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삼성전자가 미국 오스틴 팹에서 올해 1분기 안에 인텔 칩셋 양산을 시작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인텔은 21일(미국 현지시간) 4분기 실적발표에서 반도체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하되, 위탁 생산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메리츠증권 김선우 애널리스트는 25일, 보고서를 통해 "당사의 채널 체크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인텔 칩셋 양산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시작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인텔은 지난 2년 여 간 인텔의 메인보드 칩셋 개발 및 양산 준비를 해왔으며, 1분기 안에 미국 텍사스 오스틴의 S2팹에서 3-4k/mo 물량 양산이 개시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김선우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인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양산은 상대적으로 저부가가치 제품인 칩셋(사우스브릿지 등) 양산으로 시작되지만, 그동안 소문만 무성할 뿐 공개되지 않았던 양사의 개발 및 협력 상황이 드디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2년 이상 장기간의 개발기간을 포함하고 있었던 만큼, 하반기 부터는 기타 신규 협력 제품 생산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

또 CPU 등 고도의 기술력과 적시성을 요구하는 첨단 제품이 아님에도 인텔 외주 생산은 삼성전자의 기흥 팹이 아닌 텍사스 오스틴 팹이 담당한다는 점도 국가적 차원의 요구사항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는 면에서 주목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있는 경기도 평택캠퍼스 항공 사진. /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있는 경기도 평택캠퍼스 항공 사진. / ⓒ삼성전자

김 애널리스트는 "(인텔의) 새로운 최고경영진은 인텔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이 '국가적' 자산임은 인지하고 있으며, 인텔의 외주 생산(파운드리 선정)은 미국 내 생산 기지를 보유하며, 기술 유출의 보안을 감안한 선택지로 도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인텔은 장기간 고수해왔던 종합 반도체 회사(IDM, 설계와 생산 모두 담당)에서 하이브리드 외주생산 사업모델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인텔은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의 경쟁적 관계를 이용해 '가격 협상력' 획득과 'EUV 활용 단계 이후 수율 및 생산력 불확실성 완화'를 추구할 전망이다. 따라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다중 위탁생산 체제 하에서 인텔에게 지리적 개발 용이성 및 대규모 캐파 할당을 통해, TSMC 대비 크게 열위에 있던 파운드리 경쟁력 격차를 줄이려 할 것이며, 결국 5나노 이하 급 EUV 생산 안정성이 핵심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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