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국 전 아산시 부시장./ⓒ뉴스프리존
강병국 전 아산시 부시장./ⓒ뉴스프리존

[아산=뉴스프리존] 전영철기자= 하고 싶은 이야기(10): 세금은 이런데 써야 한다.

코로나-19가 출현한지 1년 남짓 되었다. 지난 1년간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지배했다. 그런데 얼마 전에 빌 게이츠가 블로그에 “기후 변화는 코로나-19 팬데믹보다 더 파괴적일 것이다”라고 했다.

다행히 코로나-19는 1년여 만에 백신이 나왔고, 치료제 생산도 임박하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안 것은 반세기가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이렇다 할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후보자도 “기후위기는 코로나-19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더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행정명령에 서명을 했다. 이제 기후변화 대응은 미국의 외교 정책과 안보의 핵심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탄소 배출 증가율 1위, 재생에너지발전비중은 하위 2위로 해외 연구기관과 언론에서는 우리나라를 ‘기후변화 해결에 전혀 노력하지 않은 세계 4대 기후악당’라고 한다.

지금 세계 각국의 기업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위해 석탄사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이는 등으로 친환경, 저탄소 경영으로 가고 있다. 그리고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한국전력을 투자대상에서 제외했다. 매출액의 30% 이상을 화석연료인 석탄에서 얻는 한국전력은 환경적인 문제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미래가 밝지 않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는 이명박 정부 이후 역대 모든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탄소 중립을 국가 정책방향으로 제시하면서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할 것을 전 세계에 약속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관심이 적다보니, 정책을 추진할 제도는 정비하지 않았고, 예산 투자도 미미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기후변화대응에 너무 소극적이고 너무 늦었다고 한다.

기후변화대응을 하려면 돈이 많이 들고 당장은 경제성이 낮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고, 에너지를 많이 시용하고, 경제성은 높은 손쉬운 경제성장을 택한 결과 세계 10대 경제대국은 되었으나, 세계 4대 기후 악당 국가도 되었다. 이래서는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다.

기후변화대응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재생에너지는 추가 비용을 요구한다. 추가비용 없는 재생에너지는 없다. 추가비용부담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 세금은 이런데 써야 한다.

또한 에너지 절감도 중요하다. 더욱이 지속적인 에너지 절감이라면 그 의미는 크다. 그런데 이 또한 돈이 든다. 이런 의미에서 공공건물은 패시브하우스나 제로 에너지 빌딩으로 지어야 한다. 본인도 2013년 아산시의 온양6동 사무소를 지을 때 패시브하우스로 지었다. 세금은 이런데 써야 한다.

세종특별자치시는 21세기의 세계적인 모범도시를 목표로 건설되는 도시이다. 21세기의 세계적인 모범도시는 기후변화대응에 모범도시여야 한다.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에너지는 덜 쓰는 도시여야 한다. 그런데 세종특별자치시의 랜드마크인 정부청사 조차도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좋은 평가를 줄 수가 없다.

기후변화대응을 위해서는 도시계획부터 지구단위계획, 건물배치와 자재까지 세세하게 살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사용자 눈높이는 생각 않고, 사용하기 어렵고 짜증나는 절전방식을 에너지 절감 아파트라고 하면서, 김치냉장고 전기가 나가고, T·V전기가 나가면 짜증이 난다. 그러면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

조만간 국회 11개 상임위를 시작으로 국회 세종의사당 이전을 추진한다. 세종시에 소재한 정부부처의 소관 10개 상임위와 예산결산특별위원위원회를 1단계로 세종의사당으로 이전한다. 아울러 국회사무처,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 일부도 이전한다.

늦었지만 세종 국회의사당은 기후변화대응에 모범이 되는 패시브하우스나 제로 에너지 빌딩으로 지어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지을 정부청사는 물론이고, 각종 공공기관건물도 패시브하우스나 제로 에너지 빌딩으로 지어야 한다. 그래야 민간투자도 살아나고 관련 산업도 발전하고, 일자리도 생기고, 모범도시도 되고, 선진국이 되고, 후손에 부끄럽지 않은 나라가 된다. 세금은 이런데 써야 한다.

강병국 전 아산시 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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