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매춘부' 피소 전력까지..
"어떻게 살면 이렇게 가해자 편에서만 볼 수 있는 인식과 시야를 가질 수 있는지 이해 불가"

"일본에서 어떤 지원을 받고 있지 않은지 합리적 의심을 하게 만든다"

日정부 조직적인 '위안부 역사왜곡 프로젝트' 동참했나

[정현숙 기자]= 일문학자 박유하 세종대 교수는 그의 저서 '제국의 위안부'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자발적 매춘부' 등으로 표현해 여론의 공분을 사면서 과거 송사에 휘말려 배상금 징벌을 받은 장본인이다.

'제국의 위안부'는 역사를 전공하지 않고 일본 문학을 전공한 박유하 교수가 2013년 8월 출간한 책으로 일제강점기 시절의 위안부와 관련한 문제를 자의적 판단으로 서술해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됐다.

그런 전력의 박유하 교수가 이번에는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망언으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존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교수를 옹호하는 글을 올린 게 뒤늦게 알려져 일파만파 논란이 되고 있다.

9일 온라인에서는 박 교수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재조명됐다.

박유하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위안부를 '매춘부'로 주장했다는 하버드 교수의 글을 아직 읽어보지 못해서 정확한 건 말할 수 없다"라면서 "보도만 보자면 이 교수(램지어)의 주장은 역사적 디테일에선 크게 틀리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라고 썼다.

또한 박 교수는 램지어 교수의 공식 직함이 ‘미쓰비시 일본 법학 교수’로 재직 중인 점을 들어 ‘전범기업 후원 교수’라는 국내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 “미쓰비시 중공업을 전범기업으로 보기 어렵다”라는 주장을 펼쳐 나갔다. 일본 정부의 주장에 완전 동화된 모양새다.

박 교수는 "무조건 망언이니 심지어 전범기업 교수라고 할 이야기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라며 "미쓰비시를 전범기업이라고 하는 것도 문제지만 기업의 연구비가 역사정치적 목적으로 주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라고 했다.

다만 그는 "'위안부=매춘부'라는 주장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당시 일본군이 중국 우한에 위안부 공양비를 세운 점 등을 근거로 램지어 교수의 주장에 힘을 싣는 발언을 이어 나갔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중국 무한에 세워진 위안부 공양비를 꺼내 들어 자신의 주장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공양비는 말하자면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세워진 비”라며 “이 공양비가 의미하는 건 위안부와 군의 관계가 일방적으로 압박받는 존재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2013년 8월 출간한 자신의 저서 '제국의 위안부'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정신적 위안자', '군인의 전쟁 수행을 도운 애국처녀', '자발적 매춘부' 등으로 표현해 여론의 비판을 거세게 받았다.

박 교수는 이 책에서 "조선인 위안부와 일본군의 관계가 기본적으로는 동지적인 관계 때문에 '조선인 위안부'는 피해자였지만 식민지인으로서의 협력자이기도 했다. 적어도 '강제연행이라는 국가폭력이 조선의 위안부에 관해서 행해진 적은 없다"라고 단언했다.

이와 관련해 2013년 위안부 할머니들이 박 교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으나 벌금만 부과하고 무죄 판결을 내렸다. 다만 법원은 박 교수의 저서가 할머니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9천만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이옥선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9명은 박 교수와 세종대 학교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금 9천만원 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해 박 교수의 월급을 압류하기도 했다.

박 교수가 이번에 램지어 교수를 옹호하고 나선 게 전혀 이상할 것도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 이유는 이미 박 교수가 자신이 지은 '제국의 위안부' 에서 위안부를 매춘부'로 표현했었고 램지어 교수도 '제국의 위안부' 등을 인용해 위안부를 매춘부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특히 램지어 교수는 박유하 교수의 저서 '제국의 위안부'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인용하며 자발적 매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많은 위안부들은 일본군과 동일한 국가정체성을 느꼈던 것 같다. 바로 그 정체성에서 비롯된 것이 위안부와 일본군 사이의 사랑과 연민이었다. 바로 이 같은 위안부들의 기억을 한국의 민족주의자들이 없애려 한 것이다. (중략) 위안부들이 일본군을 사랑하고, 일본의 사과를 받아들인 역사는 어디에도 없는 역사다"

"한일 간의 화해를 위해 자신들의 행위가 매춘이며, 일본군의 동지였던 자신들의 모습을 인정함으로써 대중들에게 피해자로서의 이미지만 전달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박유하) 

파워 페부커 Edward Lee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어떻게 살았길래 이런 논리와 추론이 가능할까?"라며 "여성으로서 고뇌의 흔적은 고사하고, 어떻게 살면 이렇게 가해자 편에서만 볼 수 있는 인식과 시야를 가질 수 있는지 범부인 나로서는 이해 불가다"라고 했다.

이어 "이런 사람을 이해할 수 있어야 수구들을 이해하게 되는 것인가?"라며 "피해자분들의 기억하고 싶지 않은 처참한 인생을 다시 끌어내 두 번 죽이는 짓이다. 민족을 팔아먹은 이런 쓰레기들이 안팎으로 널렸다"라고 비판했다.

박정현 씨는 "이렇게 역사를 왜곡해도 이것을 표현의 자유, 학문의 자유라고 주장하는 것을 용납해야 하는 사회, 이것이 바로 일본이 물러나면서 100년 굴종설을 주장한 배경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나라가 과거에 침략을 당했을 때, 그리고 광복된 후에 그 침략자들에게 동조한 놈들을 처단하지 못했을 때, 그것은 후세에 이런 악습으로 남는다"라며 "지금 우리가 적폐청산을 하지 못하면, 우리 후손들은 그 적폐세력에 동조한 놈들에게 똑같은 대접을 받는다. 이것이 왜 우리가 적폐청산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한 이유이다. 우리 후손들을 쓰레기 새끼들과 공존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다"라고 일갈했다.

박성민 씨도 이날 SNS를 통해 "그녀가 페북에 쓴 글 중 막말 하버드 교수가 재직을 겸하고 있는 전범기업 미쓰비시를 전범기업으로 보기 어렵다는 발언과 기업 연구비가 역사정치적 목적으로 주어지지 않았다는 주장은 그녀 또한 일본에서 어떤 지원을 받고 있지 않은지 합리적 의심을 하게 만든다"라고 꼬집었다.

이번 논란의 계기가된 것은 지난 1일 일본 극우언론 '산케이신문'이 램지어 교수의 [태평양전쟁 당시 성(性)계약(Contracting for sex in the Pacific War)]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공개하면서다. 이 논문에서 램지어 교수는 "위안부 여성들은 성매매를 강요당한 성노예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즉 자발적 매춘이라는 거다.

유소년 시절을 일본에서 보낸 램지어 교수는 지난 2018년 일본 경제와 사회를 홍보한 공로를 인정받아 일본 정부 훈장인 '욱일장' 6가지 중 세번째 등급인 '욱일중수장'을 수상한 바 있다.

특히 지난 1972년에는 미쓰비시가 하버드 법대에 100만 달러를 기부하면서 개설한 '미쓰비시 일본 법학 교수라는 직함을 받은 것으로도 알려져 이번 지극히 일본 관점에서 쓰여진 논문을 계기로 '전범기업 후원 교수'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노컷' 보도에 따르면 램지어 교수는 그의 논문에서 "한국인들은 일본 시민들이었다. 확실한 것은 일본 정부는 한국인들을 여러 면에서 2등 시민들(second-class citizens)로 다뤘다. 일본은 한반도를 점령하고 1910년 병합했다. 그리고 호의가 있어서 정복하지 않았다. 1919년까지 일부 한국인들은 폭력적인 독립운동을 전개했다"라고 적었다.

일제의 침략을 '호의(kindness)'라는 말로 설명한 반면 3.1운동을 '폭력적 운동'으로 규정한 것이다. 그가 당시 위안부들이 대부분 돈벌이를 위해 자발적으로 모집된 것이라고 주장한 것도 이 같은 시대 인식 때문이라는 것이다.

매체는 "램지어 교수의 위안부 관련 주장은 일본정부의 왜곡 '프로젝트'의 결과물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 아울러 "램지어 교수는 논문 뿐 아니라 일본의 극우매체인 산케이 신문의 해외 홍보매체 '재팬 포워드(Japan Forward)'에도 위안부 관련 기고문을 영문으로 싣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성용 신부는 페이스북에서 "하바드의 정신 나간 교수는 그렇다치자. 세종대학의 박유하 교수는 그 발언이 틀리지않다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라며 "제정신들인지 모르겠다. 전범 미쓰비시 장학생이던 하바드 교수는 학문의 양심을 돈과 맞바꾼 것이다. 박교수는 역사를 어찌 공부했길래 저런 망발을 서슴지 않는가? 세종대 학생들 뭐하나? 미국 일본 외세가 끊임없이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흔들고 있다. 백 년전 상황과 하나 다르지 않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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