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삶 믿고 끝까지 신뢰" 자필 호소문에 공감 "시민들 마음과 정확히 이어져 있다, 우리는 진실이 무엇인지 알기를 원한다"
객관적 물증도 없이 '성추행'이라는 법원, '성희롱'이라는 인권위. 유가족 "박원순 도덕성을 믿고 회복시켜야 한다"
반년 넘도록 내놓은 증거라고는 '텔레그램 사진' 한 장뿐, 그러니 "진실을 밝혀라" 요구가 봇물 터질 수밖에 없는 것
유가족 호소마저 '2차 가해' 들이미는 여성계, 시민연합 "장례기간 기자회견을 연 인면수심 행위부터 지금까지 사자명예훼손"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시장님이 우리 곁을 떠나신 지 6개월이 넘었지만 김재련과 고소인은 납득할 만한 증거 없이, 진실을 묻는 이들에게 2차 가해라며 재갈을 물려 왔습니다. 강난희 여사님의 2월 5일 공개된 손편지, '진실은 하나도 밝혀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라는 말씀은 시민들의 마음과 정확히 이어져 있었습니다. 우리는 진실이 무엇인지 알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언론에서는 '강난희 여사 손편지 논란', 고소인이 위협을 느낀다는 기사를 쏟아냅니다. 어떤 거짓들로 포장했기에 두려운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박원순 시장 명예회복을 위한 시민연합(준비위원회), 11일 온라인 공개)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배우자인 강난희 여사가 지난 6일 공개된 자필 호소문을 통해 "아직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 전 시장의 유가족 측이 처음으로 입장을 표명한 셈이다. 해당 자필 호소문은 박원순 전 시장 가족 측이 박원순 전 시장 추모사업 단체인 박원순을기억하는사람들(이하 박기사) 측에 전달, 이후 관계자 등을 통해 온라인에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고소인 측이나 여성단체와 그들의 말을 받아쓰는 언론 등은 기승전 '2차 가해'를 꺼내들고 있으나, 강난희 여사의 호소에 공감하는 여론도 상당하다.
강 여사는 호소문에서 "우리 모두 끝이 없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힘겨운 시간"이라며 "40년전 박원순은 저와의 첫 만남에서 '세상에 얽혀있는 매듭을 풀겠다'고 했다. 그 순간부터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 앞으로 남은 시간들까지 박원순은 나의 남편이자 나의 동지다. 박원순은 제 목숨이 다하는 순간까지도 나의 동지"라고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김 여사는 "아직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이 전혀 밝혀지지 않은 사실임을 강조했다. 그는 "나의 남편 박원순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저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며 "저는 박원순의 삶을 믿고 끝까지 신뢰한다. 40년을 지켜본 내가 아는 박원순 정신의 본질은 도덕성이다. 도덕성의 토대 위에 박원순은 세상을 거침없이 변화시켜 왔다"고 회고했다.
그는 "저와 우리 가족은 박원순의 도덕성을 믿고 회복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이 박원순 추모에 있어서는 근간이 되고 이러한 추모를 통해 우리는 박원순과 함께 세상을 변화시키는 우리의 꿈을 이어갈 것"이라며 박 전 시장의 명예회복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그는 "힘겨운 시간이 우리 앞에 있다"면서도 "저는 호흡을 가다듬고, 신발끈을 동여매고 천천히 무엇을 어떻게 해야 그를 끝내 지킬 수 있을지 온 마음을 다해 고민할 것이다. 고민하여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이 자필 호소문이 공개된 데 대해, 공감을 표하는 목소리도 꽤 크다. 사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은 밝혀진 것이 없으며, 수개월간 수사를 진행했던 경찰도 그런 사실을 확인한 적이 없다고 발표했다.
특히 서울시 부시장과 전·현직 비서실장 등이 강제추행을 방조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도 증거 부족에 따라 혐의없음으로 결론지어 검찰에 송치, 박 전 시장 관련 의혹은 객관적으로 증명된 것이 없다. 실제로 고소인 측(김재련 변호사)을 통해 공개된 증거라고는, 증거라고 부르기 힘든 '텔레그램 초대 화면' 한 장이 전부다.
그럼에도 지난달 박 전 시장의 고소인 관련 재판(조성필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에서, 객관적 물증이 아닌 고소인의 병원 상담·진료 내용을 근거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은 사실이라는 취지로 판결을 내 파문을 일으켰다.
재판부가 어떤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려면 수사기관의 수사를 통한 기초적인 증거가 있어야 하며, 또 고소인과 피고소인 측의 공방을 거쳐서 결론을 내야 하는 것이 누구나 아는 원칙임에도 고소인 측 진술만으로 결론을 내버린 것이다. 이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에나 볼 법한 '관심법' 재판에 지나지 않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게다가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달 25일 "박원순 전 시장이 고소인에게 한 행동이 인권위법에 따른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다"라는 내용의 직권조사 결과를 내놨다. 인권위는 박 전 시장이 늦은 밤 시간 고소인에게 부적절한 메시지와 사진, 이모티콘을 보냈으며 집무실에서 손을 만졌다는 고소인 주장을 받아들였는데, 역시 객관적으로 증명할만한 물증 없이 결론을 낸 것이다.
강난희 여사는 자필 호소문에서 국가인권위의 '성희롱'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강 여사는 "박기사(박원순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입장문을 본 후 '성희롱 판결을 받아들인다'는 내용이 있다"며 "입장문을 본 후 저희 가족은 큰 슬픔속에 잠겨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객관적인 물증 하나 없기에 강난희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 입장에서는 당연히 억울함을 호소할 수밖에 없고 "진실을 알고 싶다"고 외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고소인 측이나 여성계에서는 기승전 "2차 가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특히 고소인 측 김재련 변호사는 언론에 "자필 편지를 받은 지지자들이 SNS에 편지를 올리는 행위는 정치적 의도가 담긴 것으로 판단된다"고 음모론을 제기했다.
여기에 그들의 말을 비판없이 그대로 받아쓰기하는 대다수 언론도 가세, 객관적인 물증 등을 통해 "진실이 알고 싶다"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2차 가해'라고 단정하며 차단하려고 한다. 지긋지긋한 논란을 종식시킬만한 객관적 증거를 고소인 측이 내놓으면 될 일임에도, 반년 넘도록 하지 않으니 당연히 더 많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오히려 고소인 입장과 반대되는 객관적 물증들이 여럿 나온 상태다.
이같이 강난희 여사의 호소문에 대해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입장문을 통해 "글의 시작을 읽으면서 울컥했다"라며 "이를 악물고 있는데 눈시울이 뜨꺼워졌다. 얼마나 힘드셨을까! 어떻게 견디셨을까!"라며 위로하는 입장문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박 전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강난희 여사님과 유가족들이 힘을 내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적었다.
여기에 강 여사를 지지한다는 시민들의 온라인 서명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故)박원순 시장의 명예회복을 위한 시민연대와 강난희 여사 지지서명>이라는 제목의 온라인 서명문도 올라왔다. 해당 서명문은 '박원순 시장 명예회복을 위한 시민연합(준)'이라는 단체준비위원회 이름으로 올라와 있다.
이들은 서명문에서 "시장님이 우리 곁을 떠나신 지 6개월이 넘었지만 김재련과 고소인은 납득할 만한 증거 없이, 진실을 묻는 이들에게 2차 가해라며 재갈을 물려 왔다"며 "강 여사님의 손편지 '진실은 하나도 밝혀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말씀은 시민들의 마음과 정확히 이어져 있었다. 우리는 진실이 무엇인지 알기를 원한다"고 공감했다.
이들은 "그러나 언론에서는 '강난희 여사 손편지 논란', 고소인이 위협을 느낀다는 기사를 쏟아낸다. 어떤 거짓들로 포장했기에 두려운 것인지 묻고 싶다"며 언론을 꾸짖었다. 이들은 "시장님을 지키지 못했지만, 강난희 여사님의 뜻은 지켜야 한다. 그것이 이제껏 온 힘을 다해 세상을 바꿔온, 인간 박원순에게 이 사회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밝혔다.
이들은 "장례 기간에 기자회견을 연 인면수심의 행위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심각한 사자 명예훼손이 지속되고 있는 중"이라며 고소인 측과 여성단체의 지속된 행동들을 질타했다. 이들은 박원순 전 시장의 시신이 화장되어 고향인 경남 창녕으로 내려가는 그 순간에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기자회견을 미뤄달라"는 박원순 시장 장례위원회 측이 간절하게 요청했으나, 이들은 이마저 거절하고 기자회견을 강행했다.
이들은 박기사가 '인권위원회의 발표(박원순 전 시장의 성희롱이 인정된다)를 받아들인다'고 한 데 대해 "민심을 전혀 대변하지 못한다. '그렇게 추모하려면 하지 마라'는 어느 시민의 따끔한 댓글이 바로 민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기사의 입장문에 "동의할 수 없고, 심한 유감을 표한다"며 "파문의 근원을 똑바로 보고 민심을 제대로 반영해 나가기를 촉구한다. 시장님 정신은 소통과 열린 자세에 있다. 추모사업회는 수 개월 간 여러 시민들의 목소리와 단체들의 의견을 듣지 않았다. 진실을 마주하기 위한 시민들의 행동이 필요함을 절감한다"고 일침했다.
이들은 "전 재산을 내놓고 생애를 걸어 세상의 아픈 매듭을 풀고자 쉼 없이 달려왔던 우리의 친구 박원순, 그의 정신을 이제는 우리가 살려내야 한다. 진실을 원하는 시민들의 양심에 찬 목소리로, 진상규명과 시장님의 명예회복을 위하여, 유가족 강난희 여사님의 손편지에 뜻을 같이하는 서명과 지지 메시지로 동참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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