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와 일본 규슈 잇는 것 적극 검토하겠다", '북한 원전 건설' 이어 또다시 터진 자폭수

일본이 오래 전부터 희망하던 '대륙진출' 꿈을 왜 우리가 이뤄주어야 하나? 천문학적 돈까지 쏟아부으면서?
소요될 공사기간만 10년, 추산비용 4대강 '5배 수준'인 100조! 이미 2011년 "한일해저터널 경제성 없다" 결론
통일교 교주가 40년전 처음 꺼내든 '한일해저터널', 이후 군사독재정권 실세 허문도·김기춘 등이 앞장섰다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김종인이 한일해저터널 공약을 내놓았습니다. 일본이 오래 전부터 희망하던 사업이지요. 일본쪽에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섬나라 일본이 대륙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일본이 한일해저터널을 뚫자고 하면 '너네들 돈으로 하든지' 하고 툭 밀어내면 됩니다. 답답한 것은 일본이고, 터널의 혜택을 가장 크게 볼 나라도 일본이니까요.
국민의힘이 친일이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일본과 친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일본과 친하게 지내자는 것이 친일이 아닙니다. 친일이라는 비판은 한국의 이익보다 일본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에서 비롯합니다. 김종인의 한일해저터널 공약은 아무리 넉넉하게 보아도 친일적입니다."
(황교익 맛칼럼리스트, 1일 페이스북)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일 가덕도신공항 적극 지지 입장을 밝히며, 가덕도와 일본 규슈를 연결하는 한일해저터널 건설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일본이 그렇게 꿈꿔오던 대륙진출의 꿈을, 왜 우리가 막대한 돈까지 들여가며 도와주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 ⓒ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일 가덕도신공항 적극 지지 입장을 밝히며, 가덕도와 일본 규슈를 연결하는 한일해저터널 건설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일본이 그렇게 꿈꿔오던 대륙진출의 꿈을, 왜 우리가 막대한 돈까지 들여가며 도와주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 ⓒ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일 가덕도신공항 지지 입장을 밝히며, 가덕도와 일본 규슈를 연결하는 한일해저터널 건설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김종인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적극 지지하며,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이 여야 합의 하에 처리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10조원대 공사비가 투입될 가덕신공항 건설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더 나아가 "가덕도와 일본 규슈를 잇는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며 한일 해저터널 건설까지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에 비해 월등히 적은 재정부담으로 생산 부가효과 54조5천억원, 고용유발 효과 45만명에 달하는 엄청난 경제효과가 기대되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철도와 고속도로 역시 촘촘히 연결할 것이고, 남북 내륙철도를 가덕도까지 연결하고 부산신항-김해항 고속도로와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알렸다. 

더불어민주당은 가덕도 신공항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반면, 국민의힘에선 자신들의 기반인 대구경북 지역의 눈치를 보며 당론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가덕도 신공항파 vs 김해 신공항파 vs 대구경북 신공항파 셋으로 갈려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쪽 저쪽 눈치 다 보고 있던 것이다. 

거론되는 한일해저터널은 약 220km에 달하며, 공사비는 약 100조원 가량이 추산된다. 가덕도 공항의 10배나 소요될 공사다. 아울러 이명박 정권의 재앙인 4대강(22조원)보다도 4~5배 가량 돈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엄청난 규모의 토목사업이다. / ⓒ MBC 14F
거론되는 한일해저터널은 약 220km에 달하며, 공사비는 약 100조원 가량이 추산된다. 가덕도 공항의 10배나 소요될 공사다. 아울러 이명박 정권의 재앙인 4대강(22조원)보다도 4~5배 가량 돈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엄청난 규모의 토목사업이다. / ⓒ MBC 14F

한일해저터널 공약은 앞서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한 이언주 전 의원이 최근에 꺼내든 공약이었다. 그런데 이걸 아예 현재 국민의힘 수장이 공식적으로 꺼내들었다. 이는 백프로 치명적 자충수로 보인다. 한일해저터널을 만들어 이득보는 쪽은 누가 봐도 한국이 아니라 일본이기 때문이다. 일본이 그렇게 꿈꿔오던 대륙진출의 꿈을, 왜 우리가 막대한 돈까지 들여가며 도와주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부산을 물류의 출발점이자 종착지로 만들어야 경제가 살아나는데, 그냥 중간에 지나가는 단순 경유지로 만들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다. 이게 실현된다면 노골적으로 일본 좋은 일만 시키는 것이다. 남북수교가 만약 실현되어 우리가 대륙으로 진출한다고 쳐도, 대륙의 종착지는 부산이 아닌 일본이 되지 않던가? 진짜 '제2의 한일합병'을 외치는 것이나 다름없는 매국적 행위가 아니냐는 질타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이런 '한일해저터널' 연결은 통일교에서 적극 주장하던 사안이다. 81년 문선명 당시 통일교 총재는 “‘국제하이웨이(국제평화 고속도로)’ 구상방안의 하나로 한일해저터널 건설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하이웨이 프로젝트는 일본에서 유라시아 대륙을 지나 영국까지 무려 2만여km를 자동차도로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의 일부인 한일해저터널은 거제도(또는 부산)~대마도(쓰시마섬)~규슈를 해저터널로 연결해 철도, 고속도로를 놓겠다는 것이다.

부산을 물류의 출발점이자 종착지로 만들어야 경제가 살아나는데, 그냥 중간에 지나가는 단순 경유지로 만들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다. 이게 실현된다면 노골적으로 일본 좋은 일만 시키는 것이다. 남북수교가 만약 실현되어 우리가 대륙으로 진출한다고 쳐도, 대륙의 종착지는 부산이 아닌 일본이 되지 않던가? / ⓒ MBC 14F
부산을 물류의 출발점이자 종착지로 만들어야 경제가 살아나는데, 그냥 중간에 지나가는 단순 경유지로 만들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다. 이게 실현된다면 노골적으로 일본 좋은 일만 시키는 것이다. 남북수교가 만약 실현되어 우리가 대륙으로 진출한다고 쳐도, 대륙의 종착지는 부산이 아닌 일본이 되지 않던가? / ⓒ MBC 14F

이 발언을 계기로 일본에는 '일한터널연구회'가 설립됐다. 이어 한국에서도 '한일터널 연구회'가 설립됐고 터널 건설을 위한 지질조사와 해역 조사 등이 실시됐다. 그러면서 현재 A·B·C 3개안이 제시된 상황이다. A안은 일본 규슈~대마도(쓰시마섬) 하도~경남 거제시를 연결하는 것이며, B안은 일본 규슈~대마도 상도~경남 거제시, C안은 일본 규슈~대마도~부산이다. 김 위원장이 거론한 건 C안으로 총 231km에 달한다. 

그동안 한일해저터널은 언급은 됐었으나, 계속 거부돼 왔었다. 그러던 것이 이명박 정권 초기 허남식 당시 부산시장의 부산과 일본 후쿠오카간에 '초광역경제권' 형성 논의가 시작되면서 한일해저터널이 다시 떠올랐다. 

그 무렵 한일해저터널 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당시 위원장을 맡았던 이는 전두환 정권의 실세이자 전두환의 '괴벨스'로 불렸던 故 허문도 전 국토통일원(현 통일부) 장관이다. 그는 2009년 2월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비롯한 위원회에 참여한 인사들을 소개한 바 있다.

전두환 정권의 언론통폐합을 주도했던 이는 '전두환의 괴벨스'로 불리던 故 허문도 씨다. '조선일보' 도쿄특파원 출신인 그가 주도했던 언론통폐합은 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이 했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그는 대표적인 일본통이라 할 수 있다. /ⓒ TV조선
전두환 정권의 언론통폐합을 주도했던 이는 '전두환의 괴벨스'로 불리던 故 허문도 씨다. '조선일보' 도쿄특파원 출신인 그가 주도했던 언론통폐합은 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이 했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그는 대표적인 일본통이라 할 수 있다. /ⓒ TV조선

“작년 9월 통일교 산하 평화통일재단이 추진위원회를 만들었고 내가 위원장을 맡았다. 일본 도쿄대에서 공부할 때나 조선일보 도쿄특파원, 주일 한국대사관 공보관으로 일하면서 한·일 양국 문제에 늘 관심을 갖고 있었다. 한·일 해저터널 추진위원회에는 나 말고도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 곽결호 전 환경부 장관, 안국정 전 SBS 사장, 인보길 전 조선일보 편집국장, 최재범 한진중공업 부회장 같은 이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일해저터널을 처음 제안한 통일교 문선명 총재도 적극적이다.”

허문도 전 장관은 <조선일보> 도쿄 특파원을 지냈던, 대표적인 일본통이었다. 그가 전두환 정권 초기 주도했던 언론통폐합은 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이 했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그 이후 결성된 한일터널포럼의 한국 대표를 맡았던 이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한일터널포럼은 한일해저터널 건설을 지지하는 한국과 일본의 인사들로 구성된 단체로, 양국의 경제협력과 평화를 위해 부산과 일본의 대마도, 후쿠오카를 잇는 300km 규모의 해저터널을 건설하자는 주장을 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포럼의 대표를 맡은 지난 2009년 노자와 다이조 일한터널연구회장과 공동명의로 “한일 양국 정부가 외교적 협정을 맺고 이를 바탕으로 터널을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워싱턴타임즈>에 실었다. 당시 그는 그해 4월 통일교재단 언론인 <세계일보>에도 <한일간 장벽 허물 '해저터널' 사업>이라는 제목으로 같은 내용의 기고문을 실었다. 그는 지난 2010년에는 13개 언론사를 대동하고 일본 세이칸 해저터널 현장을 직접 답사하고 한일터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그는 박정희 유신정권때와 노태우 정권, 박근혜 정권에서 잇달아 요직을 차지했다. 그 사이에 3선 의원도 지냈다. 과거 벌어진 수많은 간첩조작 사건들이 그의 손을 거쳤으며, 박근혜 정권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도 바로 그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한일해저터널'을 적극적으로 주장했던 이 중 하나다. / ⓒ KBS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그는 박정희 유신정권때와 노태우 정권, 박근혜 정권에서 잇달아 요직을 차지했다. 그 사이에 3선 의원도 지냈다. 과거 벌어진 수많은 간첩조작 사건들이 그의 손을 거쳤으며, 박근혜 정권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도 바로 그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한일해저터널'을 적극적으로 주장했던 이 중 하나다. / ⓒ KBS

"한일 양국이 터널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일이야말로 두 나라 국민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터널 계획이 진전되려면 민간 부문의 토론 열기가 양국 정부 간 공식적인 토론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그 결과 한일 양국 정부가 1986년 영국과 프랑스가 조인한 캔터베리 조약과 유사한 외교적 협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터널 계획이 추진돼야 한다." 

이렇게 군사독재정권의 실세 노릇을 했던 이들이 발벗고 나섰던 프로젝트가 '한일해저터널'이었다. 그 프로젝트가 추진되려면 들어갈 돈의 규모는 어느 정도 될까? 

허남식 부산시장 시절인 2010년 부산발전연구원은 일본과의 공동세미나 등을 거쳐 부산 강서구 국제물류산업도시∼가덕도∼남형제도∼대마도∼이키섬∼후쿠오카를 잇는 222.6㎞(해저 146.8㎞+육상부 75.8㎞, 최대수심 190m, 교통수단 고속철도+카 트레인)의 한일해저터널 공사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구간 해저터널을 짓는 데 약 10년이 소요되고 건설비는 1㎞에 4130억원씩 총 92조원가량이 들 것으로 전망했다.

추정 규모로 봤을 때 한일해저터널은 대략 100조원 가량은 들어갈 공사로서, 가덕도 공항의 10배나 소요될 공사다. 아울러 이명박 정권의 재앙인 4대강(22조원)보다도 4~5배 가량 돈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엄청난 규모의 토목사업이다. 이미 지난 2011년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는 부산발전연구원이 발표한 해저터널에 대해 "경제성이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10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 탓에 비용편익비(B/C)가 타당성 수준인 0.8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11년 국토해양부(현 해양수산부+해양수산부)는 부산발전연구원이 발표한 해저터널에 대해 "경제성이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10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 탓에 비용편익비(B/C)가 타당성 수준인 0.8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밝힌 바 있다. / ⓒ MBC 14F
지난 2011년 국토해양부(현 해양수산부+해양수산부)는 부산발전연구원이 발표한 해저터널에 대해 "경제성이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10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 탓에 비용편익비(B/C)가 타당성 수준인 0.8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밝힌 바 있다. / ⓒ MBC 14F

결국 김종인 위원장의 이번 발언 파문으로 인해, "국민의힘은 역시 일본 좋은 일만 시켜주는구나"는 이미지만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 주말 꺼낸 '북한 원전 건설' 카드도 심각한 역풍을 맞는 모양새인데, 또다시 치명적 자충수를 두고 있는 꼴이다. 

황교익 맛칼럼리스트는 1일 페이스북에서 한일해저터널에 대해 "일본이 오래 전부터 희망하던 사업이다. 일본쪽에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섬나라 일본이 대륙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가 되기 때문"이라며 "일본이 한일해저터널을 뚫자고 하면 '너네들 돈으로 하든지' 하고 툭 밀어내면 된다. 답답한 것은 일본이고, 터널의 혜택을 가장 크게 볼 나라도 일본이니까"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친일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며 "일본과 친해야 하는 것은 맞다. 일본과 친하게 지내자는 것이 친일이 아니다. 친일이라는 비판은 한국의 이익보다 일본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에서 비롯한다. 김종인의 한일해저터널 공약은 아무리 넉넉하게 보아도 친일적"이라고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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