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파격적 혁신과 발상의 제로 중심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시대’

▲ 이인권 논설위원장 / 커리어 컨설턴트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사상가였던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다방면에 뛰어난 인물이었다. 그래서 그는 정치철학자, 외교관, 음악가, 시인, 희곡가로 활동하면서 1513년에 ‘군주론’을 썼다. 거기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는 것만큼 어렵고 힘든 일은 없다. 왜냐하면 현재의 제도와 시스템으로 혜택을 보고 있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엄청난 저항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혁신이 성공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이유이다.”

물론 마키아벨리는 정치를 두고 이렇게 말했지만 민간이나 공공 분야에서 언제나 ‘혁신’이 강조되고 있다. 그렇지만 기대만큼 혁신의 결과를 이루어낸다는 것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인간에게는 근본적으로 변화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기질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간 부문에서는 굳이 혁신을 말하지 않고도 조직의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다 보면 항상 긴장하고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혁신 프로그램이 실행되어왔다. 그것은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기업은 ‘일류’가 아니라 ‘초일류’를 목표로 두고 경영하지 않고는 안 되는 ‘초경쟁(hypercompetition) 환경'이 되어서다. 말하자면 사회문화체계가 엄청나게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

원래 문화란 대표적인 인류학자 타일러가 정의한대로 호모 사피엔스로서 ‘인간이 행하는 총체적인 활동의 결정체’라고 한다면 그 문화가 21세기에 들어서며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신기술 발달과 이로 인한 인간 의식구조의 변화는 우리 사회에 전반적인 패러다임의 변환을 가져오고 있다. 이 상상을 초월하는 문화의 발전 속에서 과거의 사고습관과 생활양식을 가지고는 경쟁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러면서 이제 어느 분야에서든 그 문화의 흐름에 동승하기 위해서 혁신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된 것이다. 공직사회도 경쟁을 통해 최후의 승부를 가리게 되는 민간기업의 효과적인 경영성과 창의성을 도입해야 한다.

부단하게 자기 쇄신과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한 체질로 단련되어있는 민간의 경쟁기반과 협력과 상생의 톱니바퀴가 되어야 하는 공공조직이 대등한 경쟁 위상을 확보하려고 하면 과거에 안주할 수가 없다.

물론 수익창출이 절대적인 사업 중심의 민간기업과 국가정책 중심의 공직사회 비전과 목표의 방향성이 근본적으로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공공사회가 관료주의 토양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에 ‘점진적 개선’은 용이할 수 있어도 근간을 바꾸는 ‘파격적 개혁’ 곧 혁신은 쉽지 않다. 관료주의의 사전적 의미는 ‘관료 사회에 만연해 있는 독선적, 형식적, 획일적, 억압적, 비민주적인 행동 양식이나 사고방식’을 일컫는다.

민간에서 혁신을 이룬 사례로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전 잭 웰치 회장을 꼽는다. 그는 조직에 만연해 있었던 매너리즘과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기 위해 제로 중심적 사고를 구성원들에게 강제했다. 다시 말해 기존의 가지고 있던 편견이나 선입견을 과감하게 떨쳐낼 것을 요구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 초일류기업 목표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주창했던 혁신이 바로 효율성 체계, 형식파괴, 학습조직 도입을 근간으로 하는 워크아웃(workout) 프로그램이었다. 그는 거대 공룡같이 침체된 조직의 생산성을 배가하기 위해 각 요소요소에 만연되어 있는 관료주의를 척결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일선의 생산직 직원에서부터 고위직 간부에 이르기까지 현장에서 공부하고 체험하며 얻은 아이디어와 착상을 기업 활동에 적용하게 하는 대장정에 나서도록 한 것이다.

조직의 경영은 두 가지 목표가 있다. 과거로부터 연속되는 업무의 유지와 이를 한 단계 발전시켜나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여기에서 행정은 시스템의 현상유지에 다름 아니며, 혁신은 미래의 새로운 일을 창출해 내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문서주의 중심의 공직사회 ‘행정’이라는 말도 전근대적인 의미가 되어버려 이제는 ‘거버넌스’가 새로운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제 21세기에 하루가 다르게 변화 발전하는 문화의 현상 속에 현실에 안주하게 된다면 미래가 보장될 수 없게 된다. 혁신을 해야 하는 당위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는 비단 한 조직의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도 문화의 변화 트렌드를 체감하지 못하고 자아충전과 자기계발의 노력을 쏟지 않으면 경쟁력을 갖출 수가 없다. 호주청년재단(FYA)은 인공지능과 로봇이 시장을 지배할 미래에는 평생 동안 평균 5가지 직업과 17개의 직장을 경험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금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우리사회를 휩쓸고 있는 혁신 요구는 다름 아닌 시대의 사회문화 흐름을 따라잡아 거기에 순응하여 미래를 준비하자는 것이다. 이는 과거로부터의 과감한 자세와 행동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엘빈 토플러는 ‘미래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거의 성공을 가장 위험한 요소’로 받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급변하는 사회문화체계 속에서 과거의 패턴에서 벗어나 파격적 혁신이나 발상의 제로 중심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시대다. 이를 달리 말하면 창의적인 생각인 것이다.

■ 이인권 논설위원장 / 커리어 컨설턴트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과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과 문예진흥실장을 거쳐 2003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CEO)를 역임하였다. ASEM ‘아시아-유럽 젊은 지도자회의(AEYLS)' 한국대표단, 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FACP) 국제이사 부회장,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부회장, 한국공연예술경영인협회 부회장, 국립중앙극장 운영심의위원, 예원예술대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긍정으로 성공하라> <예술경영 리더십> <예술의 공연 매니지먼트> <문화예술 리더를 꿈꿔라> <경쟁의 지혜> 등 13권을 저술했으며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우수 모범 예술 거버넌스 지식경영을 통한 최다 보임으로 대한민국 최초 공식기록을 인증 받은 예술경영가이다. 한국공연예술경영인대상, 창조경영인대상, 대한민국 교육공헌대상, 대한민국 베스트 퍼스널 브랜드 인증, 2017 자랑스런 한국인 인물대상, 대한민국 인성교육대상, 문화부장관상(5회)을 수상했으며 칼럼니스트, 문화커뮤니케이터와 긍정경영 미디어 컨설팅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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