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양자구도에도 박영선 밀리지 않아, 나경원·오세훈과의 가상대결에선 '우세'
지난 2017년 대선 이후로 툭하면 꺼내드는 '여론조사 조작'설, "나와 문재인 후보 간 양강구도 정착" 큰소리 뻥뻥
文대통령 지지도 70% 육박할 때도 '40% 이하'라고 홀로 뇌피셜, 지방선거 직전엔 "자한당 광역단체장 6곳 이상 승리"
그러나 지방선거 결과 여론조사 전망대로 자한당 처참하게 궤멸, 역시 '허장성세' 증명. 대선후보면 근거라도 들고 얘기하라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드루킹 여론조작으로 탄생한 문정권이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여론조작으로 선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모든 상황이 더 악화 되었슴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후보가 박빙 우세라던지 이긴다던지 하는 여론조작이 본격적으로 친여매체를 중심으로 행해지고 있습니다.
글쎄요 빅쓰리중 누가 나서도 이길 수밖에 없는 서울시장 선거인데 거꾸로 성추행 사건으로 생긴 보궐 선거인데도 자기들이 이긴다는 괴벨스식 여론 조작을 다시 시도하고 있습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 16일 페이스북)
지난 대선부터 홍준표 의원이 툭하면 꺼내드는 게 있는데, 여론조사 조작설이다. 그는 지난 2017년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로 여론조사기관의 발표는 믿을 게 못 된다고 계속 목청을 높이곤 한다. 이번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도 '여론조작'이 정권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지만, 입증할 만한 근거는 전혀 없다.
홍준표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정부를 향해 "드루킹 여론조작으로 탄생했다"고 강변한 뒤, "빅쓰리(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의원) 중 누가 나서도 이길 수밖에 없는 서울시장 선거"라며 야권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쉽게 이길 것이라고 목청 높였다.
그러면서 "민주당 후보가 박빙 우세라던지 이긴다던지 하는 여론조작이 본격적으로 친여매체를 중심으로 행해지고 있다"라며 "자기들이 이긴다는 괴벨스식 여론 조작을 다시 시도하고 있다"고 근거 없이 뇌피셜을 꺼내들었다.
그는 "야당 후보들을 10년전 그 인물 운운하며 비난하지만 박영선. 우상호 후보는 10년전 그 인물들이 아니냐"라며 "무소속 박원순과 연립시정으로 서울시정을 장악한게 누구였는지 잊은 모양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야당이 이기는 것이 정치적 정의"라고 목소릴 높였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지난 15일 MBC '100분 토론'의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 13~14일 서울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누가 차기 서울시장으로 가장 적합하느냐'는 조사 결과, 박영선 전 장관이 32.2%, 안철수 대표가 23.3%, 나경원 전 의원이 16.5%, 우상호 의원 7.6%, 오세훈 전 시장 7.0% 등의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박 전 장관이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밖에서 1위를 차지했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양자구도'가 됐을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다. <MBC>가 여론조사기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일과 9일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결과(서울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4명 대상, 무선전화면접 100%, 응답률 27.1%,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5%p) 를 보면 박영선 전 장관과 안철수 대표 간 대결했을 경우, 박영선 41.9% 안철수 41.4%로 비슷한 수치였다. 박영선 전 장관과 나경원 전 의원이 대결했을 경우 46% 대 33.7%로 박 전 장관이 앞섰으며, 오세훈 전 시장 간의 가상대결에서도 45.3% 대 36.1%로 역시 우세했다.
<SBS>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조사한 결과(서울시 유권자 800명 대상, 무선 90%·유선 10% 전화면접, 응답률 13.9%,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5%p)를 보면, 박영선 전 장관 대 안철수 대표 간 가상대결 결과는 40.6% 대 43.5%로 오차범위 안이었다. 박영선 전 장관 대 나경원 전 의원 간 가상대결일 경우엔 43.7% 대 33.7%, 박 전 장관 대 오세훈 전 시장 간 대결일 경우엔 45.1% 대 33%로 박 전 장관이 우세했다.
여당 후보가 야당 단일후보에 불리하지 않다는 여론조사결과가 연이어 발표되자, 이처럼 홍준표 의원이 발끈하고 있는 것이다. 홍 의원이 이처럼 '여론조사 불신론'을 제기한 것은 지난 대선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실제 대선후보 토론 이후 발표된 여론조사결과들을 보면, 문재인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며 홍준표·안철수 후보 간 2등 싸움(1강 2중 구도)이 됐다는 데이터가 나왔다. 그럼에도 훙준표 의원은 자신과 문재인 대통령의 '양강구도'라며 근거없는 주장을 펼치곤 했다.
"내가 집권하면 지금 어디 여론조사 기관인지 말은 안하겠지만 (조작이 의심되는 곳이) 두 군데 있다. 두 군데 로우 데이터를 받아서 경남지사할 때처럼 그 기관을 문닫게 하겠다" (2017년 4월 17일)
"어제부터 대선은 문재인-홍준표 양자구도로 갔는데 아직도 여론조작하는 여론조사기관은 모 후보의 집권을 돕기 위해 여론조작을 하고 있다. 내가 집권하면 경남지사 때 했던 방식대로 이 회사는 반드시 응징하겠다“ (2017년 4월 29일)
"집권하면 국정여론조사를 하지 않겠다. 경남지사 할때도 (여론조사기관을) 응징하여 문 닫게 한 일도 있다. 국민여론을 조작하는 이런 기관은 집권하면 뿌리뽑겠다. 좌파들은 마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기정사실로 해놓고 (내가)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2등싸움을 하는 것처럼 여론조사 조작을 하여 이를 언론에 흘리고 있다" (2017년 4월 30일)
“끝까지 밴드왜건 현상을 만들기 위해 조작된 여론조사로 우리를 지지하는 국민들의 사기를 꺾기 위해 장난질하지만 오늘 이후엔 조작질도 못 한다” (2017년 5월 2일)
"현재 이 시각 구글 트렌드는 홍 48, 문 52, 안 22다. 이제 안철수는 국민적 관심 밖이고 홍준표, 문재인의 양강구도가 정착이 됐다" (2017년 5월 4일)
홍준표 의원은 이렇게 근거없는 주장을 펼쳤지만, 실제 결과는 여론조사 결과와 큰 차이는 없었다. 지난 대선은 사실상 홍준표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간 2등 싸움이었던 것이다. 사실 그는 결과를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대선후보로 선출되고도 경남지사직에서 늦게 사퇴해 재보궐선거를 치르지 않도록 한 이유를 이처럼 밝힌 바 있다. 이는 자신이 대선 때 큰소리 친 것은 공갈에 불과했음을 시인한 셈이다.
"어차피 그 선거(지난 대선)는 내가 안 될 선거입니다. 내가 처음 (대선에)나가면서 보수우파 진영 궤멸 방지를 위해서 나간 것이지, 내가 된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내가 된다는 생각을 하고 판단했으면 달랐죠. 탄핵당하고 망한 정당에서 후보 안 내면 당이 소멸될 거고…" (TV조선 '강적들' 216회 중, 2018년 1월 방영)
그는 지난 대선 이후 약간의 휴식기간을 거친 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출마해 손쉽게 당대표로 선출된다. 이후에도 '여론조사 결과는 죄다 조작'이라며 거칠게 악담을 퍼부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을 때도 "대선 지지도인 40%가 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근거없는 뇌피셜을 꺼내들곤 했다.
“대선 때는 좌편향 여론조사로 열을 올리더니만 대선 끝난 뒤는 아예 관제여론조사로 먹고 살려고 작정한 모양이다. 흔들리지 맙시다. 다른 여론조사는 전혀 다르다. 여론조사가 아니라 아예 여론 조작기관으로 전락한 모양이다” (2017년 7월 1일)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몇 달 동안 10% 초반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48%라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도 대선 지지도인 40%가 넘지 않는 것으로 나는 판단하는데 한국갤럽은 68%로 발표한다” (2018년 2월 26일)
특히 그는 무슨 배짱에서였는지 2018년 여름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광역단체장 6곳 이상 승리한다"라고 큰소리를 쳤다. 당시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자유한국당 우세지역은 텃밭인 대구시장, 경북지사 단 두 곳이었으며 나머지는 모두 크게 밀리는 상황이었음에도 말이다. 당시 자유한국당 공천상황을 보면, 우세지역인 대구경북을 제외하곤 거의 경선조차도 없었다. 후보로 나서겠다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죄다 단수후보 공천만 이뤄진 것이다.
특히 홍준표 의원은 자신이 '바퀴벌레'로 비유하던 박근혜 추종 세력들(탄핵 반대세력)에게까지도 마구잡이로 공천을 줬다. 그래놓고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6곳 플러스알파 승리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다. 자체적 여론조사는 벌표된 여론조사 결과와 다르다고 큰소리를 뻥뻥 친 것이다.
"여론조사는 문재인 패거리들만 응답해 믿을 것이 못 된다. 현 정권은 여론·댓글·지지율 조작정권인 만큼, 제대로 붙으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긴다“ (2018년 4월 18일)
“과거 민심이 바뀌는데 한 달 이상이 소요됐다면 요즘은 2~3일이면 급변하니 시도당 위원장들은 한 마음으로 이길 수 있다는 확신 하에 선거에 임해주길 바란다. 가짜 여론조사, 가짜뉴스가 범람하더라도 흔들리지 말고 지지계층을 독려해서 사전투표에 총력을 다해달라" (2018년 5월 24일)
“왜곡된 여론조사로 우리 지지층이 아예 투표를 포기하게 하려고 방송사들이 난리다. 곧 신문에서도 똑같은 방법으로 시·도지사 여론 조사도 대대적으로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조사와 분석은 전혀 다르다” (2018년 6월 5일)
“한국당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6곳 플러스알파 승리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우세한 곳은 4곳, 경합우세한 지역이 3곳이다. 애초 (승리가 가능한 곳은) 6곳이라고 했지만, 6개 플러스알파도 할 수 있겠다” (2018년 6월 8일)
물론 지방선거 결과는 여론조사 전망대로 자한당은 대구, 경북 두 곳에서만 승리했고, 이와 동시에 치러진 12석이 걸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자한당은 경북 김천에서만 가까스로 1석을 얻는데 그치며 처참하게 궤멸당한 바 있다. 그러면서 홍준표 의원도 당대표직에서 바로 물러난 바 있다.
이처럼 그가 핏대높여 외치던 '여론조사 조작'설은 지금껏 사실과 맞지 않다. 혹시라도 오래전에 폐기된 ‘유선 100%’ 방식의 여론조사가 '진짜 여론조사'라고 착각하며 허장성세를 부린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지난 2016년 총선 이후로는 폐기처분된 방식이다. 당시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야권분열로 180석을 얻는다느니, 심지어 200석까지 얻어 개헌선 확보도 가능하다는 여론조사결과가 나온 바 있다. 그 근거는 '100% 유선전화’를 통한 여론조사였다.
그러나 실제결과는 새누리당이 과반수 의석 확보는커녕, 더불어민주당에 제1당까지 빼앗겼다. 유선전화(집전화)는 휴대폰을 누구나 쓰면서 사라져가는 물건인데다, 대부분 고령층이 응답하기에 제대로 된 표본 추출이 어려움에도 엉터리 여론조사 방식을 고수하다 예상된 참변을 당한 것이었다. 그러면서 현재는 '무선 100%' 혹은 '무선 80~90%, 유선 10~20%' 여론조사가 정착된 것이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홍준표 의원은 '여론조사 조작설'을 제기하려면,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만한 최소한의 근거라도 제시해야 한다. 차기 대선에 또 도전할 정치인으로서 할 최소한의 자세가 아닌가? 언론은 근거가 빈약한 주장을 "따옴표" 표시해서 베껴쓰기만 하지 말고, 무엇이 문제이고 당사자가 과거엔 어떤 발언을 해왔는지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 또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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