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시대 D-1.

유난히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미국 대선 열차가 드디어 종착역에 도착하기 직전이다. 이번 미 대선은 선거전 초반부터 바이든 당선인과 트럼프 대통령 간 워낙 치열한 각축전을 펼친 탓에 선거 불복에 대한 우려감이 컸다.

불안한 예감은 반드시 실현된다고 했던가? 바이든 당선인이 승세를 굳혀가자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 선거를 주장하며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승리라는 억지논리를 전개하며 극렬 지지층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결국 트럼프의 무리수는 자충수가 됐다. 지난 6일(현지 시간) 트럼프의 불복 연설을 들은 과격 시위대는 폭도로 돌변해 미국 의회에 난입해 사상자가 발생하는 불상사가 터졌다. 전 세계는 이 광경을 생중계로 지켜봤고, 미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자존심과 국격은 한 순간에 추락했다.

결국 미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했다. 미 하원의 현직 대통령에 대한 임기 중 두 차례의 탄핵 의결은 사상 초유의 사태다. 트럼프의 불복과 비상식적인 행태에 대한 미국민의 분노가 담겨 있는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아직도 자신의 잘못과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이 아닌 별도의 장소에서 이임식을 갖고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을 축하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선 불복의 극치를 보여주는 치졸한 행위라고 지탄받아 마땅하다.

미국의 민심은 이미 두동강났다. 아직도 트럼프의 극렬 지지층은 바이든 당선인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 마디로 미국은 ‘분열’의 땅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옹졸함을 탓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이제는 바이든 당선인의 몫이다.

바이든 당선인도 이를 의식한 듯 이번 반쪽짜리 취임식에서 ‘단합’을 호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옳은 행동이다. 반쪽으로 분열된 미국 국론을 단합시켜야 할 책임이 바이든 당선인에게 있다. 국민이 두동강 났는데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단합이 먼저다.

원래 미국에서 선거는 축제 그 자체였다. 선거 과정에서 상처를 입었어도 결과에 승복하고 새로운 시대를 축하하는 아름다운 축제였다. 민주주의가 미숙한 국가들은 미국의 선거를 지켜보면서 우리는 언제나 저렇게 멋진 모습을 갖게 될까?하는 부러움이 있었다.

이제 하루 남은 바이든 미국 신임 대통령의 취임식이 미국 민주주의의 아름다운 축제로 복원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해본다. 바이든 당선인이 제일 먼저 해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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