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 “그런 저주의 언어로 어찌 도탄에 빠진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겠느냐"

文대통령 "이명박근혜 사면은 없다"에, 주호영 "文도 전직 대통령이 되면 본인이 사면의 대상이 될지도" 발언 파장
국민의힘 정권이라도 잡으면 '없는 죄라도 뒤집어씌워' 文대통령 감옥 보내겠다? 과거 김성태도 '전절' 발언으로 파장
"늘 공작을 일삼는 자는 공작할 일들만 보인다", 국민의힘이 왜 검찰개혁과 공수처에 저항하는 지를 알려주는 대목!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오늘 아침 모 일간지의 1면에는 노숙인에게 자신의 긴 점퍼를 입혀주고 주머니속 장갑과 5만원 지폐를 건내고 홀연히 사라진 시민의 사진이 실렸습니다. 사진은 온라인을 떠돌며 국민들을 위로하고 보듬었습니다. 이 벼랑끝 위기를 우리 서민들 이렇게 견뎌내고 있습니다. 다 포기하고 싶고 홧술 먹고 눈물 쏟으면서도 실낱같은 희망으로, 사진 한장의 따뜻함에 기대어,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려니 힘겹게 버티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눈에는 무엇이 보입니까? 풍전등화같은 서민의 삶은 보이지 않고 모든 것이 정치놀음으로 보입니까? 그런 저주의 언어로 어찌 도탄에 빠진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겠습니까?"
(이재명 경기도지사, 19일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근혜' 사면은 없다고 못박은 데 대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현직 대통령은 시간이 지나면 전직 대통령이 된다. 전직 대통령이 되면 본인이 사면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며 "역지사지하는 자세를 가지라"고 협박성 발언을 했다. 만약에 국민의힘에서 정권이라도 잡는다면 문 대통령에게 없는 죄라도 뒤집어씌워서 감옥에 보내겠다는 협박을 한 셈이다. / ⓒ YTN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근혜' 사면은 없다고 못박은 데 대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현직 대통령은 시간이 지나면 전직 대통령이 된다. 전직 대통령이 되면 본인이 사면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며 "역지사지하는 자세를 가지라"고 협박성 발언을 했다. 만약에 국민의힘에서 정권이라도 잡는다면 문 대통령에게 없는 죄라도 뒤집어씌워서 감옥에 보내겠다는 협박을 한 셈이다. / ⓒ YTN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해 연초부터 터뜨린 '이명박근혜' 사면론과 관련, "엄청난 국정농단과 권력형 비리가 사실로 확인됐고 국가적 폐해가 막심했고 국민이 입은 고통이나 상처도 매우 크다"며 "선고가 끝나자마자 돌아서서 사면을 말하는 것은 비록 사면이 대통령의 권한이긴 하지만 대통령을 비롯해서 정치인들에게 그런 권리는 없다"고 일축했다. 문 대통령이 예전부터 밝혀왔던 입장에서 변함이 없는 것이다.

이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현직 대통령은 시간이 지나면 전직 대통령이 된다. 전직 대통령이 되면 본인이 사면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며 "역지사지하는 자세를 가지라"고 문 대통령을 향해 목소릴 높였다. 문 대통령도 퇴임 후 감옥에 갈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만약에 국민의힘에서 정권이라도 잡는다면 문 대통령에게 없는 죄라도 뒤집어씌워서 감옥에 보내겠다는 협박을 한 셈이다. 

이런 취지의 발언은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지난 2018년 10월, 김성태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그분들(이명박근혜) 적폐로 규정하고 그분들 감옥까지 보내놨지 않느냐. 그러면 문재인 대통령도 꼭 그 분의 전철을 밟을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도 괜찮은 건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한 바 있다. 이명박근혜의 전철을 밟는다는 것은, 문 대통령도 감옥에 갈 거라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속내는 늘 이렇다.

지난 2018년 10월, 김성태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그분들(이명박근혜) 적폐로 규정하고 그분들 감옥까지 보내놨지 않느냐. 그러면 문재인 대통령도 꼭 그 분의 전철을 밟을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도 괜찮은 건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한 바 있다. 이명박근혜의 전철을 밟는다는 것은, 문 대통령도 감옥에 갈 거라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 ⓒ JTBC
지난 2018년 10월, 김성태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그분들(이명박근혜) 적폐로 규정하고 그분들 감옥까지 보내놨지 않느냐. 그러면 문재인 대통령도 꼭 그 분의 전철을 밟을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도 괜찮은 건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한 바 있다. 이명박근혜의 전철을 밟는다는 것은, 문 대통령도 감옥에 갈 거라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 ⓒ JTBC

만약에 자신들의 정신적 지주 격인 박정희 정권 때, 국회의원이 이런 말을 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바로 남산 중앙정보부에 끌려가서 숨이 끊어질 때까지 구타당했을 것이다. 조작사건으로도 끌려가서 맞는 정치인들이 수없이 많았는데, 이 정도 사건이었으면 어땠을까? 당시엔 군사독재를 비판하던 야당 국회의원들은 물론, 박정희의 뜻에 거슬리기라도 하면 여당 국회의원들도 끌려가서 모진 고문을 당했던 곳이 바로 그 무시무시한 중앙정보부였다. 

지난 1971년에는 오치성 내무부장관 해임건의안에 동조한 여당(당시 민주공화당) 의원 23명이 중앙정보부에 무더기로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했다. 특히 쌍용그룹 창업주이자 당시 공화당 재정위원장을 맡았던 김성곤 당시 의원도 끌려가 발가벗겨진 다음 혹독한 고문을 당했고,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콧수염(카이저 수염)까지도 몽땅 뽑히는 수모까지 당했다.

드라마 <야인시대>를 보셨다면 기억하시겠지만, 조선의 주먹황제였던 김두한 전 의원도 중앙정보부에 끌려가서 두 차례(한독당 내란음모 사건, 사카린 밀수 사건에 항의하며 벌인 국회 오물투척 사건)나 호된 고문을 당했다. 

박정희 정권 땐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호된 고문을 당하는 정치인들이 굉장히 많았다. 당시엔 야당 국회의원들은 물론, 여당 국회의원들도 끌려가서 모진 고문을 당했던 곳이 바로 그 무시무시한 중앙정보부였다. 조선의 주먹황제였던 김두한 전 의원도 중앙정보부에 끌려가서 두 차례(한독당 내란음모 사건, 사카린 밀수 사건에 항의하며 벌인 국회 오물투척 사건)나 호된 고문을 당했다. 사진은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김두한 전 의원이 고문당하는 모습. / ⓒ SBS
박정희 정권 땐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호된 고문을 당하는 정치인들이 굉장히 많았다. 당시엔 야당 국회의원들은 물론, 여당 국회의원들도 끌려가서 모진 고문을 당했던 곳이 바로 그 무시무시한 중앙정보부였다. 조선의 주먹황제였던 김두한 전 의원도 중앙정보부에 끌려가서 두 차례(한독당 내란음모 사건, 사카린 밀수 사건에 항의하며 벌인 국회 오물투척 사건)나 호된 고문을 당했다. 사진은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김두한 전 의원이 고문당하는 모습. / ⓒ SBS

국민의힘에선 '이명박근혜'가 감옥에 간 데 대해 오래전부터 '정치보복'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명백한 위법을 해서 감옥에 간 것이다. '다스의 진짜 주인'이자 'BBK 주가조작'을 주도한 이가 누군지는 오래전부터 아는 사실이었다. 이명박 본인 입으로 자신이 BBK를 설립했다고 한 영상도 있지 않았나. 박근혜가 최태민 일가(최순실)과 벌인 온갖 국정농단도 너무나 드러난 사실이 많아 명백하고, 삼성으로부터 받은 뇌물 건도 확실하다. 

그럼에도 이들은 전혀 달라질 기미가 없으며, 오히려 '이명박근혜' 정권 때가 상식적으로 보일 법할 정도로 더 억지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최근엔 엽기적인 '특수강간' 혐의가 명백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마치 사찰 피해자라도 되는 듯이 몰아가며, 그에 대한 법무부의 '출국금지' 조치가 부당했다고 우기기까지 한다. 그들의 밑바닥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문제의 '김학의 동영상', 동영상에 나오는 남성이 김학의 전 차관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 ⓒ YTN
문제의 '김학의 동영상', 동영상에 나오는 남성이 김학의 전 차관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 ⓒ YTN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주 원내대표의 협박성 발언에 대해 페이스북에서 "부처 눈에는 부처가,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는 법이다. 늘 공작을 일삼는 자는 공작할 일들만 보인다"라고 꾸짖었다. 그의 글 제목은 〈豕眼見惟豕 佛眼見惟佛矣(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의: 돼지의 눈에는 돼지가 보이고 부처의 눈에는 부처가 보인다)〉였다. 

이재명 지사는 끝나지 않는 코로나 사태 때문에 힘겹게 하루를 이겨내는 시민들의 삶을 거론한 뒤, “국민의힘 눈에는 무엇이 보이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풍전등화같은 서민의 삶은 보이지 않고 모든 것이 정치놀음으로 보이느냐”며 “그런 저주의 언어로 어찌 도탄에 빠진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겠느냐”고 꾸짖었다.

그는 "명색이 제1야당 원내대표인데, 없는 죄라도 만들어보겠다고 '겁박'한 것은 아니라 믿고 싶다"면서도 "저 말씀으로, 국민의힘이 검찰개혁과 공수처에 저항하는 것이 '없는 죄 만들어 보복하던 추억 때문이냐'는 비판에 직면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분명히 말한다. 그 누구도 없는 죄를 조작해 벌할 수 없다. 다시는 조작에 허망하고 무고하게 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주호영 원내대표의 협박성 발언에 대해, 이재명 경기지사는 페이스북에서 "부처 눈에는 부처가,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는 법이다. 늘 공작을 일삼는 자는 공작할 일들만 보인다"라고 꾸짖었다. /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주호영 원내대표의 협박성 발언에 대해, 이재명 경기지사는 페이스북에서 "부처 눈에는 부처가,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는 법이다. 늘 공작을 일삼는 자는 공작할 일들만 보인다"라고 꾸짖었다. / ⓒ 연합뉴스

이재명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서도 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100년 만의 세계사적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님께서 그 자리에 계신 게 얼마나 다행인가 다시 한번 생각했다"며 극찬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지방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한 데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국난을 극복하고 민생을 살리기 위한 경기도의 노력을 이해해주시고 수용해주셨다고 생각한다"고 극찬했다. 이재명 지사는 '전 도민에 10만원씩 재난기본소득 지급' 정책을 공언한 상태인데, 문 대통령이 그의 정책에 공감을 표한 셈이다. 그러면서 정책 추진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대선 경선 당시 경쟁후보였던 문 대통령을 지나치게 공격한 전력 등으로, 문 대통령 지지층으로부터 평이 상당히 나쁘곤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차기 대선후보군에서 멀어지는 듯했으나, 지난해부터 지지율을 꾸준히 끌어올리며 어느새 차기 대선주자 1위에까지 올라왔다. 최근 들어 이낙연 대표가 '이명박근혜' 사면론을 꺼냈다가 대대적 역풍을 맞으며,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은 더 올라간 상황이다.

관련기사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