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권력 앞잡이 노릇에 길들여진 일부 검사들이 지금은 윤의 권력이 시한부에 불과한 것임을 절감할 듯"

'이성윤 유임'과 '한동훈 복귀' 실패로 놀란 윤석열 검찰..'패싱' '식물총장' 언론플레이

[정현숙 기자]= 전날 취임 후 처음 단행한 고위직 검찰 인사와 관련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검찰인사에 대한 우려가 불식됐다. 또한 검찰과 일부 언론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패싱' 했다는 공격을 두고 박 장관이 "'패싱'이라는 말은 맞지 않는다"라고 일축했다.

박 장관은 8일 오전 경기 과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으로서는 미흡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저로서는 이해를 해달라는 말을 드리고 싶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7월 인사를 예고 했다.

박 장관은 자신의 고교 동기라고 언론에서 떠드는 이정수 남부지검장의 예를 들기도 했다. 그는 "보기 나름이겠지만 제 입장에서도 물어봐 주면 좋겠다"라며 "신임 검찰국장(이정수)은 총장의 비서실장 격인 기획조정부장을 했던 사람을 임명했고 신임 기조부장도 윤 총장이 원하는 사람을 임명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전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이두봉 대전지검장도 유임했다"라며 "지금 거론된 분들은 윤 총장을 만났을 때 구두로 명확히 말씀을 드렸다"라며 "그런 측면에서 패싱이라는 말은 맞지가 않다"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지난 2일과 5일 윤 총장을 두 차례 만난 바 있다.

박 장관은 또 이성윤 서울 중앙지검장을 유임한 이유와 관련해 "현안 수사를 하는 분들은 계속 수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7월 이후 대대적인 인사가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물론이다"라고 답했다.

앞서 윤 총장은 박 장관의 만남에서 이성윤 지검장과 '추라인'으로 지목하고 물갈이를 원했던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의 교체와 한동훈 검사의 지검 복귀를 강력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은 인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윤석열 검찰은 언론과 교감해 패싱 운운하며 박 장관 때리기에 나섰다.

박 장관은 첫 인사에서 이성윤 지검장을 유임시켰다. 아울러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이끈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을 정치와 경제 사건 등을 주로 수사하는 서울 남부지검장으로 임명해 라임수사를 담당할 공산이 크다. 이에 매체들은 영전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오는 이정수 서울남부지검장과 자리를 맞바꾼 것에 불과하다.

특히 이정수 남부지검장의 법무부 검찰국장 발탁을 두고 매체들은 박 장관의 모교인 서울 남강고 후배라며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사만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친검 언론들의 '추라인'에 이어 '박범계 라인' 즉 '박라인' 프레임으로 치부하고 이번에 임명된 초대 공수처 차장이 윤석열 총장의 동기인 것을 상기시켰다.

이번 인사의 빅뉴스는 이성윤 지검장 유임과 윤 총장 최측근 한동훈 검사의 지검 복귀가 무산되면서 이에 조중동을 비롯한 언론에서는 '패싱'으로 박 장관이 윤 총장을 식물총장 만들었다는 식으로 보도를 이어 나가고 있다. 그동안 언론은 검찰내에서 장악력을 잃은 이 지검장이 한동훈 검사의 무혐의를 뭉개고 있다는 식으로 망신주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성윤, 자리는 지켰지만…‘한동훈 무혐의 뭉개기’ 고발당해] 중앙일보 기사다.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라는 단체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성윤 지검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법세련은 “수사팀은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10개월간 진행한 결과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라며 “이 지검장은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풀 수 있는 포렌식 기술이 발달할 때까지 기다리자며 결재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듣고 보도 못 한 신종 인권탄압 수사”라며 “(이 지검장은) 정부 충견 노릇 하며 위법하고 무리한 수사를 진행한 잘못을 회피하기 위해 결재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라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법세련은 박범계 장관이 천만원 출자해 설립한 법무법인 명경이 세금을 탈루한 의혹이 있다며 고발한 단체로 윤석열 검찰은 즉각 대전지검에 수사 배당을 했다. 반면 진보 성향의 사법정의 바로세우기(사세행)가 나경원, 박덕흠 등 여권 인사들을 고발하는 경우에는 수사 자체를 시도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범계 장관이 윤석열 검찰의 이런 일련의 행보를 보복수사로 보고 이번 간부급 인사를 이례적으로 휴일에 전격 발표해 제대로 한방을 날렸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에 검찰과 언론은 '뒷통수 때린 박범계라며 인사안을 구체적으로 협의도 아지 않은채 대검 사전 통보없이 인사를 발표했다'고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박 장관은 인사 발표에 앞서  2번이나 윤 총장을 만나 이성윤 지검장 유임과 한동훈 복귀 불가를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전날 인사 발표에 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언론플레이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팩트는 법무부도 인사 발표 직전에 윤 총장에 이어 대검 측에 확정된 인사안을 전달 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검 에서 이미 완성된 안을 받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인사안을 받지 못했다는 윤석열 검찰의 주장은 거짓이라는 것이다.

일요일 깜짝 인사 발표에 대해 법무부는 "인사가 늦어지는 것은 검찰 조직의 안정이라는 인사 취지를 해할 우려가 있어서 인사 시기를 앞당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총장은 이날 인사 발표에 상당히 불쾌해한 것으로 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인사권한은 상급자 법무부 장관에게 있다. 박 장관의 과거 발언에서도 알수 있듯이 윤 총장의 의견을 듣겠지만 최종 인사는 총장 의견에 구속받지 않고 재량껏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으로 예상은 이성윤 서울 지검장은 한동훈 검사의 검언유착과 옵티머스 사건, 윤 총장 부인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의혹을 파헤칠 것으로 관측되며 심재철 남부 지검장은 라임사건을 본격적으로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박 장관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잔혹사를 제대로 학습해 이번 검찰 인사도 뚝심있게 대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윤 총장 임기가 5개월정도 밖에 안 남았기 때문에, 윤패밀리(떨거지) 들도 일부 발악은 하겠지만, 또한편으로는 눈치보기 모드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추정됨"이라고 했다.

이어 "권력 앞잡이 노릇에 길들여진 일부 검사들이 지금쯤은 윤의 권력이 시한부에 불과한 것임을 다시금 절감하고 있을 듯"라고 꼬집었다.

고광석 '한중음식문화원' 대표는 SNS를 통해 "박 장관의 개혁의지는 믿을수 있게되었지만, 윤석열은 지금까지처럼 눈치보지않고 보복의 칼춤을 출것이니 박 장관은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고난의 시절을 맞을 것이다"라고 내다 봤다.

그러면서 "조국, 추미애에 이어 박 장관을 검찰이라는 대한민국 초권력의 개혁에 자신을 내던진 영웅으로 기억하는 것은  민주시민의 의무가 아니겠나"라며 "부디 박 장관이 초지를 꺾지말고 일관해 민주 대한민국의 기틀을 바로 세워주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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