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초비상상태가 더 엄중해지는 상황에서 우리만 오히려 방역조처들을 완화한다고 한다. 거리두기 단계를 2주 더 연장하고 ‘5인 이상 모임 금지’와 ‘밤 9시 이후 영업제한’ 조치도 계속 시행하지만 “헬스클럽, 학원, 노래연습장 등 문을 닫아야 했던 다중이용시설은 엄격한 방역수칙을 적용하는 조건으로 운영이 재개된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쯤 되면 더 이상 “K방역은 실패작”이라고 아우성치는 제살 깎아먹기식 저주의 굿판은 그만 거두었으면 좋겠다. 정 거두기가 싫다면 잠시 멈추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그나마 눈치 빠른 일부 언론은 “연일 ‘기적’ 쓰는 대한민국”이라며 비로소 ‘진실보도’를 하고 있다. 그리고는 공을 국민의 희생과 인내에 돌리고 있다.

K방역의 성공은 국민의 희생과 인내 덕분이라는 평가는 100% 맞는 말이다. 나 역시 (비록 나 살기 위해서지만) 마스크 착용의 불편,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나누는 우정을 포기해야 하는 아쉬움, 노래방에 가서 시원하게 한 곡 뽑지 못하는 답답함, YMCA 수영장에서 다지던 건강을 챙기지 못하는 불안감 등으로 K방역에 크게 한 몫 했다는 자부심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이제쯤이면 나처럼 자기 살기 위해  K방역에 이바지한 일반 국민들 말고 그중에서도 K방역을 성공시켜 남을 살려야겠다는 일념으로 자기를 희생한 사람들에게도 아낌없는 칭찬을 퍼붓자.

K방역이 현장에서 매일매일 실패하고 있다는 (경향신문에서 그렇게 제목을 단) 편지를 총리에게 쓴 간호사와 의사들에게, 온갖 험한 욕을 먹고 위협을 당하면서도 제 할 일을 다 한 이름없는 역학조사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그들의 희생을 보상해 주자.

희생을 자청한 것은 아니지만 어쩔 도리 없이 희생하면서 방역에 이바지한 식당 주인, 노래방 주인, 헬스장 주인들에게도, 그들의 억울함과 분노만 부추기지 말고, 위로하고 연대하는 마음을 전해 방역 전선을 더 굳건히 하자.

구태여 정부 당국자들에 대한 인정과 칭찬을 아까워 할 이유도 없지 않은가. 방역의 이니셔티브를 쥐고 K방역의 성공을 이끌고 있는 것은 결국 이들 아닌가. 우산장수, 짚신장수 두 아들 뿐 아니라 모든 일에 불평만 늘어놓는 셋째아들까지 둔 어미의 심정으로 불철주야 죽을 힘을 다 하고 있는 것이 번연히 눈에 보이지 않는가.

이들을 아낌없이 칭찬하고 고마워하는 일이야말로 결국 우리 스스로의 자부심을 높이는 일이 아니겠는가.

그저 이들이 제 할 일을 할 뿐 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심지어 그마저도 잘 못하고 있다고 폄훼한다면 얼마나 억울한 일이며 스스로를 욕 보이는 일인가.

그 대신 틈만 나면 K방역을 헐뜯고 위기를 조장하는 언론, 정치세력, 종교세력에게는 혹독한 비난을 퍼붓자. 천박한 법논리로 이들을 비호하는 듯한 일부 판사들에게도 아낌없는 경멸을 표하자.

6.25 같은 전쟁통에도, IMF사태 같은 난리통에도 끊임없이 동지를 배신하며 자기 잇속을 챙기는 자들이 있었다고 한다.

내가 비록 6.25는 겪어보지 못했지만 내가 직접 겪은 IMF사태 때의 외국 자본의 침략이 지금의 코로나 바이러스만큼 독하고 절망스럽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그 때의 우리는 속절없이 후진국의 나락에 떨어졌고 지금은 오히려 선진국 대접을 받고 있는지, 그 이유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지금도 내부의 적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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