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미담'으로 포장하려 했으나, 결국엔 웃픈 '패러디 대상'이 됐다. "그의 수사 방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김진애 "공감능력 제로 주인 만나 고생한다", 그가 알려주는 '반려견'과의 '산책 교감' 세 가지 방법은?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로 떴던 윤석열 총장, 하지만 이제는 반려견이 그에게 그대로 돌려줬다.
이런 질문은 왜 안 하나? "3개월동안 한동훈 검사장과 2천7백차례(하루 30번) 연락해 무슨 말씀 나누셨나?"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말풍선 날리는 윤석열의 개. 큰 웃음 주는 윤석열. 댕댕아, 공감능력 제로 주인 만나 고생한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 19일 페이스북)
"중앙일보의 미담이라기 보다는 간접적으로 윤석열에게 빅엿을 먹이고 있는듯! 사진이 그렇다." (트위터 유저 반응)
지난 18일 <중앙일보>는 정직 처분을 받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미담'을 대놓고 소개하려는 듯, 강아지와 산책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윤석열 총장이 유기견을 입양해 산책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미담으로 띄우려 했지만 되려 광범위한 패러디 대상이 됐다. 하지만 해당 기사들을 접한 많은 시민들은 오히려 <중앙일보>가 오히려 윤 총장에게 고급스럽게 한 방 먹인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내놓고 있다.
〈중앙일보〉는 18일 <정직 다음날 윤석열 모습 포착…장애견 토리와 아파트 산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윤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키우고 있는 진돗개와 함께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인근을 산책했다. 카메라에 포착된 윤 총장은 웃음기 없는 표정이었다. 윤 총장은 취재진을 의식해서인지 아파트 내 정원을 한 바퀴 돌고 반려견과 빠른 속도로 지하로 이동한 뒤 사라졌다.
2012년 결혼한 윤 총장은 유기견 2마리, 유기묘 3마리, 일반 반려견 2마리 등 총 7마리의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윤 총장이 이날 데리고 나온 이 진돗개의 이름은 '토리'로 사연이 있는 반려견이다. 유기견 보호단체 회원인 윤 총장은 2012년 말 이 단체로부터 토리를 소개받고 데려왔다고 한다. 하지만 토리를 데려온 뒤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를 당했다. 보호단체에서는 토리의 부상이 심각해 안락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하지만 윤 총장은 '내가 키우겠다고 데려왔는데 그럴 수는 없다'며 수차례 수술을 받게 해 지금까지 함께 살고 있다."
<중앙일보>는 이처럼 해당 기사에서 사진 5장, 그리고 동영상 파일 2개까지 올리며 윤 총장을 많이 띄워주었다. 마치 우연스럽게 윤 총장의 산책 모습을 촬영한 것처럼 했지만, 걸러내야 할 만한 사진이 나왔다. 목줄이 채워진 강아지가 윤 총장에 끌려가는 듯한 모습이 찍힌 것이다. '반려견을 사랑하는 윤석열 총장'이라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 것이었겠지만, 제대로 역효과만 난 셈이다.
이를 본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서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말풍선 날리는 윤석열의 개. 큰 웃음 주는 윤석열. 댕댕아, 공감능력 제로 주인 만나 고생한다"라고 꼬집었다. 임당, 도돌이라는 이름의 두 반려견을 키우는 김진애 의원은 자신의 산책 방법을 이렇게 소개했다.
"임당도돌 두 댕댕이 엄마로 개와의 교감에 대해서 많이 공부하고 훈련했습니다. 산책시킬 때, 첫째, 개가 발을 떼며 움직이기 시작할 때 주인이 발걸음을 맞춰줘야 하고요. 둘째, 산책 줄은 길지 않게, 사람 옆에 동행하듯 거리를 맞춰주어야 하고요. 셋째, 보폭과 속도를 개에 맞춰줘야(작은 개일 때는 더욱 맞춰줘야!). 바로 댕댕이와의 교감!"
김진애 의원은 그 다음날 오후 페이스북에서 반려견 둘과 함께 산책하는 사진도 보여줬다. 그러면서 두 반려견에 대해 소개하는 글도 올렸다. 두 반려견의 나이는 내년에 각각 16세, 11세가 되며 사람 나이로 치면 꽤 고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김진애 의원은 "여전히 제 눈엔 아가"라며 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강아지는 정말, 사랑-진심-용기-충정-신뢰의 표상이다. 강아지와의 산책은 인생의 힐링 타임이다. 여러분의 인생에도 강아지가 깃들기를!"이라고 전했다.
우종학 서울대 교수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중앙일보>의 사진을 거론하며 "그의 수사 방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건 산책이 아니무니다. 도살장으로 마구 끌고가는 듯"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해당 사진을 찍은 <중앙일보> 기자가 'X맨'일 거라 힐난하기도 했다.
"윤석열 스타일~! 어제 뉴스라면서요? 사진이 너무 웃겨서 안 올릴 수가 없습니다. ^^ 그의 수사 방식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이건 산책이 아니무니다. 도살장으로 마구 끌고가는 듯 ^ㅋ. 지지율 높다고 염려하는 분들도 있는데 제가 보기엔 그는 지도자로서 깜이 안됩니다. 민주적 절차에 적응이 어려울 듯. 그를 등용한 게 실수였다고 봅니다. 열심히 찍고 열심히 골랐을텐데... 띄워주려는 중앙일보 기자가 안쓰럽네요. ^ㅋ CJD 수준이 이렇습니다. 개가 다 불쌍하네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이랬던 건 아니겠죠? 아~ 임현동 기자가 엑스맨?"
지난 2013년 국정원 댓글수사를 하다 팀에서 배제당했던 윤석열 총장은 그해 국정감사에서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남긴 바 있다. 당시 그 발언의 임팩트로 그는 '강직한 검사'의 대명사로도 불렸으며, 결국 인기를 얻어 검찰총장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하지만 <중앙일보> 사진에 찍힌 반려견의 모습을 보아하니 윤 총장에게 그 말을 그대로 돌려주는 듯하다.
한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중앙일보〉에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는 "대표적 '검찰일보'가 '검찰당' 당수를 홍보하는 것은 당연하다 할지 모르나,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작년 하반기 내내 새벽부터 심야까지 내 집 앞에서 출현하며 나에게 공격적 질문을 퍼부었던 기자들이 생각난다"고 회고했다.
1) 장애견 입양 건, 장애견 이름, 산책 시간은 누가 알려주었는가?
2) 왜 미담 사진만 찍어 소개하고 질문하지 않는가? 예컨대, 올해 2-4월 한동훈 검사장과 2천 7백 례 연락하셔서 무슨 말씀 나누셨나요? 부인 전화기로 한동훈 검사장과 200여 차례 연락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판사성향보고 문건에는 "기(旣)보고"라고 명기되어 있는데, 이 문건 외 다른 보고를 받은 적이 없었나요?
당시 윤석열 휘하 검찰이 조 전 장관 일가를 탈탈탈 털고 있을 당시, 많은 언론사 기자들은 조 전 장관 자택 앞에서 매일 '뻗치기'를 하면서 퇴근후 일상까지 마구 들쑤셔놓았다. 그의 자택이 압수수색당할 때, 무더기로 몰려든 기자들이 해맑은 표정으로 음식 배달노동자에게 질문하는 모습은 지금도 '레전드'로 남아있다. 매일 뻗치기하는 기자들이 "너무 시끄럽게 한다"며, 인근 주민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었다.
실제로 윤석열 총장이 반려견을 언제 어떻게 입양한 것인지, 이름은 무엇인지 따로 언론을 통해 밝힌 적은 없다. 그럼에도 지극히 사적인 내용을 어떻게 <중앙일보>는 알아냈을까? 또, 윤 총장의 모습을 발견하고도 왜 간단한 질문조차도 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윤 총장의 징계위 심의의결 내용에 '검언유착' 사건과 관련, 이런 대목이 있다.
“② 채널 A 사건에 대한 감찰 방해 및 수사 방해 / 〈회피의무〉
-징계혐의자는 2020. 3. 31. MBC 보도 이후부터 채널A 사건의 감찰 및 수사에서 회피하여야 했음. 징계혐의자는 ○○○ 사이의 관계는 그동안의 근무관계, 통화내역이나 카카오톡 메시지 통신내역(2020. 2. - 2020. 4.경까지 총 약 2,700회 연락)에 비추어 보더라도 매우 밀접한 관계임을 확인할 수 있음. 채널A 사건은 ○○○와 ○○○의 공모 여부가 쟁점이 될 수밖에 없는 사건이었음 그럼에도 징계혐의자는 이 사건에서 스스로 회피를 하지 않았고, 2020. 3. 31. MBC 보도 이후 4. 7.경까지 약 8일 동안 110회 달하는 통신을 주고받기까지 하였음"
윤석열 총장은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과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동안 무려 2700번이나 통화 혹은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주고받았다고 나온다. 하루에 30번 가량은 서로 연락을 주고받은 셈이며, 0.8시간(48분)마다 1번씩 연락을 주고받은 셈이다. 여기서 수면시간을 제외하면 30여분마다 1번씩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게 시도때도 없이 연락을 주고받는 두 사람을 향해 "가족이나 한창 뜨거운 사이의 연인보다 더 가까운 사이냐"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특히 MBC가 총선 2주 전 <채널A>의 '검언유착' 사건을 보도하자 8일동안 110회 서로 연락을 했다고 한다. (문제의 '검언유착' 사건은 한동훈 검사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간의 공모여부가 쟁점이다)
이밖에도 같은 기간 윤 총장의 배우자인 김건희씨가 한동훈 검사장과 200여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는 아마도 윤 총장이 배우자의 휴대폰으로 한 검사장과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까지 했던 이유는 대체 무엇이었을까? 그럼에도 언론들은 수상하게 보일 수밖에 없는, 이 사안에 대해선 외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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