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피선거권 자체를 박탈하고도 남음이 넘치는 수준에 서울시장과 대권이라니"

"13건 불기소처분한 서초검찰당..그냥 악어와 악어새, 한 우물"
"이런 정도 수준이면 서울시민과 국민을 개돼지로 생각하는 거라 봐야 한다"

[정현숙 기자]= 검찰이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과 관련한 고발 사건 13건을 모조리 불기소처분한 가운데 나 전 의원은 내일(13일) 올해 4월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대권 도전설'과 '서울시장 출마설'이 떠돌던 것이 기정사실로 드러났다.

지난 6일 TV조선 아내의 맛에 출연한 나경원 전 의원
지난 6일 TV조선 아내의 맛에 출연한 나경원 전 의원

지난 2011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맞서 출마했다 패배한 지 10년 만의 재도전이다.  나 전 의원은 12일 언론에 “내일 서울시장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히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17∼20대 국회의원을 지낸 나 전 의원은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에 출마해 판사 출신인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낙선했다.

검찰은 앞서 나 전 의원 아들과 딸의 부당 특혜 입시 비리와 성적 비리 의혹,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단법인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 등과 관련된 고발 사건 13건을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또한 지난 6일 나 전 의원과 아버지 나채성 씨가 받는 업무상 배임 혐의까지 모조리 최종 불기소 처분했다.

지난 2019년11월 시민단체 민생경제연구소 등은 나 전 의원이 홍신학원 이사장인 나채성씨와 여동생 유치원에 건물을 싼값에 빌려줬다고 검찰에 고발했다. 법인에 거액의 손해를 끼쳤다는 내용이다. 나 전 의원의 아버지 나채성 씨는 공군 전투조종사 출신으로 유치원 및 화곡고등학교 등을 소유한 학교법인 홍신학원 이사장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22일 ‘고위공직자 불기소 결정문 공개법’을 대표 발의한 이탄희 민주당 의원은 검찰이 나 전 의원을 건건이 불기소 처분하는 것을 두고 검찰이 내린 나 전 의원의 불기소 결정문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나경원 전 의원의 불기소장을 국민들이 볼 수 있어야 한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국회의원과 장관, 판검사 등 고위공직자가 피의자인 사건은 원칙적으로 불기소결정문을 공개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이다. 검찰은 그동안 수사기밀이나 피의자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불기소 결정문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국민의 관심이 쏠린 공적 사건이나 전관예우, 판·검사의 제 식구 감싸기 등의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라도 검찰이 왜 불기소 결정을 했는지 사유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웠다”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검찰의 건건이 불기소 처분에 이어 최근 나 전 의원은 TV조선 '아내의 맛'에 출연해 이미지 쇄신을 톡톡히 했다. 아버지 나채성 씨와 배우자인 김재호 서울고법 부장판사, 딸 유나 씨 등 가족과 집안을 공개했다. 하지만 불리한 경우에는 '주어 없이 빠져 나간다'는 평소 이미지와는 다른 분위기가 방송에 연출되면서 사전선거운동의 일환으로 비판받고 있다.

검찰이 나 전 의원에게 외피상 면죄부를 부여하면서 '봐라 나는 죄 없다'는 듯이 방송에 출연하는 등 정치 행보에 탄력이 붙었지만 여론은 전혀 수긍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의 봐주기 선택적 불기소라는 따가운 지적이 나온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서울법대 '검판 카르텔'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김진애 의원은 SNS에서 "극보수언론이 띄워주는 인물들의 태도와 내공을 의심해볼 만 하다"라며 "출마 앞두고 인물 예능에 출연하는 정치인들, 자문해보십시오. 자신이 없는 겁니까? 세탁이 필요한 겁니까? 특혜를 누리겠다는 겁니까?서울시장을 '아내의 맛'으로 하겠다는 겁니까?"라고 일침했다.

12일 같은 프로그램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출연 예정이 되어 있다. 이에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은 11일 "아무리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아직 경선이 끝나지 않은 두 당의 특정 후보를 조명해준 것은 명백히 선거에 개입한 것"이라며 "TV조선이 공정성을 잃었다"라고 비판했다.

우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우 의원은 "만약 이 두 분이 유력한 여야의 서울시장 후보가 아니었다면 이 마당에 출연을 시켰겠나"라며 "이건 누가 봐도 눈에 보이는 것이다. 정도가 심한 게, 선거가 목전에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전 의원과 향후 박영선 장관이 출연해도 '정치적 이익은 나 전 의원이 훨씬 클 것'이라는 전문가의 견해가 나왔다.

한동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주재원 교수는 “방송사의 기계적 중립이 의도된 방송”이라며 “박영선 장관은 MBC 방송 언론인 출신이며 메인뉴스 앵커 자리를 수행했던 사람이다. 그의 방송 출연은 대중에게 신선하지 않다. 반면 나 전 의원의 경우 이번 ‘아내의 맛’ 출연으로 그에게 덧씌워진 기존의 차가운 이미지를 완화해준 측면이 분명히 있다. 그 효과는 박 장관과 비교도 안 될 만큼 크다고 볼 수 있다”라고 풀이했다.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이어 종편 방송은 물론 언론도 합세해 나경원 전 의원을 포장해 준다는 지적이 제기 된다. 지난 6일 [장애 딸 공개한 나경원 "딸교육 '꿈 깨'라던 교장 모욕적"] 중앙일보 지난 6일 보도가 그렇다. 방송을 객관적을 보도했다고 했지만 나 전 의원을 한껏 치켜 세우는 내용이다.

SNS 갈무리
SNS 갈무리

중앙일보는 "나 전 의원은 '처음 장애를 가진 아이를 낳았을 때는 막막했다. 잘 클 수 있을까 했고,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몰라서 힘들었다'며 '딸이 최근 취업 사관 학교를 1년 다녔다. 워드 자격증 등 자격증을 딸 때도 신청부터 혼자 다 했다. 졸업할 때 자격증을 3개 땄다'고 밝혔다"라고 했다.

이어 "나 전 의원은 또 딸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사립학교를 찾았던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교장이 내게 '꿈 깨라며 장애 아이를 가르친다고 보통 애들처럼 되는 줄 아냐'고 묻더라. 인생에서 가장 모욕적인 순간이었다고 밝혔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나 전 의원에 대한 국민 면죄부는 없었다. 이날 중앙일보 홈페이지에 올라온 기사에 중앙일보 구독자들의 호의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다음과 같은 네티즌의 댓글이 큰 반향을 불러왔다.

ybhd**** / 홍신학원 사학비리는 알만한 사람 다 압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하려다 국감 때 문제 생길까 봐 회계장부 불태웠으니 말 다 했죠.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요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웅둥학원은 회계장부를 내놓아도 조작으로 구속되었는데요. 회계장부를 불태웠으니 말 다 한 거죠. 어차피 777억 금융사기범 윤석열 검찰청장 사기를 무혐의 처리한 게 나경원 남편 김재호 부장판사이고, 나경원 입시, 홍신학원, 부동산 불법투기 검찰청장 윤석열이 무혐의 처리 해서 기소가 안 되는데요. 법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들. 회계장부 불태운 건 일도 아니죠. 

'이투데이' 편집부국장을 역임한 피치원미디어그룹 김광일 CEO는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한 13건 고발 검찰의 불기소 처분과 지난달부터 떠돌았던 나 전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설과 대권 도전설을 두고 페이스북을 통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13건 모두 불기소처분되신 분. 이분은 면책특권과 방패막, 혹은 방탄막이 돼주는 감투를 갖지 않으면 견딜수 없는 속성을 가지신 듯해 보인다"라며 "이미 지난 총선에서 지역주민의 민심을 얻지 못하고 금배지조차 낙마하신 분이 무슨 놈의 서울시장과 대권이라니, 참 기도 안 차는 노릇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 고위층 자리와 권력이 주어지는 자리는 기득권과 적폐세력들이 평생 저지른 불법과 비리, 은밀한 내막을 막아주는, 그래서 말년과 직장생활 노년을 안전하게 보내는 방탄막 같은 영역이라는 사실이 이런 허무맹랑한 자화자찬성 기사를 통해 확인되고 있는 거다"라고 했다.

이어 "이런 정도 수준이면 정말 서울시민과 국민을 개돼지로 생각하는 거라 봐야 한다"라며 "정말 보면 볼수록 개차반이다. 그가 저지른 국회법 위반 등등 수많은 죄를 제대로 수사하고 재단했다면 그는 이미 피선거권 자체를 박탈하고도 남음이 넘치는 수준인 거다. 선진국 같으면 말이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13건 모두를 불기소처분한 서초검찰당과 이런 류의 인식이 일맥상통하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닌 거다. 그냥 악어와 악어새, 한 우물인 거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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