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방송, 폭설 내리는데 정치방송과 예능방송 일색이었다" 주장은 '허위사실'로 판명
편성표만 보고 "교통방송 긴급편성 안했다"고 한 이혜훈 "고통방송, 국민 염장 제대로 질렀다" 원색비난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세계일보' '아시아경제' '서울경제' 등은 팩트체크도 없이 그대로 '복붙'
교통방송 "정정보도 요청한다. 안 하면 법적대응", 국민의힘은 '김어준 뉴스공장' 폐지공약 내며 '언론탄압' 파문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TBS 편성표를 보면, 어제밤부터 출근길 혼란이 극에 달한 오늘 아침까지 긴급 편성 되어야 마땅한 교통방송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온통 정치방송과 예능방송 일색이었다'는 이혜훈 전 미래통합당 (현 국민의힘) 의원의 글은 명백한 허위사실임을 알려드립니다." (TBS교통방송 7일 입장문 중)
"TBS교통방송이 폭설로 인한 교통혼잡에도 교통방송을 긴급편성하지 않고, 정치방송과 예능방송만 했다"는 이혜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의 허위주장을 검증 없이 그대로 받아쓴 여러 언론사들이 구설수에 올랐다. 교통방송 측은 강한 유감을 표하며, 즉각적인 정정보도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혜훈 전 의원은 7일 <교통방송인가? 고통방송인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교통방송 홈페이지에 올라온 편성표만을 보고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어제처럼 폭설로 서울시내 전역이 주차장을 방불케하고 천만 서울시민의 발이 묶여 분통을 터뜨리는 상황에서는 TBS는 긴급편성으로 청취자들에게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했어야 한다"며 "그런데 TBS 편성표를 보면, 어제밤부터 출근길 혼란이 극에 달한 오늘 아침까지 긴급편성되어야 마땅한 교통방송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온통 정치방송과 예능방송 일색이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제설 대응에 실패한 서정협 권한대행의 잘못을 효과적으로 잘 가려주긴 했지만, '고통' 주는 TBS에 아까운 세금내는 국민들 염장은 제대로 질렀다"고 목소릴 높였다. 또한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유선영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를 교통방송 신임 이사장(임기 3년)으로 임명한 데 대해서도 "정치편향 끝판왕 인사를 임명했다"며 "사과해도 모자랄 판국에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도 비난했다.
"교통방송이 폭설 내리는 와중에도 '정치방송'과 '예능방송'만 했다"는 이혜훈 전 의원의 글을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이 아무 검증도 하지 않고 "따옴표" 표시를 하며 그대로 받아썼다. 제목들도 '복붙(복사+붙여넣기)' 한 듯 거의 똑같다. 당시 어떻게 방송이 진행됐는지 찾아보는 과정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혜훈 "교통방송인가? 고통방송인가?.. TBS, 폭설에도 정치방송" (조선일보)
이혜훈 "폭설에도 TBS는 온통 정치 '고통'방송인가?".. tbs 측 "특집방송 했다" (동아일보)
이혜훈 "폭설인데 정치·예능 방송만..TBS에 세금 내는 국민들 염장" (세계일보)
이혜훈 "폭설에 제설 대신 정치..TBS '고통방송'이냐" (이데일리)
이혜훈 "TBS는 '고통방송'?..폭설인데 온통 정치·예능방송" (헤럴드경제)
이혜훈 "TBS는 '고통방송'인가..국민 염장 제대로 질러" (아시아경제)
이혜훈 "폭설에도 TBS는 온통 정치…교통방송에 고통스러웠다" (매일신문)
이혜훈 "TBS, 교통 아닌 '고통' 방송이냐.. 폭설에도 정치·예능 일색" (서울경제)
이혜훈 "교통방송인가? 고통방송인가?..폭설에도 정치·예능 방송" (데일리안)
"폭설에도 TBS는 온통 정치, '고통'방송 인가?".."눈부터 치워라" (중앙일보)
폭설로 난린데 TBS는 정치방송?..野 "교통 아닌 고통방송" (한국경제)
野 서울시장 주자들 "TBS, 교통방송인가 고통방송인가" (뉴스1)
[종합]"교통방송인가 고통방송인가" 'TBS 때리기' 나선 野 서울시장 후보들 (아시아경제)
이같은 받아쓰기+복붙 언론보도들에 대해 교통방송은 입장문을 통해 "어제 저녁(6일) 8시부터 (7일)새벽 3시까지, 오늘 아침 5시부터 7시까지 <대설 특집 방송>을 긴급 편성해 기상정보와 교통정보, 청취자 교통 제보 문자를 전하고 제설 담당자, 기상통보관, 길 위에 발이 묶인 시민 인터뷰 등을 발 빠르게 연결해 큰 호응을 얻었다"라고 반박했다. 또 "7일 오전 7~9시 <김어준의 뉴스공장> 시간에도 서울시내 교통상황을 계속해서 전달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이혜훈 전 의원의 주장을 '황당한 허위사실'이라고 지적한 뒤, "서울경제를 비롯해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 주요 언론사들은 최소한의 사실 관계 확인 없이 이러한 허위 사실을 그대로 기사화해 확대 재생산했다. 이에 이혜훈 전 의원과 해당 언론사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즉각적인 정정보도를 요청한다"고 전했다. 나아가 해당 언론사들에 대해 정정보도를 하지 않을 경우 "법적 책임 또한 강하게 물을 방침"이라고 경고했다.
교통방송 측은 증거사진으로 청취자의 실시간 제보 문자, 7일 새벽 대설 특집 방송 종료직전 교통방송 제작진의 모습, 특집방송에 활용한 CCTV 화면 및 전자지도 등을 첨부했다.
실제로 교통정보 등을 제공했는지, 당시 방송을 찾아봤다. 6일 오후 8시에 방송된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를 들어보면, 당시 대타로 방송을 진행했던 가수 이한철 씨는 교통 리포터를 수시로 연결했으며, 실시간 교통정보를 전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금만 찾아봐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사실임에도 전혀 팩트체크조차 하지 않고, 그대로 '복붙'해서 올리는 언론들이 스스로의 신뢰를 얼마나 깎아먹고 있는지 제대로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하겠다. 왜 '가짜뉴스'가 그토록 날뛰는지를, 신뢰도가 '전세계 꼴찌'인지를 언론이 몸소 또 증명하고 있는 꼴이다.
한편, 이혜훈 전 의원의 경우 지난달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제가 무주택자에, 지금 실직자"라며 "집주인에게 전화가 오는 날은 밥이 안 넘어갔다"라고 토로했었다. 그런데 정작 실제로는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26억원대 전세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데다, 배우자 명의로 총 8억원 규모의 성동구 상가 3채를 신고하기까지 했다. 지난해 공개된 그의 신고재산은 무려 61억원에 달할 정도로, 꽤 풍족한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집을 몇 채 사고도 남을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집 없는 설움'을 토로하며 가난한 서민 코스프레를 했으니 듣는 사람 입장에선 코웃음도 안 날 지경이었다. 이 전 의원은 서초구갑 지역구에서 3선 의원을 지냈다가 지난 총선에선 해당 지역구에서 '컷오프' 당한 바 있다. 이후 동대문을 지역구에 공천을 받아 출마했으나,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밀려 낙선했다.
이혜훈 전 의원이 속한 국민의힘에선 교통방송에서 진행했던 유튜브 구독자 100만 만들기 프로젝트인 '#1합시다' 캠페인에 대해 사전선거운동이라고 강변하며, 홍보 영상에 출연한 김어준 총수, 배우 김규리 씨, 주진우 기자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넣는 황당함까지 보여주는 중이다.
아울러 당 차원에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공약으로 부동의 청취율 1위 프로인 <김어준의 뉴스공장> 폐지와 함께, 교통방송의 시사보도 기능을 모두 폐지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아 언론탄압' 파문까지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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