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잘못된 보도로 명예훼손과 막대한 피해로 조정신청', '첫 보도 후 정 의원 측 수정요구 이미 수용해 기사 개제'

[국회=윤재식 기자] 뉴스프리존이 12월 11일 최초 보도 및 단독 보도한 국민의힘 정찬민 의원의 “때밀이들” 발언이(참조☞ 故 김용균 노동자 유족들 농성 中.. 국민의힘 정찬민 의원의 뜬금 없이 내뱉은 "때밀이들(?)  파장이 커지자 정 의원은 언론중재위에 본 기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및 기사 삭제를 요구했다.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농성 중이던 국민의힘 정찬민 의원이 2년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참하게 돌아가신 하청 노동자  故 김용균씨 유족 등이 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는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윤재식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농성 중이던 국민의힘 정찬민 의원이 2년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참하게 돌아가신 하청 노동자  故 김용균씨 유족 등이 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는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윤재식

정, 유족들 존재를 인지하지 못했으며 그들에게 “때밀이들“이라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정찬민(경기 용인시갑)은 지난 24일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잘못된 보도로 인하여 저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었으며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고 있어 즉시 기사를 삭제해 줄 것으로 요청하며 (3천만원)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조정을 신청한다”며 조정기일 출석요구서를 보내왔다.

정 의원은 조정 신청 이유서에서 ‘고 김용균 유족들 측과 50m 이상 떨어져 있는 로텐더 홀에 있어서 유족들이 있는 국회 본청 입구 2층이 전혀 보이지 않았고 유족들을 향해 발언을 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바로 앞에 있는 동료 의원 한 분에게 ”누구야? 싸우지마“라고 하며, 항상 타당 의원이 지나갈 때마다 거친 발언을 하는 동료 의원에게 하지 말라는 취지로 조용한 어조로 개인적인 의견을 전달했다”며 “유족들을 향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과는 다른 내용이다”라고 덧붙였다.

과연 유족들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했을까?

하지만 유족들은 당시 이미 9일간 국회 본청 안 같은 자리 (국회 본청입구 (2층)에서 로텐더 홀(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었고, 이 장소는 본청 안에 있는 당 회의실이나 본회의장으로 가려면 무조건 지나쳐 갈 수 밖에 없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그리고 코로나19 상황에서 국회는 외부인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었지만 유족들은 국회 본청 내부에 위치한 장소에 농성장을 마련하고 현재까지도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중대재해법‘제정 농성을 이어나가고 있는 상황이라 현안에 무지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들의 존재를 모르기 어려운 수준이었고 국회에 상주하며 국정일을 하는 것이 직업인 주요정당의 현직 국회의원이 모르기 쉽지 않다고 볼 수밖에 없다.

문제의 ‘때밀이들’ 발언이 있었을 당시 9일은 공수처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던 날이었고, 국민의힘에서는 이에 항의하기 위해 본회의장 입구쪽부터 유족들이 있던 로텐더 홀로 올라오는 계단까지 양쪽으로 도열해있었으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민주당 규탄 구호를 외칠 당시 유족들도 “증대재해법 제정하라”는 구호를 같이 외치고 있었다.

이후 민주당 등 타당 의원들이 더 이상 입장하지 않자 국민의힘 의원들도 구호를 외치지 않고 잡담 등을 하며 대기하고 있었지만, 유족들은 계속 ‘중대재해법 제정‘을 외쳤고 설령 이전에 이들의 존재를 알지 못했어도 현장에 있다면 이들의 존재를 인지 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많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유족들에게 반응하며 논쟁하고 있던 상황

많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유족들에게 ’민주당에 가서 말하라‘,’찬성합니다‘,’제정하세요‘ 등 반응했고, 당시 본 기자가 촬영하고 있던 정 의원 옆자리에 주변 국회의원들도 ’제정하라, 제정하라‘는 유족들의 구호를 듣고 흉내 내기도 했다.

이에 정 의원 바로 앞에 있던 임이자 의원이 “시끄러워 지랄하네”라며 유족들에게 계속 자당의원들이 반응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자 정 의원이 임 의원 말에 반응하며 “누구야? 왜 때밀이들하고 싸워”라고 하는 문제의 발언을 한 것이었다.

문맥상 “누구야?”라고 말했던 건 자당 의원 누가 농성하는 유가족들과 대응하고 있느냐를 물어보는 것이라 “누구야”라는 주체는 자당 국민의힘 의원들이고, 그 뒤에 나온 “왜 때밀이들하고 싸워” 발언에서는 ’때밀이들‘은 자당 의원이 싸우는 존재인 제3의 집단을 지칭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당시 현장에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항의하는 유족단체만

당시 타당 의원들이 입장하지 않는 상황에서 국민의힘과 논쟁을 벌이고 있었던 집단은 중대재해법 제정을 외쳤던 유족들이 유일했다.

농성 시작부터 지금까지도 현장에서 유족단체가 입고 있던 단체복 상의 색상은 연녹색이었고, 그 연녹색은 일명 이태리타월이라고 부르는 세신타월의 일반적 색상이라서 정 의원이 내뱉은 “때밀이들”이라는 발언은 다분히 이들의 존재를 인지한 상태에서 고의로든 실수로든 했던 말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조정 신청서에서 의도적으로 빼버린 문제의 단어 “때밀이들”

그리고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정 의원이 본 매체와 기자에게 보내온 조정 신청서에서는 정 의원이 <동료 한분에게 “누구야?싸우지마”라고> 했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의 가장 핵심 단어인 ‘때밀이들’이라는 단어를 의도적으로 빼버리고 자신의 발언을 왜곡하면서 본 기자의 기사가 다르다고 말하고 있는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

첫 보도가 나간 후 정 의원 측에서 수정을 요구해 당시 이미 수용

마지막으로 지난 11일 첫 기사가 올라간 후 이를 확인한 정 의원 측에서 본 기자에게 연락을 해와 기사에 관련한 입장을 전했었다. 정찬민 의원 측은 ‘때밀이들이라는 발언을 한 건 맞지만 유족들을 <향해서>하지 않았다’며 이 부분 수정을 요구했고, 본 기자 역시 그들의 요구를 수용해 기사에서 <향해서>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때밀이들” 언행에 관해서는 ‘뜬금없는 언행’, ‘적절치 못한 언행’,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는 언행’,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단어‘,’부적절한 단어‘ 등이라고 수정했다.

수정한 기사를 정 의원 측에게 문자로 보내고 전화 통화도 하며 수정된 내용을 알렸다. 이후 정 의원 측에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첫 기사가 보도 된 후 2주 후가 지나서야 언론중재위원회에 재소하며 기사삭제와 3천만 원의 배상금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이번 언론중재위에 조정을 요청해 조정대상기사 삭제와 손해배상금 3천만 원을 요구한 국민의힘 정찬민 의원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제 7대 경기도 용인시 시장을 거쳐 경기도 용인시 갑으로 21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현재 국회 전반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과 교육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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