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석 前 목포MBC 사장 방통심의위원 추천 파장, 쏟아지는 반발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명박 나팔수' 김재철 사장 시절 MBC 보도국장, MBC 신뢰도는 불과 2년만에 3분의 1수준으로 '대폭락' 
수많은 구성원들 부당해고 및 징계, "이장석, 선·후배와 동료들 내쫓기고 핍박받는 동안에도 ‘꽃길’ 걸었던 인사"
"촛불 앞에 세월호 진상규명 약속했던,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의 추천에 의한 것이라니 말문 막혀"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세월호 참사 당시 경영자로서 보도국에 드나들던 사람이 방송통신심의워원으로 선임되어서는 안됩니다. 언론의 독립성에 대한 고민이 없는 사람입니다. 추천이 철회되어야합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13일 페이스북)

이명박 정권 시절, KBS와 MBC가 완전히 정권에 장악되며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톡톡히 했다. MBC를 추락시키던 김 전 사장에 파업으로 맞섰던 일선 기자나 PD들이 무더기로 해직되거나 보도 업무에서 배제되었다.  / ⓒ 산업방송 채널i
이명박 정권 시절, KBS와 MBC가 완전히 정권에 장악되며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톡톡히 했다. MBC를 추락시키던 김 전 사장에 파업으로 맞섰던 일선 기자나 PD들이 무더기로 해직되거나 보도 업무에서 배제되었다. / ⓒ 산업방송 채널i

이명박 정권 당시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충실히 하며 MBC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던 김재철 전 MBC 사장. MBC를 추락시키던 김 전 사장에 파업으로 맞섰던 일선 기자나 PD들이 무더기로 해직되거나 보도 업무에서 배제되었다. 김재철 당시 사장은 2010년 사장으로 임명된 뒤, 이근행 PD를 시작으로 마구잡이로 해고를 일삼았다. 김재철 사장 재임시절 부당해고를 당한 주요 인물들로는 최승호 전 MBC 사장, 박성제 현 MBC 사장,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 故 이용마 기자 등이 있다. 

김재철 전 사장이 재임한 3년의 기간 동안 MBC는 급속도로 추락했다. 지난 2012년 10월 <시사인>이 발표한 '가장 신뢰하는 여론매체'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MBC라고 답한 비율은 6.9%에 불과했다. 지난 2010년 조사에선 "MBC를 가장 신뢰한다"고 답한 비율이 18.0%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불과 2년만에 거의 3분의 1토막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렇게 신뢰도가 떨어진 데는 '정권 나팔수'가 된 것도 문제였지만, 황당한 오보들도 쏟아졌기 때문이다. 2012년 10월에는 당시 김근태 새누리당 의원의 1심 당선무효형 소식을 전하면서, 정작 자료화면으로 내보낸 사진은 故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사진이었던 것이다. 故 김근태 전 장관의 경우 민주화운동의 대부격인 유명 정치인이다. 아무리 동명이인이라고 하더라도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었으며, 고인을 두 번 죽이는 꼴이었다. 

김재철 사장 재임시기, MBC는 급속도로 추락했다. 불과 2년 만에 "MBC를 가장 신뢰한다"고 답한 비율이 거의 3분의 1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황당한 오보도 쏟아졌는데, 대표적으로는 2012년 10월 당시 김근태 새누리당 의원의 1심 당선무효형 소식을 전하면서, 정작 자료화면으로 내보냈던 사진은 故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사진이었던 것이다. / ⓒ MBC
김재철 사장 재임시기, MBC는 급속도로 추락했다. 불과 2년 만에 "MBC를 가장 신뢰한다"고 답한 비율이 거의 3분의 1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황당한 오보도 쏟아졌는데, 대표적으로는 2012년 10월 당시 김근태 새누리당 의원의 1심 당선무효형 소식을 전하면서, 정작 자료화면으로 내보냈던 사진은 故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사진이었던 것이다. / ⓒ MBC
김재철 사장이 물러난 이후에도 MBC는 "알통 굵기가 정치신념을 좌우한다"느니 "비오는 날은 '소시지 빵'이 잘 팔린다"느니 이런 황당한 보도들이 메인뉴스 시간에 버젓이 나오곤 했었다. MBC는 박근혜 정권에서도 매일같이 '관제방송' 소리를 들으며 비난받았다. / ⓒ MBC
김재철 사장이 물러난 이후에도 MBC는 "알통 굵기가 정치신념을 좌우한다"느니 "비오는 날은 '소시지 빵'이 잘 팔린다"느니 이런 황당한 보도들이 메인뉴스 시간에 버젓이 나오곤 했었다. MBC는 박근혜 정권에서도 매일같이 '관제방송' 소리를 들으며 비난받았다. / ⓒ MBC

이후엔 "알통 굵기가 정치신념을 좌우한다"느니 "비오는 날은 '소시지 빵'이 잘 팔린다"느니 이런 황당한 보도들이 메인뉴스 시간에 버젓이 나오곤 했었다. MBC는 박근혜 정권에서도 매일같이 '관제방송' 소리를 들으며 비난받았다. 세월호 '전원구조'라는 역사상 초대형 오보를 냈던 것도 바로 MBC였다. 게다가 당일 특집 저녁 뉴스에서는 세월호 피해자의 보험 수령액에 대한 리포팅을 내며 시민들의 거센 공분을 샀다. 

그 MBC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김재철 전 사장은 곧바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에 입당, 사천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하기도 했었다. 그는 사천시에 '박정희 고등학교'를 설립하겠다며 노골적인 '박정희 마케팅'을 해 빈축을 샀다. 그는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도 새누리당에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신청했고, 지난해 총선에서도 미래한국당(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에 역시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 신청을 했다. 

그런 김재철 전 사장의 최측근이었던 인사를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5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에 내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파문이 거세지고 있다. 박 의장이 추천한 이장석 전 목포MBC 사장은 김재철 사장 재임 시절 보도국장을 지낸 바 있으며, 2014년 3월부터는 목포MBC 사장을 지낸 바 있다. 

그는 박병석 의장의 대전고등학교 후배이기도 한데, 아마도 그런 인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병석 의장이 대놓고 이명박근혜 세력이 부역했던 언론인을 요직에 앉히려는 노골적인 시도로 읽힌다. 이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내 '원로'라고 불리는 정치인들 중 얼마나 '사쿠라' '내부총질' 세력이 여전히 자리잡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겠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5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에 이장석 전 목포MBC 사장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지며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전 사장은 김재철 사장 재임 시절 보도국장을 지낸 바 있으며, 2014년 3월부터는 목포MBC 사장을 지낸 바 있다. 김재철 사장 시절 MBC는 이명박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충실히 하며, MBC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 ⓒ 연합뉴스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5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에 이장석 전 목포MBC 사장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지며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전 사장은 김재철 사장 재임 시절 보도국장을 지낸 바 있으며, 2014년 3월부터는 목포MBC 사장을 지낸 바 있다. 김재철 사장 시절 MBC는 이명박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충실히 하며, MBC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 ⓒ 연합뉴스

대통령 다음인 국가 의전서열 2위라는 막중한 자리에 앉혀놓았더니, 얼마나 대놓고 적폐행위를 하고 있는 셈이다. <중앙일보> 출신인 박 의장이 시대의 과제인 언론개혁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아니고서야 이런 행위를 할 리 없을 것이다. 가뜩이나 의장으로 나서는, 국민의힘이 대놓고 룰을 어기고 반칙하는 상황임에도 '협치' 운운하며 그들의 길을 열어주곤 했는데 이번에도 또다시 그들 세력과 '야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셈이다.

이와 관련, 언론노조 MBC본부는 12일 성명을 통해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이장석이 누구인가. MB의 낙하산 김재철이 사장으로 내려와서 처음으로 임명한 보도국장이었고, 공영방송 MBC를 지키기 위해 수많은 선·후배, 동료들이 내쫓기고 핍박을 받는 동안에도 요직을 거치며 ‘꽃길’을 걸었던 인사였다."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과연 그가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심사하고 평가하는 막중한 책임과 권한을 맡을 자격이 있는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릴 높였다. 그러면서 이장석 전 사장이 철저한 '이명박의 나팔수'에 앞장섰던 인사임을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이장석이 시사프로그램인 ‘뉴스후’의 부장으로 있는 동안, ‘뉴스후’는 프로그램 이름이 바뀌고, 시청률 사각 시간대로 내몰렸다. MBC 시사보도가 제 역할을 빼앗기고, MBC의 공정성과 경쟁력이 악화되는 시발점이었다. 맡았던 프로그램은 만신창이가 됐는데, 그는 보도국의 수장으로 영전하였다. 그가 보도국장으로 있는 동안 <뉴스데스크>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충실한 검증과 총리실 민간인 사찰 같은 정권에 불리한 이슈에 철저히 침묵했다. “(민간인 사찰 보도는) <PD수첩>이 했는데 우리까지 해야겠느냐”는 게 그의 항변(?)이었지만, 대통령 신년 좌담회는 타사가 주도했는데도 MBC까지 나서서 생중계했다. 공영방송 MBC가 ‘MB 홍보방송’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한 게 바로 이 무렵이었고, 공정방송을 위한 170일 파업의 불씨가 당겨진 것도 이때부터였다."

이명박 정권 시절, KBS와 MBC가 완전히 정권에 장악되며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톡톡히 했다. 방송장악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던 기자나 PD들은 내몰려야 했다. 이런 기조는 박근혜 정권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 ⓒ 노컷뉴스
이명박 정권 시절, KBS와 MBC가 완전히 정권에 장악되며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톡톡히 했다. 방송장악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던 기자나 PD들은 내몰려야 했다. 이런 기조는 박근혜 정권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 ⓒ 노컷뉴스

또한 "2014년 조합 집행부가 해고 무효 소송에서 승소했는데도, 당시 회사는 억지 논리로 법원 판결을 반박하는 보도 자료를 내고 해직자의 복귀도 막아섰다"며 "이때 경영기획본부장으로 회사의 경영과 대외 업무를 총괄하고 있던 자가 이장석이다. 정권이 노골적으로 방송을 장악하고 언론 노동자를 탄압하던 그 엄혹한 시절에도 그는 승승장구했다"라며 박근혜 정권에서도 내내 승승장구했음을 꼬집었다.

언론노조 목포MBC지부도 같은 날 성명에서 "어이가 없다"라며 충격적인 폭로를 했다. 2014년 3월 이장석 전 사장이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었다. 

"이장석 사장이 목포MBC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 경영자는 뉴스에 개입하지 않고, 일반 시청자처럼 TV로 전해지는 뉴스를 시청한 뒤 내용을 알게 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도 보도국장실까지 직접 행차해 보도국장 컴퓨터에 앉아 보도부에서 본사로 송고했던 기사 면면을 살폈던 그의 모습, 당시 보도책임자 보도제작국장이 불쾌감에 국장실을 박차고 나왔던 모습을 목포MBC 구성원은 아직도 기억한다. 경영자의 난입에 가까운 돌출행동은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다시없던 유일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본사요직을 두루 거치며 방송민주화에 역행했던 화려한 전력은 언급하기도 입 아프다."

김재철 전 사장 재임 이후로 망가진 MBC의 최악 오보사례는 누가 뭐래도, '세월호 전원구조' 오보다. 당시 현장에 있던 목포MBC 기자들이 구조된 단원고 학생들로부터 '전원 구조' 보도가 오보라고 알렸지만, MBC 측에선 이를 묵살했다. MBC의 '전원구조' 오보를 시작으로 방송사들이 똑같은 오보들을 쏟아냈다. / ⓒ MBC, 민언련
김재철 전 사장 재임 이후로 망가진 MBC의 최악 오보사례는 누가 뭐래도, '세월호 전원구조' 오보다. 당시 현장에 있던 목포MBC 기자들이 구조된 단원고 학생들로부터 '전원 구조' 보도가 오보라고 알렸지만, MBC 측에선 이를 묵살했다. MBC의 '전원구조' 오보를 시작으로 방송사들이 똑같은 오보들을 쏟아냈다. / ⓒ MBC, 민언련

목포MBC 소속 기자들은 세월호 침몰 당시 현장에 나가 있었다. 당시 목포MBC 기자들이 구조된 단원고 학생들로부터 '전원 구조' 보도가 오보라고 알렸지만, MBC 측에선 이를 묵살했다. MBC의 '전원구조' 오보를 시작으로 방송사들이 똑같은 오보들을 쏟아냈다. 언론은 정부가 오락가락 발표하는 구조자 숫자를 그대로 받아썼다.

목포MBC지부는 "더욱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과거 정권의 실정에 분노하고, 촛불 앞에 진상규명을 약속했던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의 추천에 의한 것이라니 말문이 막힌다."라며 박병석 의장을 향해 "공정방송을 방해하는 세력에 편승했던 인물을 서슴지 않고 내정할 만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간단한 자리인가. 아니면 세간의 소문처럼 학연 등 개인적인 관계를 앞세울 만큼 사사로운 자리냐"라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과반 의석을 가진 집권 여당은 어째서 입을 닫고 있느냐”며 “단순히 내정을 철회하는 것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공정방송에 대해 한없이 가벼운 철학을 내비친 국회의장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우선”이라고 거듭 꾸짖었다.

세월호 '전원구조'라는 역사상 초대형 오보를 냈던 것도 바로 MBC였다. 게다가 당일 특집 저녁 뉴스에서는 세월호 피해자의 보험 수령액에 대한 리포팅을 내며 시민들의 거센 공분을 샀다. / ⓒ MBC
세월호 '전원구조'라는 역사상 초대형 오보를 냈던 것도 바로 MBC였다. 게다가 당일 특집 저녁 뉴스에서는 세월호 피해자의 보험 수령액에 대한 리포팅을 내며 시민들의 거센 공분을 샀다. / ⓒ MBC

언론노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지부도 13일 성명을 내 “이장석씨는 MB의 낙하산 김재철 사장이 처음으로 임명한 MBC 보도국장 출신으로 선·후배, 동료들이 내쫓기고 핍박을 받는 동안 요직을 거친 자로 4대강 사업, 총리실 민간인 사찰 같은 정권에 불리한 이슈에 철저하게 침묵했으며, 언론노동자를 탄압한 전력이 있다”며 “도대체 무슨 이유로 박병석 국회의장이 MB가 임명한 첫 보도국장 출신인 이장석씨를 방송통신심의위원, 그것도 부위원장으로 추천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꾸짖었다.

특히 "항간에 떠도는 대전고등학교 후배라는 이유로 추천되었다는 소문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심의위원은 그렇게 가벼운 자리가 아니다"라고 박 의장을 꾸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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