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트키핑 없는 1인 크리에이터 콘텐츠...더 꼼꼼한 사실 확인 필요
권순홍 “인플루언서들, 구독자 만큼의 책임감을 가지고, 독자들도 정보 판단능력 길러야” 

[서울=뉴스프리존] 도형래 기자 = 유튜버 하얀트리의 잘못된 콘텐츠가 결국 한 식당을 문 닫게 했다. 이 일로 유튜버, 1인 크리에이터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특정 인플루언서를 향한 비난이 유튜버나 크리에이터 전반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들이 제작한 콘텐츠 신뢰도에도 심각한 의심이 오가고 있다. 

유튜버나 1인 크리에이터의 콘텐츠의 제작과정은 취재(콘텐츠 제작)와 보도(콘텐츠 게시)라는 일반적인 기사 작성과정과 차이가 없다. 유튜버도 어떤 콘텐츠를 제작할지 사전 취재를 하고 콘텐츠 제작에 들어가게 되고 일반적인 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거쳐 콘텐츠를 제작한다. 이 과정은 최종 결과물이 기사냐 유튜브 영상 콘텐츠냐만 다르지 기사 작성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사와 유튜브 콘텐츠와의 차이는 콘텐츠 게시되는 과정에서 드러난다. 유튜버의 콘텐츠는 1인 미디어의 특성상 검토 과정이 따로 없다. 반면 대개 언론사에서 작성된 기사는 최종 보도되기까지는 내부의 게이트 키핑(Gate Keeping)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기자가 작성하는 기사를 먼저 선임기자나 부장이 검토하고 검토된 기사가 편집부로 넘겨지고, 최종 보도를 앞두고서는 편집국장의 제가가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사는 두세 차례 이상 검토 과정을 거친다. 이 검토 과정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게 바로 ‘사실 확인’이다. 기사가 얼마나 펙트(fact)에 부합하는 지, 펙트에 대한 크로스체크(Cross-check)는 했는지 등을 살핀다. 

혼자 혹은 소수의 제작 인력과 함께하는 유튜버는 이 게이트 키핑 과정을 거칠 수 없다. 사실 확인 과정에 얼마나 충실했는지를 따져 물어줄 사람이 없는 점은 1인 크리에이터의 콘텐츠의 한계로 드러난다. 

사실 유튜버나 1인 크리에이터 콘텐츠의 신뢰도에 대한 문제는 하루 이틀된 얘기가 아니다. 올 초 뒷광고 논란이 있었고 이 때문에 많은 인플루언서들이 극단적으로 자신의 채널을 닫거나 가혹하기까지 한 공개 사과를 하고 비난을 받기도 했다. 

뒷광고 같은 논란은 크리에이터의 자정 노력이나 콘텐츠 게재 시스템의 개선을 통해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다. 현재 대부분 인플루언서들은 이 문제는 ‘광고 표시’ 등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구독자들도 ‘광고 표시’ 콘텐츠에 대해 큰 불편함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원만한 해결이 됐다고 볼 수 있는 문제다. 

뒷광고 논란과 유튜버 하얀트리의 문제는 다르다. 콘텐츠에 구분할 수 없는 거짓이 포함됐고 이 때문에 구독자들이 혼란해 했고, 심지어 돌이키기 어려운 피해자가 생겨났다. 한 유튜버의 거짓말로 여러 사람들이 생계를 책임지던 일터가 무너졌다는 얘기다. 

유튜버 '하얀트리'의 해명영상 (관련 화면 캡처)
유튜버 '하얀트리'의 해명영상 (관련 화면 캡처)

“인플루언서 스스로 영향력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유저들도 수많은 정보에 대한 가치 판단 능력을 길러야” 

‘하얀트리’ 문제를 계기로 인플루언서들은 스스로 콘텐츠 신뢰도에 대한 문제를 되짚어 봐야 한다. 그동안 개인적인 소회나, 일상인냥 올린 콘텐츠에 거짓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전문적인 펙트 체크 과정이나 외부의 검증은 받지 못하더라도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꼼꼼함이 필요하다. 

권순홍 인플루언서 글로벌 협동조합(Global Influencers Network, GIN) 대표는 이 문제 대해 가장 먼저 “자신의 영향력에 대한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순홍 대표는 “구독자가 늘어날 때마다 인플루언서들은 매우 좋아한다. 구독자 수만큼의 영향력을 확보했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라면서 “구독자가 늘어날 때 좋아만 할 게 아니라 책임감이나 사명감도 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순홍 대표는 “만약 1만 구독자가 보유한 인플루언서는 1만 명에 해당하는 구독자가 내 콘텐츠를 보고 내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는 책임감이 필요하다”면서 “점점 구독자가 늘어날수록 인플루언서들은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하고 게시하는 데 압박감을 받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콘텐츠 제작자, 인플루언서의 책임감 뿐 아니라 이를 시청하는 구독자들이 정보에 대한 판단 능력도 길러야 한다. ‘미디어 리터러시’, 혹은 ‘디지털 리터러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권순홍 대푠는 “1인 크리에이터 교육을 할 때 가장 먼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한다”면서 “콘텐츠를 제작하는 능력보다 미디어 콘텐츠를 바로 볼 줄 아는 능력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권순홍 대표는 “유저들도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가려서 보는 능력이 필요하다”면서 “신뢰감을 주는 인플루언서라고 해도 만능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올바른 정보만 제공할 수 없고 실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권순홍 대표는 “몇몇 인플루언서들은 악의적으로 정보를 왜곡해 자신의 의견에 대한 동조자들을 모우기도 한다”면서 “구독자들도 인플루언서들이 제시하는 수많은 정보 가운데 자신의 가치와 주관에 맞게 선택적으로 이를 받아드리는 연습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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