혜는 고요히 생각하는데서 생깁니다. 그리고 근심은 욕심이 많은데서 생기고, 재앙은 탐하는 마음이 많은데서 생기며, 허물은 경솔하고 교만한 데서 생기고, 죄악은 어질지 못하는데서 생긴다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눈을 조심하여 남의 그릇됨을 보지 말고, 맑고 아름다움을 볼 것이며, 입을 조심하여 실없는 말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또한 착한 말, 부드럽고 고운 말을 언제나 쓸 것이며, 몸을 조심하여 나쁜 친구를 사귀지 말고, 어질고 착한 이를 가까이 해야 합니다.

이익 없는 말을 실없이 하지 말고, 내게 상관없는 일을 부질없이 시비치 않는 것입니다. 또 부모에게 효도하며, 어른을 공경하고, 덕 있는 이를 받들며, 지혜로운 이와 어리석은 이를 분별하고, 모르는 이를 너그럽게 용서해야 합니다.

순리대로 오는 것을 거절 말고, 가는 것을 잡지 말며, 일이 지나갔음에 원망하면 안 됩니다. 총명한 사람도 어두운 때가 있고, 계획을 잘 세워도 기대에 어긋나는 수가 있습니다. 남을 손상하면 마침내 그것이 자기에 돌아오고, 세력에 의지하면 도리어 재앙이 따릅니다.

조심하는 것은 마음에 있고, 지키는 것은 행동에 있습니다. 절약하지 않음으로써 집을 망치고, 청렴하지 않음으로써 지위를 잃게 됩니다. 하찮은 일에도 조심하여 놀라워하며 두려워해야 합니다. 위엔 하늘의 거울이 임하여 있고, 아래엔 땅의 신령이 살피고 있습니다. 밝은 곳엔 진리가 이어져 있고, 어두운 곳엔 귀신이 따르고 있습니다. 오직 바른 것을 지키고, 마음을 속이지 말지니, 조심하고 또 조심하라는 것이 한비자의 가르침인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그럼 제가 가장 부족한 덕은 어떻게 채우는 것일까요?

첫째, 일반지덕(一飯之德)입니다.

밥 한 끼라도 베풀라는 뜻입니다. 아주 작은 은덕을 이르는 말이지요. 그래서 저는 언제나 무조건 베풀라는 것을 저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습니다.

둘째, 도성덕립(道成德立)입니다.

도를 이루어야 덕이 선다는 뜻입니다. 덕을 믿고 의지하는 사람은 창성(昌盛)하고 번영(繁榮)하는 것입니다.

셋째, 음덕양보(陰德陽報)입니다.

남이 모르게 덕행을 쌓은 사람은 뒤에 그 보답을 받게 됨을 이르는 말입니다.

넷째, 덕본재말(德本財末)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덕이 뿌리가 되고, 재물(財物)은 그 끝입니다.

다섯째, 덕무상사(德無常師)입니다.

덕을 닦는 데는 일정한 스승이 없습니다. 마주치는 환경, 대하는 사람 모두가 수행(修行)에 도움이 되고 스승이 되는 것입니다.

어찌 덕을 쌓는 방법이 이 몇 가지에 한하겠습니까? 그렇습니다. 하늘은 짓지 아니한 복은 내리지 않습니다. 복을 받고자 원한다면 원은 큰 데에 두고, 공은 작은 데에서부터 쌓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우는 생각지 말고 공덕 짓기에 힘을 쓰면 큰 복과 큰 덕을 쌓을 수 있는 것이 아닌지요!

단기 4353년, 불기 2564년, 서기 2020년, 원기 105년 월 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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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덕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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