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제당 최은석 대표 입지도 '눈길'

[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지난해 12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 CJ ENM 이경후 상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이선호 전 CJ제일제당 부장이 올해 1월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부장으로 복귀하면서 CJ그룹의 4세 승계 작업이 가속화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CJ제일제당 사옥/ⓒ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사옥/ⓒCJ제일제당

이경후 부사장은 미국 콜럼비아대 석사를 졸업하고 2011년 CJ 기획팀 대리로 입사했다. 2017년 상무로 승진한 이후 4년 만에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그동안 CJENM 브랜드전략실을 이끌면서 다양한 콘텐츠가 글로벌 파급력을 얻는 데에 기여하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부사장의 남편 정종환 CJ미주본사 대표는 보직과 직급이 유지됐다.

1990년생인 이선호 부장은 미국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했다. 바이오사업팀과 식품전략기획 1부장 등을 거쳤다. 이 부장은 미국 냉동식품업체 슈완스 인수 후 통합전략 작업을 이끄는 등 미국시장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이경후 CJ ENM부사장은 미디어사업을, 이선호 부장은 CJ제일제당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선호 부장이 복귀한 글로벌비즈니스 부서는 K 푸드 세계화를 위해 전략제품을 발굴하고 사업전략을 수립, 실행하는 팀이라는 점에서 해외공략의 선봉장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CJ그룹 회장의 장녀 CJ ENM 이경후 부사장(왼쪽)과 CJ제일제당 이선호 부장. /ⓒCJ그룹
CJ그룹 회장의 장녀 CJ ENM 이경후 부사장(왼쪽)과 CJ제일제당 이선호 부장. /ⓒCJ그룹

자금 마련에 대한 준비도 진행 중으로 보인다. 2022년 기업공개를 앞둔 CJ올리브영의 주주 상당분을 이경후 부사장과 이선호 부장이 보유하고 있어서다.

현재 CJ주식회사의 지분은 대부분 아버지인 이재현 회장이 갖고 있고, 이경후 부사장은 1.19%를, 이선호 부장은 2.75%를 갖고 있다. 하지만 CJ올리브영이 상장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CJ올리브영의 최대주주는 CJ주식회사로 지분 55.01%를 갖고 있으며 이선호 부장이 17.97%를, 이경후 부사장이 6.91%를 보유 중이다. CJ올리브영이 상장하게 될 경우 이를 매각, CJ주식회사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다만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다. 1년 4개월 만에 일선에 복귀한 이선호 부장이 현장을 떠났던 이유는 2019년 대마초 밀반입 혐의로 구속 기소 돼 업무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해 바이오사업팀과 식품전략기획 1부장 등을 맡으면서 경영 수업을 받아왔지만, 이 때 경영 수업도 중단 됐었다.

아직까지 경영능력을 인정받을만한 성과도 부족하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해외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상태에서 글로벌비즈니스 부서에 배치한 것은 이선호 부장을 키워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CJ대한통운을 제외하고도 전년 대비 10.9% 늘어난 14조 1637억 원의 매출과, 무려 73.0% 증가한 1조 41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중 식품사업부문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8조 968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CJ제일제당의 연간 영업이익이 1조 원(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1.6% 늘어난 1조 3596억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식품사업의 경우 국내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해외 매출이 약 31% 증가한 것이 전체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18년 인수한 미국 냉동식품 기업 슈완스(2조 8322억 원)를 포함한 해외 매출은 4조 1297억 원에 이르며 약 46%의 비중을 차지했다.

CJ제일제당 최은석 대표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최은석 대표 /ⓒCJ제일제당

이에 따라 이선호 부장과 함께 일하게 될 CJ제일제당 최은석 대표에도 눈길이 모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최은석 대표는 글로벌 공략을 더 적극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식품전략기획실을 신설했는데, 이를 두고 이선호 부장 복귀를 염두에 두고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수 있는 터를 만들어 준 조치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선호 부장 취임 뒤 충분한 성과가 나온다면 큰 문제는 없겠지만, 만일 실적이 나빠질 경우 승계 작업에 부담이 클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비실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중소업체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2000년대 중반 경력 사원으로 입사해 그룹 내 입지가 약한 최은석 대표가 상전을 모셔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지난해 비비고 만두를 앞세워 성장을 일궈낸 CJ제일제당의 성공을 이어나가야 할 최 대표의 장애물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직원들 사이에서 나오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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