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 임은희 기자 = 정치는 우리 사회에 막힌 곳이 있으면 속 시원하게 뚫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각 경제주체들이 첨예한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갈등이 생기면 정치가 나서서 중재에 나서거나 대안을 제시해줘야 한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28일 수년간 좀처럼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해외에서 소송전까지 벌이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특허 소송 사태를 보다 못해 “LG-SK 배터리소송은 남좋은 일”이라며 사실상 ‘합의’를 촉구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목동 한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양사의 전기차 배터리 특허 소송전에 대한 질문을 받자 “K배터리의 미래가 앞으로 정말 크게 열릴 텐데 작은 파이를 놓고 싸우지 말고 양사가 나서 빨리 문제를 해결하고 큰 세계 시장을 향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행정부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총리가 직접 나서 해결을 주문하고 나선 만큼 공은 SK와 LG에게 넘어간 셈이다. 양 사도 총리의 주문에 대응책 마련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이번 소송전이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특히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지 얼마 안 된 시점인 것도 의식한 듯 “미국 정치권도 제발 좀 빨리 해결하라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사 최고책임자와 연락도 해서 ‘낯부끄럽지 않으냐, 국민들에게 걱정을 이렇게 끼쳐도 되느냐’고 빨리 해결하라고 권유를 했는데 아직도 해결이 안 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 총리는 이어 “소송 비용이 수천억 원에 달한다고 하는데, 경제적인 것뿐만 아니라 양사가 싸우면 남 좋은 일만 시킨다”며 “남이 누군지는 제가 거론하지 않아도 다 아실 것”이라고까지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정 총리가 특정 기업 간의 소송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진 않지만 두 기업의 소송전이 경제계에 끼치고 있는 여파를 생각해보면 오죽했으면 직접 나섰을까하는 마음이 더 앞선다.

배터리 사업은 대표적인 미래의 먹거리 사업이다.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선진국의 글로벌 기업들도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도 세계적인 IT강국인 대한민국 굴지의 대기업들이 해외에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양사의 소송전을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도 매우 불편하다. 

정 총리가 관권 개입 논란에도 불구하고 직접 나선 이유도 국민의 마음을 대변했다고 볼 수 있다. SK와 LG도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미국 법원의 판결에 앞서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머리를 맞대 해결책을 모색해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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