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간의 언론과 정가의 모습을 살펴보니..
주호영 원내대표는 공당의 정치인으로 사과가 먼저 입니다.
[뉴스프리존=이인권 칼럼니스트] 우리 사회에 성과 관련된 문제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특히 사회를 이끌어가야 하는 지도자 반열의 인사들이 계속 구설수에 오르고 있어 안타깝다.
2018년 한 현직 여검사가 성추행 피해를 폭로하면서 시작된 미투 운동은 바로 사회 각계 전반으로 들불처럼 번졌다. 그리고 그 운동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이 운동은 미국에서 해시태그 행동으로 시작되었지만 전 세계로 퍼지면서 ‘신여성 운동’으로 자리매김 했다. 그러면서 이전의 성차별적 관행에서 벗어나 성평등이라는 사회적 가치가 설정되었다. 그래서 과거의 남성위주 사회적 구조와 환경이 틀을 다시 짜야 하는 지점에 이르렀다.
이에 과거에 비해 성 부조리를 바로 잡는 사회 제도적 장치도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 수립이 여성 자체를 기피하는 이른바 펜스룰의 사회 풍토가 되도록 방관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또 다른 성차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찍이 대표적인 화가이자 소설가였던 나혜석은 ‘여성이 한 인간으로서 예속되지 말고 깨어나 힘을 발휘하라’고 외쳤다. 한마디로 성차별에서 연유되는 가부장적 우리 사회를 비판하며 그가 추구했던 것은 남녀가 평등한 사회였다.
근래에 일어난 미투 운동은 바로 이러한 남녀평등사회를 여는 변곡점이 되었다. 지난날에 수직적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에서 비롯된 여성에 대한 차별과 편견과 폄하는 심각했다. 그것이 더 이상 용인되지 못하는 오늘에 이른 것이다.
이는 옛적의 성적 폐해를 척결해 새로운 사회문화체계를 정립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이 되었다. 한마디로 과거로부터 환골탈태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야말로 뉴 노멀의 환경이 된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사회의 시류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
이런 시대 상황에서 이제 성희롱, 성추행, 성폭력은 단순한 고발 사건이 아닌 반인륜의 범죄로 재단되는 시대적 흐름을 맞고 있다. 그럼에도 뿌리 깊은 성인지 감수성의 결핍으로 인해 퇴행적인 성 비리 행태가 빈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야당의 원내대표가 한 여기자를 성추행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기자가 공공연한 장소에서 언론 취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정당 대표가 신체적 접촉을 했고, 수행원들이 물리력을 동원해 취재를 방해했다고 한다.
여기에다 피해자의 판단과 감정은 아랑곳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의혹을 부인하고 있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오히려 가해자가 여기자를 명예훼손으로 법적 조치를 취해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진상규명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는 가장 정의를 부르짖던 또 다른 정당의 대표가 성추행 의혹에 휘말렸다. 자기당 소속의 구성원에 대해 성추행을 한 것으로 알려진 것이다. 그러자 바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전격적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또한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작년에는 한국의 양대 도시를 상징하는 서울과 부산의 자치단체장이 성과 관련돼 불미스런 사태를 초래해서 공분을 샀다. 그 결과로 국민의 막대한 혈세를 들여 올 4월에 보궐선거를 치러야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국가의 자원이 낭비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국민의 성평등을 넘어 성존중을 국가 제도나 정책으로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 권력가들이다. 그런 만큼 이러한 위치에 있는 지도자들이 성 부정을 저지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오히려 그들이 누구보다도 성존중에 앞장 서야 하는 것은 사회적 책무이자 개인적 덕목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다. 곧 사회정치적 지위에 상응하는 투철한 도덕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의식인 것이다. 비단 성존중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이러한 기득권층이나 권력층의 솔선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지 않고는 국민을 통합하고 국가 역량을 극대화시킬 수가 없다. 국민의 존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어서다.
우리 사회에 총체적 갈등이 있다는 것은 바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정당 대표의 성추행 의혹도 당사자 간 갑론을박의 정쟁으로 끌어 갈 일이 아니다. 여론이 비등하고 국민적 관심이 지대한 만큼 시시비비가 명확히 가려져야 한다. 그래서 앞으로는 기득권층에서부터 성존중의 문화가 정착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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