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풀려나자마자 망언 쏟아내 문 대통령 겨냥 "왕따에 인간 취급도 못받고 동남아나 돌아다녀"

전광훈 "난 선지자..대통령, 사과 않으면 1000만명 3·1운동 재현할 것"

송요훈 "고무줄 판결..법원 불신은 결국 판사들이 자초한 것"

"정치적 세 불리기에 혈안이 된 전광훈 씨에게 허선아 재판부가 면죄부를 줬다"

[정현숙 기자]= 전광훈 목사는 대통령 명예훼손과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가 1심에서 담당 재판장인 허선아 판사가 모두 무죄 선고해 풀려났다. 풀려나자마자 전 목사는 자신은 '선지자'라며 정당성이 법원에서 인정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막말을 다시 쏟아냈다.

전광훈 목사가 31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공직선거법 위반과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 1심 무죄 석방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광훈 목사가 31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공직선거법 위반과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 1심 무죄 석방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 내년 3·1절에 유튜브를 통해 1000만 명이 참여하는 '온라인 태극기집회'를 열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전 목사는 31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을 ‘왕따’로 칭했다. 그는 "판결을 듣고 하나님이 대한민국을 버리지 않았구나. 검찰에 이어 재판부가 돌아왔고 이제 국민이 돌아오기 시작했다"라며 “문 대통령은 지금 가도 만나주는 나라가 없어 동남아나 돌아다니고 있다. 왕따에 인간 취급도 못 받는다”라고 온갖 비속어로 비난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교황에 빗대 스스로 추켜 올렸다. 그는 “나는 정치인이나 사회운동가가 아니라 대한민국 개신교, 전 세계 보수 신앙의 대표이자 선지자다. 로마 교황을 감옥에 가두는 걸 봤느냐”라고 목청을 돋웠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사과하지 않으면 3·1절을 디데이로 삼아 1919년 3·1운동을 재현하려 한다"라며 "전 국민이 태극기를 손에 들고 집 앞에서 30분간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고 대통령에게 사과하라고 외칠 것"이라고도 했다.

이러한 전 목사의 안하무인 기세등등한 행태에 시민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표현의 자유 등의 이유를 들어 전 목사를 두 번이나 석방해 면죄부를 준 허선아 판사에 대한 비판이 쇄도하면서 탄핵을 촉구하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31일 올라와 시민들의 동참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매일신문'에 따르면 [허선아 재판부 탄핵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이 청원은 현재 사전 동의(추천) 100명 이상 기준을 충족해, 청원 페이지에서 등록을 검토하고 있다. 조만간 공개 처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원인은 "현 정부 공격을 위해서라면 혐오든, 막말이든, 욕설이든 거침없이 내뱉으며 정치적 세 불리기에 혈안이 된 전광훈 씨에게 허선아 재판부가 면죄부를 줬다"라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 전광훈에게 면죄부를 준 허선아 재판부의 탄핵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사전선거운동' 전광훈 무죄, 진성준 유죄..'공산주의자 발언' 고영주 유죄, 차이는?

이번 전 목사 판결을 두고 '고무줄 판결'이라는 시민사회의 비판이 드세다. 사전 선거운동 사건에 대해 1심 재판부가 일주일 사이 2개의 상반된 판결을 내놨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불과 1주일전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유죄, 전광훈 목사에겐 무죄를 때렸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환승)는 진성준 의원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7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사전선거운동으로 판단된 진 의원의 발언은 그 시점이 총선 11개월 전이었다. 전 목사는 발언 시점이 무죄 판결의 한 요인이 됐지만, 진 의원에 비하면 7개월 이상 총선 시점과 가까웠다. 게다가 전 목사의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 전력이 3회에 달했다.

검찰의 구형량도 진 의원보다는 전 목사가 더 무거웠다. 진 의원의 검찰 구형량은 벌금 150만원이었고, 전 목사의 구형량은 징역 2년이었다. 전 목사는 명예훼손 혐의까지 있어 총 2년6개월이 구형됐다. 그러니 고무줄 판결이라는 논란이 나온다.

또 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로 표현해 재판에 넘겨진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지난 8월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1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2심 재판부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전 목사를 여러 차례 고발했던 시민단체 '평화나무'는 1심 무죄 판결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라고 반발했다. 민주당도 "막무가내식 허위사실 유포와 표현의 자유는 엄연히 구분돼야 하는데,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신동근 의원은 SNS로 "고영주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발언에 대해 2심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 선고 vs 전광훈 '문재인은 간첩' 발언에 대해서는 1심 무죄"라며 "공산주의자보다 간첩이 더 심한 거 아닌가요? 판사의 양심은 그때그때 다르나요? 판사의 뇌구조가 참 궁금하네요"라고 비꼬았다.

관련해 송요훈 MBC 기자는 페이스북에서 관련 이미지를 게시하고 '고무줄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래서야 판결을, 판사를, 법원을 신뢰할 수 있겠나. 법원 불신은 결국 판사들이 자초한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비록 다수 판사들은 그렇지 않다 해도 소수 판사들의 이해불가한 판결이 법원 불신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1심 판결에 불복이 많은 이유이고,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어 2심, 3심으로 재판을 끌고가니 당사자는 물론 국가가 부담하는 비용도 늘어나는 것이고, 판사들의 재판 부담이 늘어 재판은 많은데 판사는 부족하다 하고. 그 불신의 고비용 악순환을 누가 만들었는가"라고 했다.

아울러 "미국의 순회판사처럼 1심 법정의 판사석에 대학 갓 졸업한 또는 세상 물정 모를 것 같은 젊은 판사가 아닌, 법전만 달달 외운 동굴 속 판사가 아닌, 복잡다양한 세상사의 경륜이 느껴지는 머리가 허연 노판사가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라고 했다.

그는 또 "법원, 중요하다"라며 "검사가 깡패짓을 해도 법원이 바로잡으면 함부로 그렇게 못한다. 그런 이유로 판사는 법조 먹이사슬에서 검사보다 위에 있고, 그래서 법원을 청정지역으로 지켜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송 기자는 또 전 목사의 기자회견을 두고 "직업이 목사라는 전광훈 씨가 다시 분탕질에 나서겠다고 했다"라며 "법원의 무죄 판결을 분탕질 허가증으로 여기나. 자기는 대한민국 개신교뿐 아니라 전 세계 보수 신앙의 대표이자 선지자라고 했다는데, 목사 자격증에 찍힌 하나님 직인이 위조는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표창장 위조 감별 전문을 자처하는 윤석열 검찰의 분발을 기대한다"라고 꼬집었다.

[탄핵 청원글 전문]

허선아 재판부 탄핵을 촉구합니다.

현 정부 공격을 위해서라면 혐오든, 막말이든, 욕설이든 거침없이 내뱉으며 정치적 세 불리기에 혈안이 된 전광훈 씨에게 허선아 재판부가 면죄부를 주었습니다.

전광훈 씨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입에 담기 어려운 막말을 쏟아낸 것은 물론이거니와 김대중·노무현 전직 대통령들과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들에 대해서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을 일삼았습니다.

지난 21대 총선을 앞두고 4월 15일 가까워질수록 자신과 정치적 노선을 함께하던 당시 자유한국당(고새 미래통합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현 국민의힘으로 또 바꾼)에 대해서도 예상했듯 경쟁 관계로 돌아서 비판 수위를 높여가면서도 항상 검사는 자신들의 편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전 씨는 2019년 12월 22일 '문재인 퇴진 집회'에서도 "감사한 것은 검찰이 대한민국 편에 선 것"이라며 "문재인을 내란외환국가시설파괴죄로 체포하길 바란다. 우리 국민은 윤석령 검찰총장에게 명령한다. 경찰도 검찰처럼 되기를 바란다"고 주문하는가 하면, "나라가 어려울 때 5·16을 통해 나라를 바로 세운 것이 군대다. 검찰처럼 대한민국 군대도 돌아오라"고 발언했습니다.

또 전광훈 씨의 법률대리인인 이성희변호사(법무법인 천고)가 전 씨가 구속기소돼 보석으로 풀려나기 전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 한 발언을 살펴보면, 수사기관(검찰)이 전광훈 씨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영상은 3월 13일 모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이 변호사는 이날 방송에서 검찰 조사과정도 순탄했다는 취지로 발언했습니다. 이 변호사는 "검찰 조사에서도 다수의 변호인단은 (전광훈 씨가) 수사를 거부하기를 원했는데, 막상 조사에 힘한 후 검사님께서도 이 사건에 대해 오해를 많이 풀어주셨다고 발언했습니다.

또 "심지어 명예훼손으로 기소된 부분은 고발인 취하도 됐고 (담당 검사가) '송구영신예배에서 (고영일 대표에게) 덕담을 만담형식으로 한 것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할 수 있는지 의문이 있다. 또 기독자유당 전당대회에서 축사한 것을 이걸 그렇게(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볼 수 있겠느냐'라고 하면서 의견서까지 내라고 할 정도로 우호적이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12월 31일 송구영신예배에서 전광훈과 고영일 대표의 만담은 평화나무가 공직선거법 혐의로 고발한 건으로 경찰은 이를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바 있습니다.

이날 전 씨는 지지자들 앞에서 "올해는 4월 15일 선거가 있다. 그럼 기독자유당 반드시 여의도에 입성하느냐"고 물었고, 이에 고 변호사는 "당연히 한다"며 "우리는 단지 원내 진입이 목표가 아니라 20석을 얻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전 씨가 재차 "예를 들어 지역에 나오는 후보는 기도해 가면서 성령이 가르쳐 주는 대로 알아서 찍고, 정당투표는 기독교인들은 기독자유당을 찍는 걸 솔직히 바라는 거죠?"라고 물으니, 고영일 대표는 즉답 대신, 성경 구절을 언급하며 에둘러 긍정하는 취지를 피력했습니다. 전 씨는 "이번에 (기독자유당이) 원내 교섭단체에 들어가면 빨갱이들 다 사라져 버리겠다"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기독자유당은 현 기독자유통일당의 전신으로 전 씨가 창당을 주도했고, 그가 담임하는 사랑제일교회 교인인 고영일 씨가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이를 '덕담'으로 볼 수 있을까요. 심지어 고발인 조사를 받은 평화나무 사무총장은 이날 검사가 평화나무가 문제를 제기한 1)사전선거 운동 2)확성장치 사용 3)목사지위 이용(85조3항) 4)유튜브 송출 중 3번과 4번은 공소장에서 제외할 테니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평화나무는 이 내용이 나중에 공소장에서 완전히 제외된 사실을 나중에 확인하고 경악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당시 해당 이슈를 크게 떠벌리지 않았던 것은 최소한 검사들의 양심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너무 순진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 씨의 목사로서의 지위와 유튜브를 통해 무한대로 해당 발언을 퍼뜨린 혐의를 빼겠다는 것도 납득할 수 없는 것이었는데 말입니다.

또 이 변호사는 전광훈 씨를 위해 뛰는 전관변호사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임무영, 정준길의 이름을 거론했습니다. 임무영 변호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공개 반대하며 검사직에서 퇴직했고, 정준길 변호사 역시 검사 출신으로 자유한국당 대변인, 자유한국당 광진구을 지역위원장 등을 지낸 이력을 지니고 있으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퇴를 촉구했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친정부 인사들에 척을 진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그런데 이 변호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임무영,정준길 변호사의 권유로 구속적부심 신청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전광훈 씨는 4월 20일 허선아 판사의 넓은 아량으로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당시 전 씨 변호인인 이 변호사의 발언은 '우리의 힘이 이처럼 막대하다'는 점을 지지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허풍에 불과했을까요. 저는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볼 때 재판부가 '민주주의'를 들먹이면서 상당히 정치적이고 민주시민을 우롱하는 판결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볼 때, 허선아 재판부는 검찰의 중립의무를 저버리고 정치 행보를 이어가며 민주주의를 흔드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줄 선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길이 없습니다.

8.15 광복절을 전후로 감염병이 창궐하고, 그 영향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며 방역비협조로 엄청난 손실과 손해, 혼선을 빚게 만든 것을 보지 않았습니까. 모두가 예상한 상황을 법원만 몰랐던 오판의 결과가 어떠했는지를 두 눈으로 똑똑이 봤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전광훈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언급하는 건, 재판부의 상식이 일반 시민의 상식과는 다른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재판부는 전광훈으로 인해 피해를 당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아픔은 손톱만큼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성령의 본체'라 하며 하나님의 자리까지 넘본 전광훈을 신령한 자로 모시는 추종자들이 그루밍에서 벗어날 퇴로마저 막아버린 셈입니다.

저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 전광훈에게 면죄부를 준 허선아 재판부의 탄핵을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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