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주호영 의혹' 보도 경고에 입닫았지만 비슷한 사안의 '진성준 의혹'은 보도'

[서울=윤재식 기자] 유튜브 방송 김태우 TV는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 성추행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진 의원은 즉각 이는 가짜뉴스라고 공식입장을 내고 관련뉴스 보도금지요청을 했다. 하지만 주류언론 포함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관련내용을 즉각 보도하며 지난달 있었던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성추행 의혹 관련보도 금지요청 때와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 기사 검색에 '진성준 성추행'이라고 치면 나오는 수십개의 관련기사들     © 네이버 '진성준 성추행'검색어 갈무리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 기사 검색에 '진성준 성추행'이라고 치면 나오는 수십개의 관련기사들     © 네이버 '진성준 성추행'검색어 갈무리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8일 제기된 성추행 의혹에 대해 “김태우TV가 저의 신상과 관련해 인용주장하는 바는 전혀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이며 “가짜뉴스의 최초 발신자는 물론 이를 전파하는 모든 이들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문자를 언론인들에게 보내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진 의원 보도 자제 요청에 상관없이 성추행 의혹과 진 의원이 “이를 전파하는 모든 이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문자 내용까지 자세히 보도를 했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8알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 성추행 의혹에 대한 결백을 주장하였다.     © 진성준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8알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 성추행 의혹에 대한 결백을 주장하였다.     © 진성준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이는 지난 20일 국민의힘 당사 엘리베이터에서 있었던 주호영 원내대표의 여기자 성추행 의혹을 전혀 보도하지 않은 것과는 상반된 반응이었다.

당시 주 원내대표는 21일 성추행 호소 여기자가 소속되어있던 언론사에서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첫 기사를 보도 하자마자 국민의힘 미디어국을 통해 “오늘자 국민의힘 관련 뉴스프리존 기사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므로, 이를 받아쓸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함께 지게 됨을 알려 드린다”는 경고를 언론인들에게 발송했다.

지난 1월 21일 국민의힘 미디어실에서 기자들에게 보냈던 보도금지 요청 알림     ©윤재식 기자
지난 1월 21일 국민의힘 미디어실에서 기자들에게 보냈던 보도금지 요청 알림     ©윤재식 기자

주 원내대표 측 보도금지 경고알림 발송 후 주류언론 포함한 거의 모든 언론에서는 관련보도가 나가지 않았고, 인터넷 언론 몇 군데서 포털에 올렸던 소수의 기사들마저 전부 사라지게 되었다. 그리고 언론의 비겁한 촌극이 시작되었다.

다음날 22일 YTN 오전 뉴스특보 한 코너인 <출근길 핫검색어>에서는 '주호영'을  실시간 핫검색어로 소개했다.

그 전날 있었던 ‘주호영 성추행 의혹‘ 사건으로 ’주호영‘이라는 단어가 출근길 가장 많이 검색되고 있었던 것이었지만, YTN은 ’주호영’이라는 단어가 실시간 핫검색어로 올라오는 진짜 내용은 말하지 않고 사흘 전에 있었던 전혀 다른 내용만을 언급하기만 했다.

사진: 지난 22일 오전 YTN 뉴스특보 한 코너인 [출근길 핫검색어]에 '주호영'이라는 검색어가 소개되었다     ©YTN 캡쳐
사진: 지난 22일 오전 YTN 뉴스특보 한 코너인 [출근길 핫검색어]에 '주호영'이라는 검색어가 소개되었다     ©YTN 캡쳐

그뿐 아니라 지난 1월25일 포털에 올라왔던 헤럴드 경제의 '정의당 당대표 성추행' 기사는 다음날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사라진 기사에는 네티즌 댓글을 인용한 ‘주호영 성추행 의혹‘ 단 한 줄이 기재되어 있었다.

그렇게 주류언론에서 묻혀 있던 사건이 언론에 등장한건 주 원내대표 측이 지난 1월 27일 유정화 국민의힘 특위 변호사를 통해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서이다.

입장문에서는 “서울의 소리 관계자 명예훼손 고소, 무고죄 추가 예정‘이라며 고소사실을 공식화했다. 이 후 그동안 보도를 하지 않고 있던 몇몇 주류언론들에서 이 입장문을 근거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이에 당일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 뉴스공장’에서는 “여기자 피해 사실 보도는 하나도 없이 가해자가 먼저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특이한 사건이다”고 지적하였다.

이번 ‘진성준 의혹’과 ‘주호영 의혹’의 보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 언론의 이해할 수 없는 선택적 보도 행태는 비겁하다 못해 안타깝기까지 하다.

작년 말 여론조사에서 우리나라 국민의 62%가 언론을 ‘불신’한다고 밝혔으며 영국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조사 보고서에서 한국의 언론신뢰도가 주요 38개국 중 꼴찌로 평가 받은 이유가 뭔지 우리나라 언론도 알아야 하며 자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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