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취재기자 즉시 청탁 거절..'부정청탁방지법' 위반 고지, 신고서 제출

전우용 "'논두렁에 시계 찾으러 가자'는 기사 냈던 언론사들은 다 어디 갔는지.."

박성민 "매수당해 보도를 안 한 기자들도 있을 것"

박덕흠 판박이 ‘일감 몰아주기’..1조원 인허가, 사돈이 심사위원, 전봉민 증여세 묵묵부답

[정현숙 기자]= 국민의힘 의원 전봉민 의원의 아버지인 이진종합건설 전광수 회장이 아들의 ‘재산편법 증여’에 대해 현직 MBC 기자에게 보도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3000만원을 주겠다며 매수를 시도하는 장면이 현장에서 방송을 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전 회장은 기자에게 여러차례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고 거래를 시도했다.

전용민 국민의힘 의원 아버지 전광수 회장에게 '3000만원 제의는 김영란법 위반이다'며 경고를 보내고 있는 MBC기자. ⓒMBC 스트레이트 화면
전용민 국민의힘 의원 아버지 전광수 회장에게 '3000만원 제의는 김영란법 위반이다'며 경고를 보내고 있는 MBC기자. ⓒMBC 스트레이트 화면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취재진은 지난 20일 방송에서 일감 몰아주기는 많이 들어봤는데, 아예 아버지 회사가 하던 사업을 통째로 떼어서 주는 일감 떼어주기 수법까지 있었다고 놀라워 했다.

전봉민 의원의 아버지 전광수 회장은 재산 편법증여 여부 등을 취재한 MBC 이지수 기자와 조승원 기자에게 “3000만원 갖고 올게. 내하고 인연을 맺으면 끝까지 간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방송했다.

"경비라도 다만 몇 백, 몇 천 안 들어갔겠나. 내가 준비를 할게. 딱 둘이만 그리하고. 좀 도와줘라...내가 한 세 개를 맞춰올게. (세 개요?) 응 삼천만 원 가오게. (삼십?) 마 3천만 원 가지고 온다니까. 아니 내가 그냥 되는 것도 아니잖아. 만들어 올게. 내 만들어 올게. 죽을 때까지 같이 가는 거고, 내하고 인연을 맺으면 끝까지 간다." MBC 기자들은 전 회장의 이런 제안에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 절대 그런 말씀을 더 이상 안 하셨으면 좋겠고, 입장만 명확하게 말씀해 주시면 된다"라며 거절하고, 부정청탁방지법 위반이라는 사실을 고지했다. 부정청탁방지법에 따르면 금품제공 의사를 확인하면, 즉시 회사에 신고하도록 돼있어서, 이들은 곧바로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했다.

논객 박성민 씨는 21일 SNS에서 "기자 매수 시도로 '스트레이트 보도가 맞다'고 스스로 인증한 국힘당 국회의원 전봉민의 아버지"라며 "대놓고 기자를 매수하려는 영상에서는 저리 매수당해 보도를 안한 기자들도 있을 것이고 처음부터 돈을 노리고 취재협박하는 쓰레기 기자들도 있었다는것도 인증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도 페이스북에서 "어젯밤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 아버지가 MBC 기자에게 '3천만원 줄테니 인연 맺자'고 직접 발언하는 장면이 TV에 나왔다"라며 "'전봉민 아버지에게 3천만원 받으러 가자'는 기사가 있는지 찾아봤는데 없었다. 검찰 주장만 믿고 '논두령에 시계 찾으러 가자'는 기사 냈던 언론사들은 다 어디 갔는지..."라고 비꼬았다.

[전광수/회장] "내가 한 세 개를 맞춰올게. (세 개요?) 응 삼천만 원 가오게. (삼십?) 마 3천만 원 가지고 온 다니까. 아니 내가 그냥 되는 것도 아니잖아. 만들어 올게. 내 만들어 올게. 죽을 때까지 같이 가는 거고, 내 하고 인연을 맺으면 끝까지 간다."'
[전광수/회장] "내가 한 세 개를 맞춰올게. (세 개요?) 응 삼천만 원 가오게. (삼십?) 마 3천만 원 가지고 온 다니까. 아니 내가 그냥 되는 것도 아니잖아. 만들어 올게. 내 만들어 올게. 죽을 때까지 같이 가는 거고, 내 하고 인연을 맺으면 끝까지 간다."'
[전광수/회장] "내가 한 세 개를 맞춰올게. (세 개요?) 응 삼천만 원 가오게. (삼십?) 마 3천만 원 가지고 온 다니까. 아니 내가 그냥 되는 것도 아니잖아. 만들어 올게. 내 만들어 올게. 죽을 때까지 같이 가는 거고, 내 하고 인연을 맺으면 끝까지 간다."'

전광수 회장은 부산에서 건설업을 하면서, 부산시 전직 고위공무원과 사돈을 맺었다. 돈으로 혼맥을 쌓은 것이다. 이후 그 사돈이 바로 인허가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 이미 부산 지역 언론에서는 전광수 회장이 많은 땅을 샀고, 특혜 논란이 있다는 보도가 자주 나왔었다.

1986년 설립된 이진종합건설은 부산 지역에서 '이진캐스빌'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유명하다. MBC는 이날 방송에서 전 의원이 동생들과 설립한 회사가 아버지 회사인 이진종합건설로부터 도급공사와 아파트 분양사업을 대규모로 넘겨받아 매출이 급성장했다며 ‘일감몰아주기’, ‘일감 떼어주기’ 등을 통한 편법증여 의혹을 제기했다.

전봉민 의원은 20대 후반이던 2000년부터 20년 동안 아버지 회사의 이사와 대표를 맡았다. 그러면서 2008년 재보궐 선거로 부산시 시의원에 당선됐다. 당시 전 의원은 이진종합건설 대표이사였다. 지난 21대 4월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에서 당선된 전 의원은 국회사무처에 신고한 재산이 914억여원으로 의원들 가운데 가장 많았다.

2008년 이진종합건설의 매출은 45억 원이었다. 하지만 전봉민 의원이 부산시의원에 당선된 뒤 매출이 급성장하기 시작한다. 2009년 434억 원으로 뛰었고 2011년 1천억 원, 2013년에는 2천억 원을 돌파했다. 당선 5년만에 매출이 50배(46.7) 가까이 늘어났다.

국힘에서 탈당한 박덕흠 의원과 가히 쌍벽을 이루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 의원은 시의원을 하는 동안에도 건설사 대표와 임원은 계속 겸직했다. 2008년 전봉민 의원은 두 동생들과 함께 동수토건을 설립했다. 설립 초기에는 별다른 실적이 없었다. 그런데 2013년부터 매출이 뛰기 시작한다. 그해 매출은 258억 원. 전부 아버지 회사인 이진종합건설에서 하청받은 공사 매출이다.

2014년에도 매출 506억 원 가운데 60%가 아버지 회사인 이진종합건설에서 받은 도급 공사였다. 전형적인 일감몰아주기다. 2015년부터는 아예 이진종합건설이 하던 이진캐스빌 분양 사업을, 동수토건이 넘겨받았다. 2015년 783억 원, 2016년 1,306억 원, 2017년 1,388억 원. 아버지 회사에서 넘겨받은 아파트 분양사업으로 전체 매출의 80% 정도를 올렸다.

전봉민 의원이 처음 회사 두 곳을 만들면서 투자한 돈은 6억 8천만 원으로 이 돈은 지금 일감 몰아주기와 일감 떼어주기로 858억 원으로 불어났다. 약 10년만에 재산이 125배 불어났다. 전봉민 의원의 두 동생들도 역시 비슷하게 재산이 불어났다.

국세청은 2013년부터 '일감 몰아주기'와 '일감 떼어주기' 둘 다 편법 증여로 간주해 증여세를 물리고 있다.

그런데 전봉민 의원은 증여세를 냈을까? 이에 취재진은 전봉민 의원에게 증여세를 냈는지 묻기 위해 수십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도 남겼지만 답이 없었다고 전했다. 취재진은 전봉민 의원의 두 동생들에게도 증여세를 냈는지 물었지만 모르겠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한편 스트레이트가 방송한 '집값 폭등과 국회의원 이해충돌' 시리즈 4부작이, 한국방송기자클럽이 주는 '올해의 방송기자상' 기획보도 부문을 수상했다. 이 보도 이후 박덕흠 의원은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이해충돌방지법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향후 전봉민 의원의 거취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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