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11억 재산 5억으로 줄여 기소했나?..법원은 벌금 80만원으로 의원직 유지시켜

민주당 "역대급 성희롱성 발언..즉각 사과하고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하라"

조수진 "민주당은 박원순, 오거돈 씨의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지금이라도 사과하라"

[윤재식 기자]= 동아일보 기자 출신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종일 시끌시끌하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을 의원을 향한 "후궁" 성희롱 막말로 오전부터 시끄럽더니 오후에는 11억대 재산을 고의로 축소 신고하고도 벌금형에 그쳐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게 됐기 때문이다.

조 의원은 4·15 총선 당시 재산 신고에서 11억원 상당을 누락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 의원은 국회의원 후보자 시절 미래한국당에 18억50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지만, 당선된 후 지난해 8월 말 제출한 공직자 재산 신고에는 11억5000만원 늘어난 약 30억원을 등록해 축소 신고 의혹이 일었다. 예금 6억원, 채권 5억원 등이 추가돼 현금성 자산만 11억2000만원 늘어났다.

이날 오후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문병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조 의원에게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조수진 의원 측은 고의성이 없었다는 취지로 그동안 무죄를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이날 조 의원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허위사실 기재가 비례대표 후보자와 당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는 안 보인다"라며 이같이 선고했다.

조 의원 측 변호인은 "조 의원은 처음 서류를 제출했을 때 아파트를 공시가격으로 기재해야 한다는 사실도 몰라 총 재산가액을 4억5400만원이나 더 많이 기재했었다"라며 "채권 역시 스스로 밝히지 않으면 외부에서 절대 알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직하게 신고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를 공개했다"라고 강변했다.

조 의원을 기소한 검찰은 조 의원 측의 주장대로 11억 누락이 아닌 약 5억원 규모의 채권 신고를 누락했다고 보고 벌금 150만 원을 구형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조 의원을 봐주기 위해 5억으로 기소했다는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 위반죄로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그 직을 잃게 된다.

이와 관련해 논객 박성민 씨는 이날 SNS로 "11억 재산누락을 5억으로 줄여 기소한 검찰덕?"이라며 "대법에서 디비지길~"이라고 꼬집었다.

조수진 '고민정 후궁' 성희롱 발언 파장..민주당 "윤리위 제소"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고민정 의원을 '왕자를 낳은 후궁'에 비유한 조수진 의원을 향해 "성희롱 발언에 즉각 사과하고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며 조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27일 국회에서 조수진 의원을 규탄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 사진/김남국 의원 페이스북
27일 국회에서 조수진 의원을 규탄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 사진/김남국 의원 페이스북

허영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같은 여성 국회의원을 ‘조선 시대 후궁’에 비유하며 역대급 성희롱성 막말을 했다. 도를 넘는 극언이자 희대에 남을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조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선거 직전 여당 원내대표가 서울 광진을에서 고민정을 당선시켜주면 전 국민에게 100만원씩 준다고 했다. 조선 시대 후궁이 왕자를 낳았어도 이런 대우는 받지 못했을 것"이라며 "겸손하라"라고 비아냥 거렸다.

허 대변인은 "2006년 2월 당시 조수진 기자는 '국회엔 정치인들이 생산해 낸 배설물로 가득했다'는 기사를 쓴 적 있다"라며 "지금 조 의원은 무엇을 하고 있는 중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해당 의원과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라며 "민주당은 좌시하지 않고 윤리위 제소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경고했다.

관련해 우상호 의원은 SNS로 "조수진 의원은 아직 ‘촌철살인’과 ‘명예살인’을 구분할 수 있는 변별력을 갖추지 못한 듯 싶다"라며 "툭하면 쏟아지는 국민의힘발 망언들을 보면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발언을 즉각 취소하고 사과하라"라고 촉구했다.

윤건영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결코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아니다"라며 "후궁 운운하면서 함께 말한 '천박하기 짝이 없다. 바닥을 다시금 확인했다'는 말은 동료 의원에게 할 게 아니라 본인에게 어울리는 단어인 듯 싶다. 성 감수성마저 의심스러운 저급한 성차별적 언사를 공개적으로 내뱉는 용기가 기가 차다"라고 비판했다.

김남국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역대 어느 국회의원도 이 정도 막말을 하지는 않았다"라며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은 커녕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아주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사람이다. 당장 사퇴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조수진 씨에 대해서 강한 징계를 하기 바란다"라고 했다.

신동근 의원은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 참 가지가지가지 합니다. 4월 재보선 앞두고 국힘당 총선 말아먹은 제2의 차명진, 민경욱이 나왔네요"라고 꼬집었다.

조수진 의원은 여당의 비판이 거세지자 페이스북을 통해 "인신공격, 막말을 한 사람은 고민정"이라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대한 인신공격, 막말을 사과하라"고 반격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박원순, 오거돈 씨의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지금이라도 사과하라. 어설픈 '성희롱 호소인 행세'는 박 전 시장 사건 피해자에 대한 가해"라고 강변했다.

하지만 조 의원이 이렇게 반성 없는 강경 모드로 나올수록 국힘당을 한방에 칠 수 있는 주호영 원내대표의 성추행이라는 '스모킹건'이 있어 점점 수렁 속으로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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