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식 "할 말을하는 언론'의 핵심은 오보를 알았을 때, 사과하는 용기를 가진 언론일 것이다"

방상훈 "사회 곳곳이 거짓으로 흔들릴 때 우리는 늘 언론으서 할 말을 해왔다"

박건식 "조선일보의 '할 말'에 '사과'라는 단어는 없는 듯"..코로나 '가짜뉴스' 맹공

日 코로나 신규 확진 하루 5000명 육박..7일 '긴급사태' 발령 결정 "출근자 70% 줄이기"

[정현숙 기자]= 일본은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7일 긴급사태 선언이 재발령된다. 긴급사태 적용 대상은 감염자가 폭증하고 있는 도쿄(東京)도 등 수도권 4개 지역이다. 지난 4~5월 코로나 1차 유행기에 내려졌던 긴급사태 선언 후 8개월여 만이다.

일본 전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사상 최다를 기록한 5일 도쿄 시부야 거리.
일본 전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사상 최다를 기록한 5일 도쿄 시부야 거리.

일본과 영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섭게 증가하는 가운데 두 국가 모두 일일 최다 확진자 수를 기록했다. 일본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상최다인 5,000명에 육박하고 누적 확진자가 25만4000명을 돌파했다. 영국은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사상 처음으로 6만명을 넘어섰다.

6일 NHK와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현지 각 지방자치단체와 후생노동성의 발표를 집계한 결과 전날 밤 11시50분까지 4912명이 코로나19에 추가로 감염됐다. 이날 일본 코로나19 사망자는 76명으로 누적 사망자는 3769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담당인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정·재생상은 5일 기지회견에서 "이번에도 같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라며 업계에 출근자 70% 줄이기를 적극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칭 1등신문 '조선일보'는 일본의 이런 코로나 비상사태는 뒷전인 채 지난달 30일 일본 주재 특파원을 통해 왜곡과 조작적인 뉴스를 전파하기 바빴다. 조선 특파원은 한국은 백신 확보가 늦어 추석선물이나 될까 비아냥대면서 백신을 확보한 일본은 전 도심거리에 인파가 붐비고 느긋한 연말을 즐긴다는 기사다. 문 대통령까지 나서 백신의 안전성을 점검하면서 전 국민이 맞을 수 있는 5,500만 명분을 확보했다는 데도 말이다.

조선일보는 이날 기사에서 [백신 확보한 日 연말 풍경]이라는 제하로 "바다 건너 우리의 연말 소식은 여로모로 '정반대'다"라며 "우리 국민은 강압적 조치를 지금껏 준수해 왔고 연말에도 각종 자제령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재앙이 곧 물러간다'는 희망보단 '늑장 백신'의 허탈감을 안고 새해를 맞는다"라며 "누군가에겐 코로나 백신이 추석 선물이 될판이다. 내년 이맘때엔 보통의 연말연시를 누릴 수 있을까. 문득 불안해졌다"라고 비꼬았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한껏 추키고 있다. 이태동 특파원은 "일본 정부도 백신에 모든 걸 걸기로 한 듯하다. 총리는 '백신이 코로나 대책의 결정적 수단'이라며 백신을 통해 코로나를 극복하겠다고 했다. 총리는 2차 긴급 사태 선언에도 부정적인데 이런 판단 뒤엔 백신이 있다. 전 인구 접종을 내년 상반기 안에 끝낸다고 한다"라고 했다.

"도쿄 우에노역 인근 아메요코 시장에 몰려든 인파"라며 지난달 30일 조선일보가 특파원 기사에 첨부한 사진. 백신을 확보한 일본의 느긋한 연말을 강조했다. 일본 언론과 완전 반대 되는 내용이다.
"도쿄 우에노역 인근 아메요코 시장에 몰려든 인파"라며 지난달 30일 조선일보가 특파원 기사에 첨부한 사진. 백신을 확보한 일본의 느긋한 연말을 강조했다. 일본 언론과 완전 반대 되는 내용이다.
"도쿄 우에노역 인근 아메요코 시장에 몰려든 인파"라며 지난달 30일 조선일보가 특파원 기사에 첨부한 사진. 백신을 확보한 일본의 느긋한 연말을 강조했다. 일본 언론과 완전 반대 되는 내용이다.

조선일보의 이 기사를 링크한 박건식 MBC 시사교양국 PD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매체를 "증오(hate)로 무장한 조선일보의 가짜뉴스"라는 제목으로 통렬히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방역을 폄하하기 위해 조선일보가 전한 일본 상황과는 전혀 딴판인 일본 현지 언론들이 전한 일본 코로나 상황을 원문으로 옮기고는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은 4일 신년사에서 '불편부당의 저널리즘'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늘 언론으로서 할말은 해왔다"라고 주장했다"라며 "그런데, 증오(hate)에 기반한 가짜뉴스를 보도할 때가 적지 않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12월 30일 <백신 확보한 日 연말 풍경> 이태동 도쿄 특파원이 쓴 리포트. 연말을 맞아 일본 전역이 인파로 북적인다는 스케치다. 해석이 가관이다"라며 "(중략)일본은 백신 확보가 잘 돼, 연말에 일본시민들이 거리마다 북적이지만, 한국은 백신을 확보하지 못해 허탈하다는 것이다"라고 특파원의 기사 내용을 짚었다.

이어 "주사를 맞은 것이 아니라 백신을 확보만 상태인데도, 일본 국민들은 안심하고 연말 거리를 꽥 채우고 있다고 보도한 것"이라며 "조선일보는 1년전에도 일본이 소재, 부품 장비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하자 한국이 곧 망할 것처럼 보도했다"라고 지적했다.

또 "우리는 늘 언론으로서 할 말을 해왔다"라는 방상훈 사장의 엊그제 신년사를 꼬집었다. 박 PD는 "그러나, 우리는 기술자립을 앞당겼고, 일본 업체들이 수출감소로 곤혹스러워졌다"라며 "'할 말을 하는' 조선일보는 일체 사과하지 않았다. 조선일보의 '할 말'에 '사과'라는 단어는 없는 듯 하다"라고 했다.

박 PD는 조선의 보도와는 딴판인 지난달 일본 언론이 전한 일본 연말 상황을 고스란히 전했다. 그는 "(일본) 언론은 영국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들어온 점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라며 "28일에는 하타 유이치로 의원이 코로나로 숨져 일본이 발칵했다. 급기야 일본은 28일  외국인 입국을 1월말까지 전면금지하는 조치를 단행했다"라고 했다.

이어  "조선일보가 실은 우에노 아메요코 전통시장 인파 사진에 대해서도 연합뉴스 등은 부정적으로 보도했다"라며 "아메요코 전통시장을 사진으로 이용한 31일자 교토통신 기사를 보면 '도쿄 1337명 감염, 처음 4자리수, 최다 경신, 대도시 중심지 더욱 심각해져'라는 취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1월 2일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 지사 등은 일본 정부에 긴급사태 선언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스가 정권은 도쿄를 셧다운하는 긴급사태 시행을 선언하려 할 정도로 일본은 다급하다"라고 적었다.

또 일본 정부가 발표한 코로나 위급 상황을 전했다. 그는 "1월 5일 일본 정부의 코로나 감염대책 분과회는 '감염 폭발(爆発的感染拡大)에 상당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라며 "산발적 감염자 발생(1단계 )=> 감염자의 점증(2단계) => 감염자 급증(3단계)를 넘어서 <폭발적인 감염 확대> 단계인 4단계(Stage 4)에 진입했다는 것이다"이라고 했다.

박 PD는 "일본 언론은 2일 대학교 릴레이 마라톤 대회인 ‘하코네 역전마라톤(箱根駅伝)’ 을 보려는 구름인파가 몰리자 주최측과 방역당국의 안일한 대처를 비판하는 보도를 대거 내보냈다"라며 "관람자제를 요청하는 TV의 자막이 인기 검색어에 올랐을까? 조선일보가 다뤘다면, <백신확보에 자신감 얻은 일본 국민, 마라톤 보기 위해 구름인파...반면 한국은?>이라는 취지로 쓰지 않았을까?"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할 말을하는 언론'의 핵심은 오보를 알았을 때, 사과하는 용기를 가진 언론일 것이다"라며 다시 한번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언행불일치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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