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아이 엄마' 수행비서 해고 파문, 그렇게 '노동자, 여성' 인권 강조하는 정의당 내부에서 벌어지는 기막힌 사례
'롤대리' '박원순 조문 거부' '조선일보 잔치 참석' 등 갖은 구설수, 그래도 '노동자 인권'만큼은 생각하는 듯했는데?
이중 행태 내부에서 폭로, 자정 넘어 퇴근하고도 바로 오전 7시 출근하라니. 어떻게 세 아이 엄마에게 그런 일 맡기나
출근 때는 수행비서 차량 이용 안 한다며? "부당해고 비서, 정의당이 대변한다는 여러 부류에 중첩적으로 해당하는 사람"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세 아이 엄마를 해고한 류호정 의원이 “면직 사유는 업무상 성향 차이”라고 했습니다. ‘성향 차이’를 일상 용어로 바꾸면 ‘마음에 안 들어서’겠죠. 정의당 의원이라면, 정치 언어보다 ‘여성 노동자의 모성 보호’를 배우는 게 먼저여야 할 겁니다. 물론 국회의원의 ‘공부는 셀프’입니다." (전우용 역사학자, 29일 페이스북)
지난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류호정 의원, 그가 내세운 자신의 키워드는 '20대, 여성, 해고노동자'였다. 그는 자신이 '노조를 만들다 해고당했다'는 점을 거듭 경선에서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해고가 아닌 권고사직으로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확인됐다. 해고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끊는 행위나, 권고사직은 근로자와 합의해 종료하는 방식이라 분명 차이가 있다.
또 게임BJ 출신인 그가 이화여대 재학 시절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계정을 지인에게 빌려줘 게임 등급을 올린 사실이 알려져, 총선 기간 내내 논란이 됐다. 그래서 그에게 늘 따라다니는 단어가 '롤대리'다. 이런 대리 게임은 게임계에서 심각한 불공정 행위로 간주되며, 현재는 불법으로 처벌대상이다. '대리게임처벌법'은 지난 2019년 6월부터 시행됐으며, 돈을 받고 대리 게임을 해주다 적발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정도로 엄중 처벌된다.
류호정 의원에 대한 논란은 국회 입성 이후에도 줄곧 터져왔다.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조문에 대해선 고소인에 대한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며 거부해놓고는, <조선일보> 100주년 기념 타임캡슐 봉인식에는 참석해 큰 구설수를 일으키기도 했다.
故 장자연 리스트 사건과 故 이미란 씨(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제수이자,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의 배우자)에 대한 엽기적인 존속상해 사건이 직접적으로 관련된, 여성인권과는 가장 거리가 멀어보일 수밖에 없는 <조선일보> 방씨일가의 잔치에는 앞장서서 참석했으니 당연히 매우 이중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끊임없는 구설이 있었지만, 그래도 열악한 '노동자' 인권에 대해선 생각이 있는 듯했다.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러 국회를 찾았을 때, 그는 문 대통령 앞에서 발전소 노동자 작업복 차림으로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는 2년 전 충남 태안화력에서 숨진 故 김용균씨가 입던 작업복과 같은 작업복 및 헬멧을 착용했다.
그는 국회에 입장하는 문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님 안녕하십니까. 정의당 류호정 의원입니다. 김용균 노동자를 기억하십니까.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잊지 말아주십시오”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그러나 류호정 의원의 이중적인 행태가 또다시 내부에서 폭로되며,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내부고발자에 따르면 해고된 류 의원의 수행비서는 전날 밤 12시 넘어 퇴근했는데,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자신을 픽업하라고 요구 받았고 이를 지키지 않아 해고당했다는 것이다.
특히 해고당한 수행비서는 세 아이의 엄마로서, 류호정 의원 측의 '함께하자'는 요구를 받은 뒤 보수도 두 배 가까이 높은 직장을 그만뒀다고 한다. 정의당 당원들이 "세 자녀의 엄마로서, 새 직장을 구할 때까지 면직을 보류해달라"고 요구했음에도, 이마저 거부당했다고 한다.
내부고발자 측은 "해고노동자를 팔아 국회의원이 된 자가 인간적으로도 부당한 해고를 한 것에 대해 즉시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자 했으나, 우리당의 당대표(심상정 의원)셨던 분이 '사람이 한번은 실수할 수도 있으나, 어떻게 성찰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 생각나 묻어두기로 했으나, 장혜영 의원의 용기 있는 행동을 보고 저도 용기를 내어본다."며 폭로 이유를 밝혔다.
정해진 시간에 픽업하지 못한 게 해고 사유라고 하는데, 이런 의문부터 들 수밖에 없다. 아이를 셋이나 돌봐야하는 엄마가 수행비서 업무를 맡아야 하는지 지극히 의문이다. 당일 밤 12시를 넘어 퇴근했는데, 또 아침 7시에 출근을 시킨다면 대체 어느 시간에 아이를 돌볼 수 있단 말인가? 이런 무리한 업무를 시킨 자체부터가 큰 문제다.
또 정의당이 그토록 내세우는 가치가 여성 인권, 그리고 노동자의 인권 아니던가? 그렇게 자신들이 강조하는 것을, 내부에서는 깡그리 무시하고 심각한 갑질을 저질렀다는 행위나 다름없다. 류호정 의원도 사실을 부정하지 않고 있다. 수행비서 해고 사유로 "업무상 성향 차이 때문이고, 면직을 통보하는 과정에서 절차상 실수가 있었다"고 밝힌 상태다. 그런데 그의 지난해 언론 인터뷰를 보면, 또다른 거짓말 논란이 나온다.
"국회에 출근한 지 두달 정도 되니까 습관처럼 의원 생활이 몸에 밴다. 보통 새벽 5시 반 정도에 일어나서 7시 전에 여의도에 도착한다. 우리 사무실에 내가 제일 먼저 나온다. 오전엔 주로 공부를 한다. 뉴스도 자세히 보고 분석한다. 9시부터 본격적으로 일과를 시작하는데 이런 사이클이 이미 익숙해졌다. 일어날 때 나의 마음이 어떤지 살필 틈이 없다.
출근시간이 너무 일러 그는 수행비서의 차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미안하기 때문이다. 전철을 타거나 함께 사는 어머니가 운전하는 자가용 차를 타고 출근한다고 한다." (지난해 8월 9일 '뉴스1' 인터뷰 중)
그는 이처럼 국회 출근 시에 "수행비서의 차를 이용하지 않고, 전철을 타거나 모친이 운전하는 차를 탄다"고 했다. 그런데 출근 시간에 수행비서가 오지 않았다고 '짤랐다'니, 그의 언론 인터뷰까지 완벽한 거짓이었던 셈이다.
이번 사태가 더욱 심각한 이유는, 자신을 '여성 해고노동자'라고 내세우던 사람이 정작 같은 여성에게 '해고'라는 갑질을 가한 것이니 말이다. 여기에 '살인적인' 노동이라는 갑질까지 한 거라 더 심각하다. 그렇게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하라고 대통령 앞에서 '코스프레'까지 공개적으로 하던 사람이 정작 자신의 사람에게는 '중대재해'를 마구잡이로 가하고 있던 것이 아닌가?
한국입법학회 회장이자 광복회 고문 변호사인 정철승 변호사는 30일 페이스북에서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수행비서 부당해고 논란이 생각할수록 어이없는 이유는 사건이 가지는 성격의 복합성 때문"이라며 "희한하게도 부당해고 당했다는 류 의원의 수행비서는 정의당이 대변한다는 여러 부류에 중첩적으로 해당하는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정 변호사는 "노동자이고, 여성이고, 젊은 세대이고, 아이 셋을 키우는 모성이고, 밤 12시에 퇴근하고도 아침 7시까지 출근하는 살인적인 노동강도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이었다. 그런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법과 제도를 만들라고, 기성세대의 타성과 권위의식에 물들지 않은 20대 청년에게 국회의원이라는 중책을 맡겨놨던 것인데 이게 무슨 어처구니없는 일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류호정 의원 갑질해고 논란에 대해 정의당이 잘 해명하지 못한다면 잘 수습이라도 하길 바란다. 해명도 수습도 못한다면 정의당은 존재할 이유가 없는 정당"이라고 꾸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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