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교체 요구하는 윤석열 총장"..
문재인 대통령 박 장관에 임명장 수여하며 "검찰개혁 끝난 게 아니다. 지속해서 발전해야 "

검찰 내에서 추미애 개혁 입장의 이성윤, 심재철, 신성식, 이종근 등 '빅 4' 교체 요구

박범계 "검찰개혁의 완수를 위해 '공존의 정의' 실현에 매진하겠다"

[윤재식 기자]= 신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검찰개혁 리트머스 시험대가 코 앞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일반 평검사에 대한 인사만 진행한 후 퇴임했다. 아직 검찰 고위 인사에 대한 부분이 남았다. 고위급 검찰 인사가 박 장관의 검찰개혁 첫 관문이 된 것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일 오전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왼쪽). 같은 날 오전 윤석열 검찰총장이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을 예방하기 위해 법무부 청사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일 오전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왼쪽). 같은 날 오전 윤석열 검찰총장이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을 예방하기 위해 법무부 청사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무부에 따르면 박범계 장관은 1일 거행된 취임식 전에 취임 축하 인사를 온 윤석열 검찰총장과 만나 약 15분간 짧은 환담을 나누고 조만간 검찰 인사에 관한 윤 총장의 의견을 듣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박 장관과 만난 후 윤 총장은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취임 축하 예방와서 덕담하고, 나중에"라고만 답한 후 법무부를 떠났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68대 법무부 장관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검찰개혁의 완수를 위해 '공존의 정의' 실현에 매진하겠다"라며 "국민의 검찰개혁 명령을 완수하려 한다.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진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 과정에서는 검찰 조직과 꾸준히 소통하겠다는 다짐도 전했다

그런데 이날 묘한 기사 하나가 떴다. [윤석열측, 박범계에 이성윤 교체 요구..靑은 유임 기류] 중앙일보에서 낸 단독 보도다. 신임 박 장관에 대한 검찰 핵심 보직인 '빅4' 고위급 인사에 대한 교체 희망사항을 '윤석열 검찰'이 중앙일보의 입을 빌려 기사를 낸 것이다.

결론적으로 윤석열 검찰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 추미애 전 장관의 검찰개혁 기조에 동참한 일부 검사를 이번 검찰인사에서 배제키라는 노골적 정치참여를 선언한 셈이다. 즉 보수언론을 통해 우회적으로 인사권까지 간섭하고 유임 기류라면서 청와대를 압박한 모양새다.

매체에 따르면 윤석열 총장 측은 검찰과 법무부 빅4 인사에 대한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대상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 등이다. 그외에도 박은정 감찰담당관, 이정현 공공수사부장도 교체를 원한다고 한다.

이른바 보수매체들이 '친정부 추라인 검사'라고 거품을 무는 고위급 검사들이다. 사실상 윤석열 검찰의 극렬한 저항속에서도 검찰 내에서 개혁을 주도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등 '빅 4'를 교체해달라는 것이다. 또한 추미애 전 장관의 뜻에 동조해 윤 총장의 징계에 가담한 검사들을 문책하겠다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박범계 장관과 윤석열 총장 사이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라며 "윤 총장은 법무·검찰의 핵심 보직인 '빅 4'에 대해 '신상필벌' 인사를 요청한 데 대해 청와대가 박 장관을 통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 친정부 핵심 간부 상당수를 유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당초 이번 주초로 예정된 박 장관과 윤 총장의 상견례 겸 인사 협의가 불발될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 측은 앞서 박 장관 측에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휘하 검사 지휘통솔이나 기관 운영에서 잡음이 많았던 검찰 핵심 보직자에 대해 인사를 요구했다고 한다"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하지만 윤 총장의 이 같은 인사 요청에 대해 청와대는 지난 주말 사이 '권력기관 검찰의 개혁을 완성해야 한다'며 '검찰 내 개혁 주도 세력에 대해선 유임하겠다'는 인사 기조를 전달해왔다고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박 장관이 청와대 뜻대로 따른다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이정현 대검 공공수사부장까지 소위 '검찰 빅4' 인사는 유임하거나 또다른 친정부 라인 인사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잔뜩 우려했다.

아울러 "검찰 내부에선 '이성윤 지검장이 또 유임된다면 정권 관련 주요 수사를 모조리 틀어막고 뭉갠 공을 인정받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라며"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후배인 이 지검장은 현 정부 출범 이후 검사장에 승진해 대검 반부패강력부장→법무부 검찰국장에 이어 '빅4' 중 세 자리를 연거푸 맡았다"라고 못마땅함을 드러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일 오전 취임식을 앞두고 축하 인사를 하러 온 윤석열 검찰총장을 만나 환담하고 있다. 법무부와 대검 관계자들은 약 15분가량의 이날 만남에선 검찰 인사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사진/법무부 제공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일 오전 취임식을 앞두고 축하 인사를 하러 온 윤석열 검찰총장을 만나 환담하고 있다. 법무부와 대검 관계자들은 약 15분가량의 이날 만남에선 검찰 인사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사진/법무부 제공

그러면서 신문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성윤 지검장 유임 여부 검찰 '빅 4' 인사안에 대해 '아직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다"라며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도 이 지검장 유임 여부에 관한 중앙일보 질의에 답을 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구구절절 개혁성향의 검찰들이 유임될 까 중앙일보와 윤석열 검찰은 서로서로의 입을 빌려 이들을 유임 시키면 큰 문제라도 있는 듯 한 목소리로 청와대와 박범계 장관의 인사권마저 압박하고 있다. 과연 박범계 장관은 이 상황을 어떻게 넘겨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를 증명할 수 있을까.

박 장관은 지난 29일 임명장을 받으러 청와대를 방문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박 장관에 임명장을 수여하며 "권력기관(검찰) 개혁은 끝난 게 아니다. 지속해서 더 발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에 화답하듯 31일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하며 "삼가 호국영령님들 도우사, 검찰개혁 이루겠습니다"라고 방명록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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