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人格)이란 사람의 됨됨이를 말합니다. 인격은 성격에 지적(知的)이며 도덕적인 요소를 추가한 개념이지요. 인격에 최고의 가치를 두는 태도를 철학에서는 인격주의라고 합니다. 그리고 인격을 억압하는 정신적·물질적 장애로부터 벗어나려는 운동을 휴머니즘이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인격은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힘 가운데 하나입니다. 또한 고결한 인격은 사람이 마땅히 갖추어야 할 가장 고귀한 본성이지요. 왜냐하면 인격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인간상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근면한 사람, 정직한 사람, 성실한 사람들은 어디에 있든, 어떤 일을 하든,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이러한 사람들을 믿고, 신뢰하며, 본받으려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요. 세상에 있는 온갖 선한 것들은 그들에 의해서 유지되는 것입니다. 어쩌면 그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황폐해지고 말지 않았을까요?

《논어(論語)》 〈팔일(八佾)편〉에 ‘회사후소(繪事後素)’라는 고사성어가 나옵니다. ‘자하(子夏)’가 스승 공자(孔子)에게 물었습니다. “스승님, ‘교묘한 웃음에 보조개여, 아름다운 눈에 또렷한 눈동자여, 소박한 마음으로 화려한 무늬를 만들었구나.’라고 하셨는데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공자는 이 질문에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있은 후에 이루어지는 것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공자의 대답은 대충 이렇게 해석될 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 하얀 바탕이 없으면 그림을 제대로 그릴 수 없다. 바탕이 얼룩덜룩하다면 설령 눈과 코와 입의 아름다움을 그린다고 하더라도 여인의 아름다움을 올바로 표현할 방법이 없다. 밖으로 드러나는 형식적인 예(禮)보다 오히려 그 예의 본질인 어진 마음(仁)이 중요하므로, 형식으로서의 예는 그것의 본질이 갖춰진 다음에라야 의미가 있다」는 뜻으로 추측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상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 사람의 됨됨이를 제대로 알아보는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정상적이고 온전한 인성을 갖추는 것, 나아가서 훌륭한 인격을 구비하는 일은 인간이 보편적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예로부터, 특히 동양 사회에서는 인격완성을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핵심 가치로 여겼습니다. 당연히 인격 수양을 중시했지요. 그래서 말 그대로 고매한 인격, 군자(君子)다운 심성을 내면화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교육하고 연마하는 일을 평생의 과제로 여긴 것입니다.

그럼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요? 과거 ‘링컨 대통령’의 일화에서 그 해답을 찾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링컨’ 대통령 아버지의 직업은 구두 만드는 제화공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 귀족들은 그런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을 몹시 못마땅하게 여겼습니다.

'링컨'이 상원의회에서 대통령 취임 연설을 하려고 했을 때였습니다. 한 연로한 귀족이 ‘링컨’에게 다가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스터 링컨! 어쩌다 당신이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기는 했지만, 예전에 당신 아버지가 우리 식구들의 구두를 만들기 위해 우리 집을 드나들곤 했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기 바라오. 또한, 여기에는 당신의 아버지가 만든 구두를 신고 있는 상원의원들이 많이 있소. 그러니 당신의 출신을 잊지 마시오.”

이때 ‘링컨’은 취임사를 통에서 모든 사람들의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만한 연설을 했습니다. “내가 첫 연설을 하기 전에 한 의원께서 나에게 아버지를 생각하게 해주셔서 감사를 드립니다. 나의 아버지는 매우 멋진 창조적인 장인(匠人), 즉 예술가였습니다.”

"아버지보다 더 아름다운 구두를 만들 줄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나는 결코 아버지를 능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에게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만일 나의 아버지가 만들어드린 구두가, 여러분의 발에 잘 맞지 않거든, 나도 아버지에게 배운 기술이 조금 있으니, 나에게 말씀하십시오. 나는 훌륭한 제화공은 아니지만, 최소한 여러분의 구두는 수선해 드릴 수 있습니다. 연락만 주십시오. 그러면 언제라도 여러분의 집으로 달려가겠습니다.“

이 기발한 명연설을 들은 상원의원들은 진정한 ‘인격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배웠으며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쥐 죽은 듯이 잠잠해 졌습니다. 그럼 사람의 인격이나 품격(品格)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요?

소태산(少太山) 부처님께서는 「사람의 성품은 원래 선악이 없는 것이나 습관에 따라 선악의 인품이 있어지며, 습관은 처음 한 생각이 좌우의 모든 인연에 응하고 또 응하는 가운데 이루어진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금강산의 주인이 되려면 금강산 같은 인품을 조성하라」 하셨지요.

금강산 같은 인품이란 순실(純實)하고 순연(純然)하여 본래면목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도 이렇게 신성(信誠)과 의지(意志)를 변하지 아니하면 분명 훌륭한 인격을 이루고 인격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지 않을 까요!

단기 4353년, 불기 2564년, 서기 2020년, 원기 105년 12월 24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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